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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회 의정24시-의정MIC] 김국환 행정안전위원회 시의원
인천 인천시의회 의정24시

[인천시의회 의정24시-의정MIC] 김국환 행정안전위원회 시의원

“고려인 등 밝게 웃는 함박마을로”

행정안전위원회 김국환 인천시의원. 인천시의회 제공
행정안전위원회 김국환 인천시의원. 인천시의회 제공

인천 연수구 연수1동에 위치한 함박마을에는 전체 주민의 50%가 이주민이고, 그 중 90%가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에서 이주해 온 7천명 정도의 고려인이다. 면적 대비 전국 최대 고려인 밀집지역을 형성하고 있다.

함박마을은 길이가 약 1㎞ 정도의 중앙도로 양쪽으로 주로 외국 간판의 가게들이 많아 마치 외국인 거리처럼 보인다. 외국인이 운영하는 다양한 식품점, 일반음식점과 노래연습장 등이 눈길을 끈다.

고려인들은 엄혹하던 구한말 시대 빈곤과 굶주림, 착취를 피해 두만강을 넘어 러시아 지역으로 이주해 살면서 스스로 고려인이라 부르며 연해주 일대의 황무지에 농업 혁명을 이끌어냈다. 대한제국 시기에는 헤이그밀사 활동과 안중근 의사의 활동을 지원했다. 그들은 다양한 항일 무장투쟁을 조직하고 치열한 투쟁으로 일본제국주의에 항거한 우리 동포들이다.

1926년 극동 연해주의 고려인 인구는 16만이 넘었다. 1937년 소련의 강제이주정책에 따라 연해주를 떠나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흩어져 정치적으로 심한 차별과 척박한 삶을 살아야 했지만, 고본질 농업 방식을 통해 새로운 경제적 활로를 개척하여 들풀처럼, 들꽃처럼 피어났다.

고려인들은 한국을 떠난 이래로 언제나 한국을 그리워하며 다시 와야 할 고국으로 생각해 왔다. 근래 한국이 뿌리라 생각해 찾아 왔지만 정작 한국에선 동포가 아닌 외국인 취급을 받고 있다. ‘잊혀진 동포’인 고려인들은 한국에서도 ‘이방인’의 신세인 셈이다.

인천시의회는 지난 2018년 ‘인천시 고려인 주민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고려인 주민의 지위 향상을 위한 지원사업과 실태조사 실시, 고려인 주민통합지원센터 설치 등을 통해 효율적으로 그들을 지원토록 하기 위해서다.

특히 필자는 그동안 의회 의원연구단체인 ‘인천시 고려인의 이주배경과 문화적응 경험 연구회’를 비롯해 ‘다문화 사회의 정책방향 연구회’ ‘상호문화도시 구현을 위한 문화다양성 정책연구회’와 ‘문화다양성 연구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려인 등 지위 향상과 이주민의 문화다양성이 꽃피고 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얼마 전에는 문화다양성 연구회가 주최한 정책 세미나에서 함박마을에 밀집한 고려인 학생의 교육현황과 학교생활 실태, 개선 방안 등에 대해 집중 논의하기도 했다.

고려인을 포함한 다문화 가정 학생 수는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들이 학교와 대한민국 사회에 좀 더 쉽고 바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현실적이고 차별 없는 지원 대책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함박마을은 함씨와 박씨가 많이 살아서 생겼다. 또는 ‘큰 밭’ 내지 ‘크게 밝다’는 의미라고 한다. 다양한 문화가 함께 어울려 함박마을의 고려인과 이주민들, 원주민들이 크게 밝게 웃는 함박웃음 소리가 넘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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