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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내 사서 부족 ‘주의보’…업무 과중에 시민 대상 서비스 저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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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내 사서 부족 ‘주의보’…업무 과중에 시민 대상 서비스 저하 ‘우려’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도서관에서 직원들이 시설 및 책정리를 하며 이용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경기일보DB

 

경기남부의 공공도서관에서 일하는 30대 정규직 사서 신모씨는 격일로 야근하고 휴일에도 일하는 것이 일상이다. 행정 업무 등으로 하루를 다 보내고 사서의 고유 업무인 도서관 프로그램 기획과 책 선정, 큐레이팅 등에 신경을 쓰려면 하루 종일 일해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 씨가 일하는 도서관은 도서관법에 따라 약 30명의 사서가 필요하지만 현재 10명이 채 안 되는 정규직 사서가 일하고 있다. 비정규직 직원을 포함해도 근무자가 20여명에 불과하며, 도서관 프로그램 기획 등의 업무는 정규직 사서의 고유 업무라 업무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경기도내 공공도서관에 사서 인력이 부족해 사서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사서 한 명이 부담해야 할 업무가 늘어날수록 도서관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23일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경기도 정규직 사서 1인당 봉사대상 인구수는 1만1천262명으로 전국 평균(9천254명)을 웃돌았다. 세종시(1만4천584명)와 울산시(1만4천20명)에 이어 전국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국공립 공공도서관은 ‘도서관법 시행령’에 따라 지역 내 인구 수와 도서관 면적에 따라 사서를 배치해야 한다. 인구수가 2만명을 넘어갈 경우 2만명마다 사서 1명을 추가로 배치해야 하며, 도서관 면적이 330㎡를 넘어가면 330㎡마다 역시 사서 1명을 충원해야 한다.

 

하지만 도내 도서관 상당수는 적정 인원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도내 사서 1인당 봉사대상 인구수가 가장 높은 지자체 상위 3곳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하남시 나룰도서관은 약 14명의 사서를 필요로 하지만, 정규직 사서는 3명에 불과했다. 16명의 사서를 배치해야 하는 남양주시 와부도서관의 정규직 사서는 4명에 불과한 상태이며 안산시 중앙도서관 역시 24명에 한참 못 미치는 13명의 정규직 사서가 일하는 상황이다.

 

해당 도서관들은 비정규직 및 기간제 직원 등을 고용해 사서 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고 있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서로 일하는 유모씨(57)는 “도서관 일은 단순히 책을 빌려주고 반납하고 읽고 난 책들을 정리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공공도서관으로서 지역공동체를 위한 콘텐츠와 문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질적 향상을 고민하는 것이 사서의 업무”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업무 숙련도와 이해도가 다른 경우가 많아 사실상 업무 강도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공공도서관의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 지자체는 총액인건비가 제한으로 예산을 투입하기 쉽지 않은 만큼 정부가 문화 복지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차성종 신라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전문직 사서 인력이 확충돼야 도서관 프로그램과 콘텐츠의 확장성이 커지며, 이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며 “정부에서 문화복지 차원으로 사서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공공도서관에 대한 직접적인 인력 보강을 진행하긴 어렵다”면서도 “도서관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는 등 인력 부족 문제에 도움이 될 대책을 마련해둔 상태며 이와 함께 더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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