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3-①

어떤 나라든 가슴 아픈 수난의 역사를 안 가진 나라는 없다. 특히 식민 지배를 당한 나라일수록 그 상처는 더욱 깊다. 1519년 막강한 화력을 갖춘 코르테스는 수백의 부하와 11척의 선단을 이끌고 황금을 수탈하러 베라크루스 해안에 상륙해 멕시코 정복을 시작했다. 이들은 테노치티틀란으로 침공해 아스테카의 콰우테목 황제를 살해한 후, 제국을 폐망시키고 식민 지배를 위한 발판을 만들었으며, 그 후 300여년 동안 멕시코는 에스파냐를 비롯한 외세 지배를 받았다. 오늘은 과나후아토 주변에 슬픈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돌로레스 이달고’를 찾는다. 호텔 매니저에게 둘러볼 곳을 추천해 달라고 하자, 그녀는 상냥한 목소리로 “후아레스 극장 부근에 가면 당일치기 투어 프로그램이 많이 있다. 둘러보고 싶은 곳을 골라 선택하면 교통편 걱정 없이 편하게 돌아볼 수 있다”고 알려준다. 어젯밤 화려했던 마리아치의 여운이 남아 있는 극장 길목에 들어선다.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객이 넘치고, 솜브레로를 쓰고 후아라체를 신은 중년 남자가 상품 전단을 들고 다가와 투어 상품을 영어로 소개한다. 에스파냐 언어권이 아닌 여행자를 대상으로 중형 버스를 타고 주변 지역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이다. 여러 상품 중 과나후아토 인근의 시골 마을 ‘산타로사’, 멕시코 건국의 아버지 ‘미겔 이달고 이 코스티야’가 태어난 민중혁명의 출발지인 ‘돌로레스 이달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아토토닐코 대성당’ 등을 둘러보는 8시간짜리 상품을 택한다. 한 사람당 500페소를 주고 티켓 2장을 산다. 그는 투어버스 정거장으로 가서 관리인에게 우리 부부를 인계한 후, 다른 여행자를 모집하기 위해 인사도 없이 사라진다. 이미 각 나라에서 온 여행자가 자신들이 타고 갈 버스를 기다린다. 박태수 수필가

아름다운 풍경 속 서릿발 같은 외침 김종경 시인 ‘저물어 가는 지구를 굴리며’

현실의 세계의 부조리한 현상을 시를 통해 고발하는 김종경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저물어 가는 지구를 굴리며’(별꽃 刊)를 펴냈다. 용인에서 태어난 시인은 지역문제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 오며 ‘용인문학’과 '용인신문' 발행인으로 활동 중이다. 이번 시집은 현실 세계의 부조리한 현상을 다루면서 내면의 울림을 주는 서정적 리얼리즘의 정수라는 평을 받고 있다. 용인에서 태어나 지역 문제에 천착해온 시인은 계간 '불교문예'로 등단해 시집 ‘기우뚱, 날다’, 포토에세이 ‘독수리의 꿈’ 등을 펴냈다. 그는 신간에서 50여편의 시를 통해 자연과 사람을 노래한다. 시를 보노라면 흰 눈이 덮인 대지에서, 때론 고산지대의 커피 농장에서, 아스팔트 위에서 신음하는 새들과 목련과 아이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 하다. 자연과 삶 속에서 그가 꼿꼿하게 외치는 화두는 변방과 주변, 약자다. 빠르게 변화하고 복잡다단한 세상에서 그는 시인만의 렌즈로 포착한 연약한 생명체에 주목하고 슬프고 아름답게 펼쳐 보인다. “…//산과 들이 붉은 속살을 드러내며 숲속 오솔길이 사라지자 소리보다 빠른 자동차 길들이 또 다른 세상의 문으로 이어졌다 그것이 삶과 죽음의 경계일 줄이야 길 잃은 고라니와 짐승들이 차례차례 불빛 속으로 뛰어들던 밤, 나도 아득한 절벽 아래로 한없이 떨어지는 꿈을 꾸었다//…”(시 ‘혼돈의 밤-천만 마리를 위한 진혼곡-’ 중에서) 라며 내뱉은 시인의 독백엔 생태 위기와 자연, 인간의 탐욕에 대한 깊은 고민과 상념이 깃들어있다. 하지만 그의 시는 슬프지 않다. “소나무 위에서/독수리가 스스로 목을 맸다//…//지금도 지구를 떠도는/수억의 유목민과 전쟁 난민들이/새만도 못한 종족 공동체로/꿋꿋이 살아가고 있다는/이 불편한 진실 앞에서 나는/독수리의 온전한 귀향과/명복을 기원하는 바이다”(시 ‘떠도는 새’ 중에서)처럼 절망하거나 항복, 포기하지 않는 인간성 회복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총 5부로 나뉜 시집에서 시인은 인간 본질에 대한 깊은 사유와 성찰로 삶과 죽음, 빛과 어둠 사이의 길목에 놓여 있는 사물의 내부를 파고들 듯 훑어내렸다.   “그의 시에는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을 잉태한 생명의 근원이 자리하고 있다”라고 말한 이상권 동화작가의 말처럼 피를 토하듯 내뱉은 시어들 속에서도 그의 시는 지속적으로 안온하고 서정적이다. 인간 실존의 부조리함을 위트와 구수한 넉살로 반전시키는 여유로움의 미학 때문일 테다.

[신간소개] 아이와 함께 ‘좋아, 싫어 대신 뭐라고 말하지?’

나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고, 어떤 감정인지 표현하는 일은 너무 중요하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 사람들은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감정의 발화가 잘 이뤄질 때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맺는 관계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 감정을 다루는 두 권의 책을 통해 나와 내 아이가 감정을 어떻게 나누는지 떠올려 보고 변화를 줄 수 있지 않을까. 먼저 ‘좋아, 싫어 대신 뭐라고 말하지?’(이야기공간 刊)를 펼쳐서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을 들여다 보자. 동화구연자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송현지 저자는 아이들과 도란도란 책을 읽으면서 글을 쓰고 있다. 글쓴이는 책을 통해 “좋아”와 “싫어” 사이엔 다양한 감정들이 맴돌고 있다며 하루 종일 느끼는 다채로운 감정들을 살펴봐야 한다는 생각을 밝힌다. 자라나는 아이가 감정의 발화 방식을 친숙하게 익힐 수 있다는 점이 책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이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늦잠 자는 아이를 깨우는 엄마의 모습이 삐뚤빼뚤 아기자기한 삽화와 함께 제시된다. 아이는 이불 속에서 그저 “일어나기 싫어~싫다고”를 반복하고 있다. 이때 저자는 단순히 싫다는 표현 대신 “엄마, 눈뜨기 힘들어요”라고 말해보라고 제안한다. 단순히 “좋다”는 표현 말고도 “아, 상쾌해”나 “엄마가 최고야”라든가 마냥 “싫다”라는 말 대신 “너무 어려워”, “기다리기 지루해”와 같은 표현들을 사용해보라는 글쓴이의 다정다감한 조언들이 책 곳곳에 배어 있다. 저자의 생각을 감싸안는 순두부 작가의 그림도 눈길을 끈다. 반듯하지 않은 선으로 빚어낸 일상의 다양한 순간들, 그 순간들을 맴도는 다채로운 감정의 표현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책은 오는 15일 발간된다. 지난달 2일 발간된 ‘너의 감정을 말해 봐’(시원주니어 刊)를 집어들면 부모가 아이들과 감정에 대해 좀 더 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피어난다. 책장을 넘기면 매 페이지마다 새로운 감정이 눈에 들어찬다. 흥분, 좌절, 지루함, 분노, 조바심, 질투, 자부심 등의 감정이 책을 넘길수록 차곡차곡 쌓여간다. 저자는 감정에 이름을 붙여준 뒤 이 감정들이 어떤 감정인지 만나볼 수 있게 한다. 매 감정 소개마다 따라붙는 ‘대화를 이끄는 팁’은 책을 읽는 이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구성처럼 느껴진다.

[생각하며 읽는 동시] 억울함

억울함 정두리 우리 식구들은 내가 걸핏하면 울고 떼쓴다고 한다 치, 아니다 툭하면 아무 때고 그러는 거 아니거든 내 말 무시하면 그러는 거지 지금처럼 그렇게 말하면 정말 울게 된다고 부끄럽고 억울해서 그러는 거잖아. 아이를 존중하며 대우하자 아이가 울 적엔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다. 몸이 아파서 울거나, 배가 고파서 우는 경우는 말 못 할 아기일 때지만 조금 커서 운다면 여러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 동시는 자기를 무시하는 데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흔히 우리 가정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네가 뭘 알아?”, “어른들 얘기하는데 왜 끼어드니?”, “넌 어려서 아무것도 몰라.” 등등. 무시당하는 일처럼 억울한 게 어디 또 있을까. 아이의 입장에서는 그저 부끄럽고 수치스럽기 그지없는 일이다. 이를 마음 아프게 생각한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란 말을 처음 사용하면서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고 외친 거 아닌가. 그때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다곤 하나 아직도 우리 주변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어린이 학대’가 사회 문제로까지 등장하는 게 현실 아닌가. 몇 해 전, 이 지면을 통해 발표한 동시를 한 출판사에서 책으로 펴낸 바 있다. 그 책 제목이 ‘아이의 마음이 길이다’였다. 때 묻지 않은 아이 마음만이 행복한 세상을 가져온다는 뜻에서 그렇게 지었다고 했다. 옳은 말이다. 그 첫걸음은 바로 각 가정에서 아이를 울지 않게 하는 것이다. 아이를 존중하며 대우하는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한국도자재단 ‘여주도자세상 도자쇼핑몰’ 신규 입점 업체 20일까지 모집

한국도자재단이 오는 20일까지 ‘여주도자세상 도자쇼핑몰’ 신규 입점 업체를 모집한다. 이번 모집은 재단이 보유한 오프라인 판매장을 활용해 도예 업체의 국내 도자 판로 확대 기회를 제공하고 도자 산업을 활성화하고자 기획됐다. ‘여주도자세상 도자쇼핑몰’은 국내 최대 규모의 도자기 전문 쇼핑몰이다. 현재 112개 요장, 4천 5백여 종류의 상품이 입점·운영 중이며 지난해에는 2만 5천여 점의 상품을 판매, 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모집 대상은 사업자가 경기도로 등록된 도예업체로 최대 30곳을 모집한다. 모집 분야는 ‘아트숍’, ‘리빙숍’, ‘갤러리숍’ 등 3곳으로 매장별 특성에 따라 구분된다. ▲‘아트숍’은 선물용 도자기 소품, 인테리어 소품 등 아트 상품을 ▲‘리빙숍’은 대량생산이 가능한 공장형 생활도자기로 식생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상품을 ▲‘갤러리숍’은 차 도구, 공예품 등 수공예 상품이 대상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도자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기타 문의 사항은 한국도자재단 도자산업팀으로 하면 된다. 서흥식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모집을 통해 우수한 상품성을 가진 도예업체의 국내 도자 판로를 확대하고 여주도자세상 쇼핑몰의 상품 경쟁력을 높여 재단의 유통 마케팅 거점 역할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바깥으로 확장되는 내면의 풍경들… ‘Studio ON’ 팀의 ‘242: 하루사이’ 展

하루를 나타내는 ‘24’시간과 사람 ‘사이(42)’. 같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두 객체를 작품으로 담아낸 전시가 열리고 있다.  ‘242: 하루사이’ 전이 안양 온유갤러리에서 오는 25일까지 관람객과 만난다. 온유갤러리는 회화, 조각, 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의 무대를 마련해왔다. 이번엔 3인의 여성 작가가 결성한 ‘Studio ON’ 팀과 함께한다. 전시 공간 곳곳에서 평면을 벗어난 내면의 풍경이 공간과 사람 사이로 퍼져나간다. 이태희 기획자와 김수연 섬유 작가, 신재연 회화 작가로 구성된 ‘Studio ON’ 팀은 평소 평면을 공간으로 확장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내면의 감정이 확장되는 형태, 바깥 공간에서 형성되는 관계를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 자연에서 찾은 일상의 재발견,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재형성. 이 같은 키워드들이 전시 공간 곳곳에 일관되게 녹아 있다는 점이 작고 아담한 규모의 전시의 존재감을 한껏 키워준다. 신재연 작가의 설치 작품과 회화가 맞이하는 도입부 통로를 지나 전시 공간의 한가운데로 들어서면 왼편에 김수연 작가의 ‘낙화’가 발길을 붙잡는다. 띄엄띄엄 놓인 세 개의 캔버스, 그 위를 가득 메우는 붉은 실이 마치 나무에 만개한 꽃들처럼 보인다. 기다란 실이 묶음으로 캔버스 아래에 매달려 있는 모습은 꽃잎이 떨어지는 모습 자체보다도 떨어지는 꽃잎들이 만들어내는 시간을 표현한 것처럼 느껴진다. 같은 낙화 현상을 바라봐도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진다는 점이 형식과 소재를 달리하면서 자연스레 드러나는 셈이다.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눈에 띄는 건 쉬폰 천에 프린팅된 회화, 캔버스를 수놓는 회화 등의 작품에서 보이는 동물들이다. 벌과 물고기, 고양이 등의 생물들은 개인과 집단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인간의 모습을 은유하는 요소처럼 느껴진다. 두 작가가 협업한 ‘물결2’, ‘Percolate’, ‘242’ 등의 작품들을 통해선 각자 다른 시선이 만나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기획자는 “자연물과 맞닿은 김 작가의 섬유 작업물이 신 작가가 활용하는 다양한 채색 재료들과 어떻게 호응하는지를 살필 때 폭넓은 감상이 가능하다”며 “평면의 틀에서 벗어난 작품들이 어떤 방식으로 공간을 채워서 관람객들의 내면에 가닿을 수 있는지 고민하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덧붙였다. 거대한 협업 구조물인 ‘Percolate’는 ‘스며들다’라는 뜻으로, 김 작가가 신 작가의 ‘POACH IN SILENCE’가 인쇄된 쉬폰 천 위에 실을 엮어내고, 주변 바닥에 터프팅 오브제를 설치해 탄생한 작품이다. 두 작가는 작품에 대해 개인과 타인을 나타내는 생물들을 세밀하게 묘사하면서 내면의 감정이 충돌하며 안팎의 경계를 허물고 분출될 때의 변화를 표현했다고 설명한다. 이태희 기획자는 이번 전시에 대해 “내면의 감정에 집중하던 두 작가의 협업으로 외부의 관계가 내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하는 기회”라면서 “사회 속 우리가 맺는 다양한 관계에서 파생된 요소들을 살펴볼 수 있다. 감상자 각자가 다양한 주체들과 맺고 있는 관계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모 괴롭히는 ‘산후 우울증’] 갑자기 눈물 뚝뚝 … “따스한 관심·지지 필요해요”

간절했던 출산의 기쁨도 잠시, 산후 우울감을 겪거나 산후 우울증에 걸려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산모들이 많다.  보건복지부의 ‘2021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분만 후 산후 우울감을 경험한 산모는 52.6%로 2018년(50.3%) 대비 2.3%포인트 올랐고, 출산 후 일주일 동안의 산후 우울 위험군 역시 42.7%로 높게 형성됐다. 많은 산모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우울감에 대한 정확한 대처와 치료를 위해선 산후 우울증과 산후 우울감의 차이를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증상과 치료방법도 알아두면 좋다. 산후 우울감 증상은 대개 분만 후 2~4일 이내에 찾아온다. 갑작스럽게 눈물이 쏟아지고,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불안과 초조함을 느끼게 된다. 평상시 문제 삼지 않았던 작은 행동 등의 변화에 짜증과 서운함이 강하게 표출되기도 한다. 일시적인 감정 변화뿐 아니라 밤낮이 바뀌어 피로감을 크게 겪을 때도 있고 관절이 시리는 증상 등의 신체 변화도 동반된다. 산후 우울감은 길면 2주가량 지속되는데, 그 이후의 일상생활에는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경우는 드물다. 특별한 치료 방법 없이 2주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편이다. 하지만 산후 우울증에 걸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통상 산모의 33.9%가 산후 우울증 위험군에 속하며 분만 이후 4~6개월이 됐을 때 증상이 발현된다. 급격한 체내 여성 호르몬 변화, 양육에 대한 부담감, 주변 사람 및 사회와의 격리, 월경 전 증후군을 앓았던 경우 등의 복합 요인들이 뒤섞여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수많은 원인만큼 증상 역시 다양하다. 감정 기복이 잦아지며, 변화가 심할 땐 죽음에 대한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자녀를 향한 과도한 집착이나 무관심으로 인한 방치 등의 심리 상태가 아이에 대한 죄책감으로 왜곡돼 발현될 때도 있다.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나면 그냥 넘기지 말고 산후 우울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산후 우울증 치료에는 크게 두 가지 접근 방법이 있다. 약물치료와 상담치료 방법이다. 먼저 약물치료는 수유시기와 우울감이 찾아오는 시기가 겹칠 때가 많기 때문에 항우울제 등의 약물 투여를 지양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물론 증상이 심해질 경우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을 거쳐 처방받으면 된다. 상담치료 같은 경우는 원인을 찾아 이해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제공한다. 각 지역의 보건소에서도 산후 우울증 검사 및 상담 기관 연계 절차가 이뤄진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는 경기와 인천지역에 난임‧우울증 상담센터가 1개소씩 설치돼 운영 중이며 우울증 진단‧상담‧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관해 수원시행복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분만 전후의 정신건강 관리에 대한 지원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며 “산모가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도록 배우자를 비롯한 주변의 가족들이 따스한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칼럼] 어깨통증 오십견, 과도한 운동은 ‘독’

어깨 통증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오십견은 나이가 들어 이유 없이 찾아오기도 한다. 50세 이후 발병률이 높아 오십견으로 불리는데 정확한 진단명은 유착성 관절낭염 또는 동결견이라고 한다. 오십견은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는 ‘만성적인 어깨통증’과 두 번째는 ‘운동장애’다. 어깨를 둘러싸고 있는 관절낭이 오그라들고 염증이 생겨 통증이 발생하고 마치 어깨가 얼어붙는 듯 딱딱하게 굳으면서 움직임에 제한이 생긴다. 어깨는 상하좌우 360도 회전이 가능한 관절로 운동 범위가 넓지만 오십견이 발생하면 팔을 움직일 수 있는 가동범위가 대폭 줄어들어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준다. 처음에는 어깨를 안쪽으로 돌리기 힘들어하고, 증상이 심하면 팔을 앞쪽과 옆쪽으로 들거나 뒤로 돌리기 어려워하는데 대표적인 증상으로 세수하거나 머리를 빗는 행동, 웃옷을 입거나 벗는 행동 등이 불편하다. 오십견이 오면 짧으면 1년, 길면 3년 가까이 극심한 통증과 함께 팔이 굳는 증상이 지속하는데 이 기간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므로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증상에 따라 단계별로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좋다. 통증이 심한 초기에는 약물 치료나 주사 치료로 염증과 통증을 줄여주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어깨가 굳은 2단계에서는 어깨 관절을 풀어주고 팔의 가동범위를 늘려주는 관절운동을 병행하면 좋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운동으로는 누워서 팔을 들어 올리거나 우산 등을 이용해 팔을 옆으로 펴는 스트레칭을 할 수 있고 공원의 도르래 운동기구도 오십견에 좋은 운동이다. 운동을 할 때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하되 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에서 꾸준하게 조금씩 운동범위를 늘려주는 것이 포인트다. 오십견은 관절이 굳는 질환이기 때문에 제한된 관절의 범위를 벗어나면 통증이 극심해 혼자 아픔을 참아가며 스스로 운동을 지속하기란 힘들고 어렵다. 병원에서 할 수 있는 도수치료는 어깨 상태에 맞게 의사의 처방을 받아 시행하고 운동치료사가 직접 풀어주기 때문에 오십견의 치료가 좀 더 수월하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를 해도 호전되지 않고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도저히 불가능하면 관절내시경을 활용한 수술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수술을 통해 염증으로 유착된 부위를 제거하고 굳어진 관절막 부분을 제거해 수술 후 즉시 운동 회복이 가능하다. 오십견은 운동해야 빨리 낫는다고 알려져 운동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잘못된 운동은 오히려 어깨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상담을 받도록 한다. 간혹 염증이 심할 때 운동하거나 굳어진 어깨에 과도한 힘을 실어 억지로 운동하다 오히려 관절낭 및 힘줄이 파열되거나 또 다른 관절 질환을 발생시킬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상공간서 …안토니오 메타버스 개인전 ‘조우 : 다름을 포용하다’ 체험기

예술계에 한동안 가상공간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2020년부터 대면 전시가 제한되자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에서 NFT(대체불가능토큰)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됐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공간에서 경제·사회·문화적 가치를 창출한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콘텐츠의 이용이 늘어나며 다양한 비대면 만남을 주도하는 기술로서 각광받았다. 메타버스는 여전히 예술계를 포함한 전 사업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으로 보고 주목하고 있다. 그런 시점에서 현재 우리는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을까.  성남 헤드비갤러리가 지난달 30일부터 선보인 안토니오 리 작가의 ‘조우 : 다름을 포용하다’는 이런 기술을 이용한 NFT 전시다.  이용자들은 헤드비 갤러리와 작가의 SNS에 게시된 링크로 접속하면 ‘spatial’이란 메타버스 플랫폼에 들어가게 된다. 접속에 앞서 자신의 분신이 될 캐릭터의 이름을 설정하고 캐릭터 외형까지 고르면 준비 완료. 모니터 속 ‘나’는 바다로 둘러싸인 전시장에 몸을 던진다. 본격적으로 전시장을 둘러보려 하다가 당혹감을 맞닥뜨린다. 마우스 또는 키보드 자판을 사용해 전시장 안을 돌아다녀야 하는데, 이 작동법을 익히는 데 무려 20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옆 작품으로 이동하려다 애먼 작품 앞에 서 있거나 별안간 천장을 바라보기도 했다. 작품을 감상하기 적절한 위치로 이동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 모니터 가득 그림을 보려고 마우스 휠을 돌리면 의도한 것보다 더 확대돼 그림의 일부만 보이기도 했고, 내 분신이 아바타가 시야를 가려 작품 감상을 방해하기도 했다. 최적의 감상법은 각 작품 오른쪽 하단에 위치한 캡션을 누르는 것이었다. 캡션을 누르면 고화질의 작품이 이미지로 제공돼 온전히 작품을 즐길 수 있었지만, 전시를 관람한다는 현장감과 생생함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웠다. 모바일로 제공하는 AR 기능은 관람에 재미를 더해 아쉬움을 달랬다. 모바일로 전시장에 접속하면 AR(증강현실) 이용이 가능하다. 하단에 있는 눈 모양 아이콘을 터치하면 핸드폰 뒷면 카메라가 비추는 곳이 전시장 배경이 된다. 핸드폰 화면을 통해 자신이 실제 몸담은 공간에 메타버스 전시장에 걸려 있던 그림이 걸려 있는 모습을 포착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림이 걸려 있는 장면 그뿐, 화면에 비친 작품 앞으로 간다고 해서 실제 거리가 좁혀지지는 않았다. 메타버스 전시는 시공간 제약 없이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뿐만 아니라, 이전엔 마우스 클릭만으로 쉽게 복사돼 가치를 지니기 어려웠던 인터넷상 작품이 NFT 기술 적용으로 가치를 회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프라인 전시장처럼 다양한 감각을 사용해 관람할 수 없다는 단점은 분명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맞춰 한계점을 보완해 나간다면 차세대 전시문화 트렌드로 주목받기엔 충분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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