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에서 성공 전략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에서 국부펀드가 300억달러(약 37조원) 규모의 한국 투자를 지난달 발표했다.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가 영국(15조원), 중국(6조원), 프랑스(2조원) 등과 맺었던 기존 투자 협약을 능가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이 시점에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딥러닝, 블록체인 등의 기술 출력 부분에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드론, 로봇, 자율주행 등의 초격차 기술로 활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우리 경제의 초격차 신기술의 유연한 체계 구축과 더불어 새로운 정부의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산업현장은 경제 패권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초격차 신기술로 무장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을 위해 정부가 모래주머니로 불리는 규제 사슬을 제거해야 한다. 둘째, 초격차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 우수 인재들을 해외에서 불러들여야 한다. 전 세계가 첨단산업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해묵은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해외 기업 및 연구소들과 대등한 경영환경을 만들어 줘야 우리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늘리고 신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경쟁력도 되살릴 수 있다. 반도체 기업들은 수도권 대학 반도체 관련 학과의 정원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셋째, 구조개혁과 초격차 신기술로 경제 안보강국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위기는 준비하지 않은 자에게는 고난으로, 준비한 자에게는 기회로 다가온다는 경구가 있다. 잠재성장률 추락과 안보 불안 등 다층 복합 위기를 맞은 대한민국의 각계 리더가 되새겨야 할 말이다. 초격차 기술은 정부의 기술 이전과 민간의 창업 및 기술투자의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지나 순탄한 상업화 생산 단계로 진행하게 된다. 넷째, 글로벌 금융, 인재 양성, 글로벌 협력 등 지원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뜯어 고쳐야 한다. 성장정책의 큰 틀을 바꾸는 신성장 4.0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지향해 온 성장 경로를 농업(1.0), 제조업(2.0), 정보기술(IT)산업(3.0)에 이어 미래 초격차 산업(4.0)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 또 과학기술 연구개발(R&D) 패러다임도 대전환해야 한다. 다섯째, 초격차 기술의 장기적 로드맵을 통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초격차 기술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투자로 역량을 축적하면서 신사업의 국가 인프라를 국책 연구원, 민간과 함께 구축해 기술주권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과학기술과 초격차 기술의 경쟁력이 국가의 미래, 생존과 직결되는 시대에서 살고 있다. 즉, 데이터 정보 분석을 통한 초격차 기술의 한국 정부 미래를 기대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경기만평] 영혼도 없고... 주어도 없고...

[사설] 돈 뜯어내는 건설노조 악폐, 반드시 뿌리 뽑아야

전국 건설현장에 만연한 노조의 불법행위 사례는 충격적이다. 불법행위가 도를 넘어서면서 건설산업 기반 자체를 무너뜨리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노조는 그동안 자기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거나 노조 전임비, 타워크레인 월례비 등의 금품을 요구해 왔다. 불응할 경우 작업·운송 거부, 협박, 폭력 등으로 건설사를 괴롭혀 왔다. 타워크레인 기사 A씨는 하도급 장비업체와 월 380만원의 근로계약을 맺었으나 건설사에 월례비 600만원을 월급처럼 요구했다. A씨가 태업으로 공사 기간을 지연시키자 건설사는 울며 겨자먹기로 매달 월례비를 지급했다. B건설노조는 3천가구 아파트 공사 착수 전 자기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며 들어주지 않으면 보복하겠다고 협박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건설노조는 현장 입구를 봉쇄, 작업을 방해하면서 현장 직원에게 폭력을 가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2월30일부터 2주간 아파트 신축 등 민간 건설현장을 조사한 결과, 전국 1천489곳에서 2천70건의 불법행위가 적발됐다. 한 건설사는 최근 4년간 18곳 현장에서 44명의 타워크레인 기 사에게 697회에 걸쳐 월례비 등의 명목으로 38억원을 뜯겼다. 또 다른 건설사는 2021년 10월 10개 노조로부터 전임비를 강요받아 1개 노조당 100만∼200만원씩 월 1천547만원을 냈다. 3년간 118개 업체의 피해액이 1천686억원에 이른다. 건설노조에 뒷돈이 많은 것은 ‘공사 기간’이 이윤의 관건이 되는 특성 때문이다. 노조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온갖 핑계로 공기를 지연시켰다. 공사 지연은 329개 현장에서 벌어졌으며 120일까지 늦어진 사례도 있다. 건설노조의 불·탈법은 공사 지연, 부실시공, 건설비 상승으로 이어져 그 피해가 아파트 입주자 등 국민에게 돌아간다. 관행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돼 온 건설노조의 악폐에 건설업계가 한목소리를 냈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가 6일 총궐기대회를 열고, ‘불법행위를 끝까지 뿌리뽑자’고 결의했다. 1천여곳의 건설업체가 참여한 궐기대회에서 건설인들은 “건설노조의 불법행위는 단순 이권 투쟁을 넘어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치주의와 공권력을 비웃으며 활개 쳐온 노조 횡포에 건설사들은 입주지연, 공사중단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온갖 요구를 들어줬다. 더 이상은 안 된다. 가격상승, 인건비 증가, 분양경기 악화,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감소 등 건설산업을 둘러싼 악재가 수두룩한데 노조 불법행위까지 더해지면 건설산업이 무너질 수도 있다. 노조의 횡포와 건설사의 자포자기,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민형사상 조치와 손해배상 청구 등 엄중한 처벌로 악폐를 뿌리 뽑아야 한다.

[사설] 사회지도층이 주로 쓰는 묵비권/힘없는 국민엔 저것도 특권이다

조국 전 법무장관 재판에서 짚고 갈 부분이 있다.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이뤄졌던 극단적 묵비권이다. 수사 단계에서 진술거부권(묵비권)을 사용했다. 항변 빠진 검찰의 주장이 그대로 법원에 넘어갔다. 조 전 장관의 묵비권은 법정으로까지 이어졌다. 대단히 드문 경우였다. 그가 든 이유는 형사소송법상의 ‘친족에 대한 증언거부권’이다. 배우자·자녀가 피고인·사건 관계인이므로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질문 때마다 ‘형소법 148조에 따르겠다’며 묵비권을 행사했다. 이른바 7대 스펙의 허위 여부를 따지는 재판이었다. 일부 범죄 행위에는 본인게 연루돼 있었다. 그런데도 묵비권을 행사했다. 법조인들에조차 생소했던 ‘가족 관계 진술 거부권’이었다. 결과는 어땠나. 그 재판에서 정경심 피고인은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조 전 장관도 결국 징역 2년의 실형이었다. 전문가적 소송 기술이 무색해진 엄한 판결이다. 유명했던 묵비권 사건들이 있다. 조 전 장관의 묵비권이 그런 예였고, 앞서 한명숙 전 총리 사건도 그랬다. 한 전 총리는 검찰에서 시종 묵비권을 행사했다. 첫 번째 사건과 두 번째 사건이 있다. 첫 번째 사건은 무죄가 선고됐고, 두 번째 사건은 실형이 선고됐다. ‘양심의 법정에서 나는 무죄다’라는 말을 남겼지만 실형이란 결과는 영원히 남았다. 최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목 받는다. 진술서로 대체하는 ‘변형된 묵비권’이다. 한 전 총리, 조 전 장관, 그리고 이 대표의 공통점은 진보 진영이라는 점이다. 보수 진영 인사에서는 좀처럼 목격되지 않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이후 검찰에 출두했다. 구속 기소가 뻔한 상황이었다. 그래도 치열히 진술했고, 장시간 수사기록을 고쳤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변호인을 통해 일일이 항변했다. 진보 진영 인사들의 묵비권 선호는 이유가 있는 것일까. 그 묵비권이 재판에 주는 영향은 있는 것일가. 일반인들은 궁금하다. 선호하는 이유라면 이걸 것이다. 민주화운동 시절부터 몸에 익은 경험칙이 있다. 사법부, 특히 보수 정권의 사법부에 대한 근원적 불신이다. 구속·기소를 정해 놓고 수사를 한다고 믿는다. 그러니 애써 진술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또 다른 이유라면 유리한 결과를 여론 대결로 풀려는 시도다. 사법부보다는 여론으로 심판 받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 대중 선동은 독재 시절부터 진보 진영의 무기였다. 그 무기로 끌고 가려는 것이다. 묵비권을 탓할 건 아니다. 법이 정한 피의자 권리다. 다만, 지도층의 묵비권은 달리 보일 수 있음이다. 일반인의 그것과 지도자들의 그것이 현장에서는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썼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검찰·경찰 조서가 여전히 재판의 절대 증거다. 뒤늦게 항변을 늘어놨다가는 ‘왜 검찰에서 입 닫고 있었냐’며 질책 받기 딱이다. 결국 힘없는 국민 눈에는 정치인들의 묵비권도 흉내 낼 수 없는 특권일 것이다.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보조금 요지경

지난해 가을 국정감사 때 경기도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가 2018, 2019년 2년간 아태평화교류협회에 지급한 보조금은 20억8천만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웅 국회의원이 보조금 지급과 관련한 정산보고서 등을 요구한 것에 대해 경기도는 “공개될 경우 도(道)의 향후 남북협력사업 추진과 남북관계 신뢰 구축에 중대한 장애요인이 될 수 있으며, 보조사업자인 민간단체의 소통창구와 노하우 및 경영·영업상의 기밀 등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자료 제출을 사실상 거부했다. 경기도 스스로 이 사업이 ‘경기도 남북교류협력기금 등을 재원으로 추진한 것’임을 밝혀 동 기금의 운용 등에 관해 규제하고 있는 경기도 남북교류협력의 증진에 관한 조례를 살펴봤다. 조례 제6조(보고 등)에서는 ‘기금을 지원받은 기관·단체는 그 사업계획 및 집행 결과를 도지사에게 보고’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르면 경기도청 내 여러 직원이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을 국회에 왜 제출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이유가 드러나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작년 11월14일자 CBS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급된 보조금 중 ‘8억원은 현금과 수표로 출금돼 원래 지급 용도와 전혀 다르게 쓰인 것으로 보고’ ‘일부는 아태협 직원과 가족 등을 거쳐 나노스(현 SBW생명과학) 주식을 매수하기도 한 것으로’ ‘일부 수표는 추적 결과 룸살롱에서 사용됐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기가 막힌 일이다. 경기도가 밝힌 ‘보조사업자인 민간단체의 소통창구’는 룸살롱이고 ‘노하우 및 경영·영업상의 기밀 등’은 주식 매매에 관한 정보였을까? 아태평화교류협회 안부수 회장은 북한 고위층에 50만달러(약 6억6천만원)를 불법으로 송금하고 아태협 자금 13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작년 11월 구속됐다. 또 있다. 2012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건립과 관련해 보조금 5억원을 수령했다. 이에 대응되는 정대협 자부담액은 19억4천만원이었다. 모 의원실이 청구해 입수한 후 기자를 통해 확보한 결과보고서에는 보조금 수령과 그에 따른 통장 지출액이 나올 뿐 자부담 지출액을 입증할 수 있는 통장 지출 증빙 등은 찾아볼 수 없다. 오랜 기간 보조금 집행 등에 관한 감사업무를 수행해 본 필자로서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 내심 추가 자료가 올 것을 기다렸으나 묵묵부답이었고, 이후 국정감사가 열릴 때마다 이와 관련해 추가 검토해야 한다는 말을 여러 경로로 했음에도 어떤 자료도 받을 수 없었다. 작년 12월28일 대통령실 뉴스룸 브리핑에 따르면 “지난 7년(2016~2022년)간 민간단체에 지급한 정부 보조금은 총 31조4천억원 규모이며 2016년 3조5천600억원에서 2조원 증가해 2022년 5조4천500억원으로 추산되며, 지난 정부에서 연평균 4천억원 정도가 증가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지원한 보조금액, 각 시·도교육청을 통해 민간에 지원한 금액 그리고 각 공공기관이 민간단체에 지원한 금액은 빠져 있다고 한다. 지원된 비영리 민간단체 수가 2021년 2만7천215개였다고 하니 단체별로 2억원 안팎이 지급된 셈이다. 덧붙여 여러 부정 수급 사례를 지적했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제26조의10(보조사업자 등의 정보공시)에 따르면 1천만원 이상 보조금을 수령한 자는 수입·지출 내역과 정산보고서 등을 ‘보조금통합관리망’에 공시하게 돼 있다. 나아가 3억원 이상인 경우는 회계법인 등으로부터 정산보고서의 적정성에 대해 검증받아야 한다. 사실 보조금의 적정 지출에 대한 감시망(?)은 이게 다가 아니다. 당연히 정산보고 혹은 검증보고를 받은 후 교부 기관에서 살펴볼 것이고, 국회 국정 감사 때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보조금 정산에 대한 경험이 많은 필자로서는 보조금이 줄줄 새는 이유는 적어도 제도가 불비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벌써 제도 탓하는 목소리는 들린다) 글의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이유는 경기도청 또는 여성가족부 어딘가의 책꽂이에 꽂혀 있을 정산보고서를, 마음 먹으면 여러 방식으로 반나절 이내로 전달할 수 있는 자료를 뻗대고 제출을 거부하는 일부 인사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보조금이라면 관련 업계에서는 ‘눈 먼 돈’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 이 말씀에 괜히 얼굴 붉히지 않았으면 한다. 모두 다 아는 얘기를 두고 아닌 척하는 것도 한두 번으로 족하다. 매해 닥치는 증세·감세 논란에 대해서도 이제는 한 번쯤 이 같은 식으로 새 나가는 돈에 대해 냉정히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인천시론] 제도와 실행, 정책∙현장 이을 협치의 중요성

지속가능발전과 관련해 지난해와 올해, 여러 면에서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광역 차원에서 보면 지속가능발전기본조례의 제정과 함께 인천시 환경부서에 속했던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정책기획부서로 업무 이관된다. 기초지자체도 관련한 이러저러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어떻든 지속가능발전, 그리고 협치(거버넌스)의 높아진 중요성만큼 실체화가 관건이겠다. 지난해 7월 ‘지속가능발전기본법’ 시행 이후 환경·사회·경제를 통합한 지속가능발전이 정부정책을 넘어 지역으로까지 확산하는 토대가 만들어졌다는 기대가 컸다. 각 지역에서 조례를 만들고 관련조직 신설·정비, 계획수립 등의 후속조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었다. 인천시는 2022년 말 ‘인천광역시지속가능발전기본조례’를 제정했다. 지속가능발전 업무부서 재편도 추진했다. 이는 오늘날, 지속가능발전이 세계적 주류라는 사실을 실감하는 계기였다. 국가적으로, 지역적으로 현세대와 미래세대를 아우를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내재화하고 정책과 제도, 그리고 조직과 활동으로 환류하는 과정은 필수가 됐다. 더욱이 시민참여, 민·관협치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제도화됐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컸다. 그럼에도 여전히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극명한 이해의 차이와 더불어 실행력 차이마저 큰 경우를 지역에서 확인하게 된다. 그 단적인 예가 기본 예산마저 확보하지 못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지역 협치기구, 지속가능발전협의회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두도록 한 지속가능발전기본법을 두고 기존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무용론까지 흘러나오고 있어 무척 우려스럽다. 지속가능발전기본법에 의한 행정 내 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실천조직이면서 시민참여체계인 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차별되고 보완관계로 판단해야 더 적절하다. 기능중복, 대체수단으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원칙적으로 각각 다른 방식과 기능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동한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지금은 지역 차원에서 탄탄한 조직화와 사업·활동의 전개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지속가능발전을 표방한 기관이나 기구의 역할 제고라든가 행정과의 파트너십, 시민사회와의 접점 확대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럼으로써 환경·사회·경제가 균형을 이룬 지속가능발전, 행정을 포함한 지역사회 주체들의 협치를 지켜가려는 노력이 견지되어야 한다. 여전히 쉽지 않지만 민·관이 손을 맞잡아야 할 충분한 이유다.

[지지대] 2∙8독립선언 104주년

오전부터 뭉게구름이 몰려 들었다. 바람도 을씨년스러웠다. 한 청년의 일기에 남겨진 그날의 날씨다. 1918년 2월8일 일본 도쿄에서였다. 그즈음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은 의미 있는 정강(政綱)을 발표했다. 민족자결주의. 민족의 문제는 민족 스스로 해결하자는 주창이었다. 일본에 유학 중이던 조선 청년들이 도쿄로 모여 들었던 시점도 바로 그때였다. 춘원 이광수도 그중 한 명이었다. 앞서 그는 1년 전 조선에서 현상윤, 최린 등과 독립운동을 논의했다. 같은 해 11월 도쿄로 돌아와 와세다대에 다니고 있던 최팔용과 조선 유학생들을 규합해 독립선언을 기획한다. 그리고 마침내 2·8독립선언서가 탄생됐다. 3개월 남짓 걸렸다. 골자는 민족자결주의였다. 이광수는 2·8독립선언서를 한국어와 영어 등 두 가지 언어로 작성했다. 그날 오전 각국 대사관과 일본 국회의원, 조선총독부, 일본 여러 지역 신문사에도 해당 선언문이 발송됐다. 이날 오후 2시 재일본 도쿄 조선YMCA 강당에선 조선유학생 학우회 총회 개최가 예정됐다. 회의가 열리고 난 뒤 최팔용에 의해 조선청년 독립단을 결성하려는 긴급 동의도 나왔다. 선언문은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백관수가 독립선언문을 낭독하자마자 대회장을 감시하던 일제 경찰들이 들이닥쳐 조선 유학생 60여명을 체포했고 강제로 해산시켰다.주모자였던 최팔용과 백관수 등을 비롯해 8명이 기소됐다. 조선 유학생들은 2월12일과 28일에도 도쿄 히비야공원에서 선언문을 낭독하고 거리행진을 시도했다. 그 후 이 사건은 현해탄 건너 조선으로 전파됐고 3·1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꼭 104년 전 오늘 아침이었다. 세월은 무심하게 흘러가도 역사의 흔적은 뚜렷하다. 잊어서는 안 되는 서사이기 때문이다.

[천자춘추] 예술작품의 기록성

지난 2월1일부터 ‘못다 핀 청춘-10·29 이태원 참사 넋기림전(展)’이 서울 인사동에 있는 ‘아르떼 숲’에서 열리고 있다. 40여명의 화가, 서예가, 시인, 문화담론가 등이 출품했는데, 작품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가슴이 아픈 것은 물론 예술작품의 기록성을 생각하게 된다. 지난 1월17일 이태원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활동이 종료됐다. 현장 조사, 기관 보고, 청문회 등을 가졌지만 정부 당국의 비협조와 짧은 조사 기간 등으로 원인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에 따라 온전한 추모도, 충분한 대책도 마련하지 못해 유가족의 슬픔은 깊어졌고 시민들의 실망감도 쌓이게 됐다. 결국 참사가 일어난 지 100일이 지났지만 진상 규명은 미완으로 남았다. 이태원 참사와 관계된 주무부처 장관을 비롯한 관련자들이 구차한 변명을 하며 버티는 근거는 무엇일까? 그것은 지금의 상황이 시간이 지나면 잊히고 만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을 나누듯이 세상의 그 어떠한 일도 시간을 이겨낼 수 없다. 가령 참사의 정확한 연도와 날짜와 희생자 수 등은 기록한다고 하더라도 참사로 빚어진 분위기며 슬픔이며 아픔 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그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태원 참사의 국정조사 활동 같은 경우 기록조차 온전히 해내기가 힘들다. 책임을 회피하고 조사를 방해하는 관계자들을 비롯해 막말을 쏟아내는 정치인들과 몰지각한 시민들이 있기에 참사의 기억을 오롯이 되살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예술가들의 ‘넋기림전’은 참사의 기록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작품들의 상징과 색깔과 형상 등은 진상 규명에서 빠진 참사의 분위기와 아픔과 슬픔을 복원해 상기시키고 있다. 곧 법과 제도를 넘어 참사를 기록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것이다. 나아가 생명을 존중하고 사고의 재발을 막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예술작품의 창의력이란 기록성과 별개인 것만은 아니다.

[세계는 지금] 영국의 파업

지난 겨울부터 영국에서는 모든 분야에서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파업은 교사와 공무원, 박물관 직원, 철도 기관사와 버스운전사, 간호사 등 50만명이 넘는 공공 부문 노동자들이 길거리에 나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엄청난 규모의 파업이다. 이같이 많은 노동자들이 길거리에 나선 이유는 지금 영국이 겪고 있는 심각한 경제난과 물가로 인한 생활고 때문이다. 그러나 노조의 요구대로 임금을 올리면 인플레이션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로 수낵 총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파업의 파도에 당연히 대학 노조도 빠질 수 없다. 필자는 영국의 대학에 입학해 1학년을 시작했을 때부터 매년 강사들과 학교 직원들의 파업을 경험해 왔다. 필자의 영국인 친구들의 의견을 토대로 파업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생각이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임기 끝 무렵부터 긍정적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물론 한 번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이 피해 아닌 피해를 입게 되는 파업이라는 특성 때문에 보수당, 노동당 관계없이 일단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보수당을 지지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원래 노동자들의 파업에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았지만 국민들이 팬데믹이라는 혼란의 시간을 거치면서 조금씩 바뀌어 지금은 보수당 지지자들도 노동당과 파업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번 영국의 대규모 파업은 전역의 대학 교직원 7만여명이 참여하며 전례 없는 대학노조 파업 규모를 달성했다. 필자의 학교 또한 곧 있을 파업으로 인한 수업 취소에 관한 정보를 발표했다. 대학이 파업으로 수업 취소하면 학생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유학생들은 보통 자국 학생들보다 두 배가 넘는 학비를 지불하기에 강사들은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인종과 성별에 따른 임금 불평등과 불안정한 교직원의 계약 구조 등 자신들이 파업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며 학생들과 미팅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전에는 학생들의 불만이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이번 파업에는 전국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오히려 지지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나 또한 노동자로서 매우 불합리한 대우를 받으며 일했던 경험이 있기에 예전보다는 대학 강사들의 파업에 지지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영국에서 산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라도 파업을 필연적으로 자주 겪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는 파업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최근에 와서야 가질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노조의 파업에 대한 영국 국민 및 정부 정서와 그 발전 과정을 볼 수 있었고, 나는 우리 정부가 파업 자체를 재앙이나 불법이라고 눈치 주는 분위기의 사회를 조성해 왔다는 사실과 나조차도 그런 사회에 적응해 있었다는 것을 자각했다. 어쩌면 파업은 우리의 삶에 있어 꼭 필요하지만 평소에 자각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부재로 그들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자유로운 영국이라도 노조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불편함’이 아니라 결국 너무도 중요한 인권의 문제라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노조관도 시대에 발맞춰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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