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주항공산업도 무관심, 경기도 뭘 하고 있는가

정부가 ‘우주항공청’ 설립을 본격 추진한다. 한국형 NASA(미 항공우주국)로, 우주항공 정책 수립과 기술 개발뿐 아니라 우주항공산업 전반을 육성하는 임무를 맡는다. 전 세계가 우주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내년 말 신설될 우주항공청이 한국을 우주경제 강국으로 만드는 중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 선포식’에서 “우주에 대한 비전이 있는 나라가 세계 경제를 주도하며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5년 안에 달을 향해 날아갈 발사체 엔진을 개발하며, 2032년엔 달에 착륙해 자원 채굴을 시작하고, 2045년엔 화성에 태극기를 꽂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은 지난 8월 자체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다누리’ 발사에 성공, 우주 개발에 나서는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기술 개발이라는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디딘 데 이어 제도와 행정기반 형성 등 다음 발을 내딛을 차례다. 그런 의미에서 우주항공청 설립은 시의적절하다. 앞으로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 우주산업, 우주안보, 국제공조 등 과제가 많다.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무한한 가능성의 우주항공산업은 미래세대를 위한 전략사업이다. 정부는 5년 내 우주개발 예산을 2배로 늘리고, 2045년까지 100조원 이상의 투자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우주항공산업이 핵심 미래전략사업으로 급부상했지만 경기도는 별 관심이 없다. 방위산업과 마찬가지로, 지원 정책도 없고 담당 부서도 없다. 경기도내 우주항공 관련 기업은 2019년 기준 49개로 전국 444개의 11%에 이른다. 기업과 종사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도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우주항공산업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2곳 있다. 하지만 우주항공 관련 기업을 지원할 도의 정책은 전무하다. 담당부서가 없다 보니 기업 현황 파악도 어렵다. 우주항공 분야는 국가적 차원에서 다뤄야 할 분야로 인식해 지자체 사무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한다. 안일한 인식이 안타깝다. 우주항공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고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해 선진국형 지식기반 산업으로 꼽힌다. 지자체도 나서 기업의 애로사항을 듣고 필요한 다각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경기도는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이 인접해 있다. 한국항공대와 항공강습소 등도 있어 우주항공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 항공정비단지(MRO) 사업, 항공부품 산업 등 지역산업 발전을 위해 경기도의 경제정책과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다른 지자체들은 우주산업 육성 중장기계획을 세우고,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에 분주하다. 경기도는 뭘 하고 있는 건지, 답답하다.

[사설] 보름 앞에 온 민선 道체육회장 선거/脫불법•脫정치 실현 후보 당선돼라

경기도체육회장을 선출할 선거인 593명이 확정됐다. 경기도체육회장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추첨으로 정했다. 도 종목단체 363명, 시·군체육회 230명이 포함됐다. 앞서 지난달 14일 1차 선거운영위원에서는 637명이 의결됐었다. 그때보다 44명이 줄어든 최종 선거인단이다. 선거인수보다 예비선거인이 적은 단체들과 중복자 확인 과정에서 줄었다고 선관위는 밝혔다. 이로써 민선 2기 경기도체육회장 선거전에 막이 올랐다. 우리 모두의 기억에 남은 2020년 체육회장 선거가 있다. 초대 민선 회장이라는 기대는 초반부터 만신창이가 됐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선관위의 당선무효·선거무효 의결이 있었다. 당선인 측의 불법 선거가 이유였다. 사실과 다른 내용의 문자를 선거인들에게 발송했다는 논란이었다. 체육회 소속 직원의 부적절한 선거 업무 처리도 이유였다. 오류가 있는 선거인명부를 임의로 수정했다는 의혹이었다. 이게 다 문제있다고 본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선거 과정의 탈·불법 의혹이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이의를 제기한 낙선자에게 정치적 입장이 있었다.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설이 많았다. 당시 선관위가 이런 정치적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 ‘반(反)이재명 당선인’에 대한 정치적 공세라는 의혹이 컸었다. 한 달여 뒤 법원은 ‘문제가 없다’고 판결해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끝나지 않았다. 경기도·도의회에 의한 말도 안 되는 일이 이어졌다. 도가 난데없이 체육회 감사에 착수했다. 체육회 예산을 뭉텅이로 삭감했다. 압권은 도의회가 꺼내 든 황당한 카드다. 체육진흥재단이라는 기관 신설을 추진했다. 민선 체육회를 대체할 기구였다. 결국 여론에 밀려 성사되진 않았다. 그러자 조례를 바꿔 경기도체육회관을 회장에게서 빼앗았다. 회관 운영권을 경기주택도시공사로 이관한 것이다. 모두가 정치에서 출발한 갈등이었음을 모두가 안다. 그 민선 회장 선거가 두 번째다.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 받아 관리한다. 3년 전 주먹구구식 운영의 우려는 줄었다. 보다 중요한 건 선거에 나선 당사자들의 준법정신이다. 유력 후보 두 명이 이미 선관위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혐의는 ‘문자 발송’으로, 3년 전과 같다. 보름 동안 어떤 불법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 환경도 여전히 불안하다. 도지사의 특정인 지지설은 없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과 연계된 계파설은 여전하다. 초대 민선 체육회의 3년 혼란을 보며 도민이 내린 평이 있다. ‘멀쩡하던 체육회를 왜 선거판으로 만들어 이 분란을 초래하는가.’ 그리고 이 부정적인 관전평은 코앞으로 다가온 민선 2기 선거에도 그대로 연결되고 있다. 1천300만 도민의 체육을 대표할 회장을 뽑는 선거다. 정치를 떼어 낸 순수 체육 지도자를 뽑는 선거다. 불법 없는 후보, 정치 없는 후보가 돼야 하지 않겠나. 3년 전 첫 민선보다 지켜보는 눈이 훨씬 많아졌다.

[사설] 미래먹거리 ‘방위산업’, 경기도 다각적 지원책 마련해야

방위산업이 한국의 미래먹거리 신산업으로 급부상했다. 한국의 방산 수출액은 2020년까지 연평균 30억달러 규모였으나 올해 170억달러(약 22조5천800억원)로 급증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7~2021년 세계 수출 시장 점유율은 2.8%로 8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속에 전 세계적으로 군비증강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7월 한국 방산기업들은 폴란드 정부에 ‘K2 전차’(현대로템), ‘K-9 자주포’(한화디펜스), ‘FA-50 경공격기’(한국항공우주산업) 등의 무기를 수출하는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1차 수출액만 10조원, 향후 10년여간 3차에 걸친 수출액을 모두 합하면 25조원에 달한다. K-방산의 수출 지역은 아시아와 중동에 이어 유럽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로 확대됐다. 한국은 철강·전자·화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산업을 바탕으로 한 K-방산의 기술력과 성능은 세계 정상급이다. 정부가 방위산업을 수출전략사업으로 선정하고 전방위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방산수출 전략회의에서 “방위산업은 미래 신성장동력이자 첨단산업을 견인하는 중추”라고 강조하면서 “정부는 방위산업이 국가안보에 기여하고 국가의 선도산업으로 커 갈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027년까지 세계 방산수출 점유율 5%를 돌파,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방부는 국제경쟁력을 갖춘 우수 무기체계 개발 능력을 갖추기 위해 인공지능(AI), 극초음속, 합성생물학, 고에너지, 미래통신·사이버, 우주, 무인·자율, 양자물리 등 8대 ‘게임 체인저’ 분야 핵심기술을 선제 확보하겠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방위산업 핵심 소재인 탄소복합소재 등 40개 핵심 소재부품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기계·항공·소재·부품·장비 분야에 연 500억원을 투입해 인력 3천300명을 양성함으로써 방산 생태계를 가꾸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안보환경 급변화 속에 국방력의 기반인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는 중요하다. 정부뿐 아니라 지자체의 역할도 크다. 하지만 경기도는 여기에 대한 대책이 거의 없다. 도내 방산업체는 모두 18개다. 경남(30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그런데도 현황을 파악할 담당부서조차 없다. 타 지자체들은 방위산업을 지역산업 활용의 촉매제로 활용하기 위해 육성 계획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느라 분주한데 경기도는 손을 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도도 방위산업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전문인력 양성과 체계적 지원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제와 안보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방위산업은 미래 신성장동력이다. 경기도 차원의 활성화 대책이 절실하다.

[사설] 경제난과 차별·편견에 정착 못하는 北이탈주민들

탈북주민들이 차별과 편견, 가난 속에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목숨 걸고 고향을 등지고 남쪽으로 왔지만 정착하지 못한 채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때는 탈북민을 가리켜 ‘먼저 온 통일’이라며 반겼지만, 대부분의 북한이탈주민들은 이방인 취급을 받으며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탈북민 상당수는 높은 실업률과 알코올 중독, 우울증 등에 시달리고 있다. 탈북민 사망 원인의 15%가 극단적 선택이라는 통일부 자료는 충격적이다. 실제 지난 7일 경남 김해시 원룸에서 20대 탈북민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에도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살던 탈북민이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정부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하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다. 초기 정착 지원은 어느 정도 이뤄지지만, 이후 남한 사람과 같은 국민으로 취급돼 추가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내 거주 북한이탈주민은 올해 9월 기준 3만1천446명에 이른다. 이 중 1만877명이 경기도에 거주한다. 경기도 거주민이 가장 많지만 지원 인력과 예산은 크게 부족하다. 경기도의 북한이탈주민 담당 공무원은 3명뿐이다. 1인당 전담 인원이 3천625명인 셈이다. 서울(1천110명)보다 3배 높고, 인천(2천925명)보다도 많다. 세종(108명), 제주(173명)와는 수십배 차이 난다. 경기도는 올해 북한이탈주민 정책지원 사업에 28억2천400만원(국비 21억2천300만원·도비 7억1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국비는 북한이탈주민 지역센터 6곳, 도와 시·군의 북한이탈주민 지역협의회 등에 쓰였다. 도비는 북한이탈주민 인턴십과 취업교육, 전입 초기 생활안정 지원, 시·군 지역사회 소통·화합 사업 지원 등 10개 항목에 편성됐다. 의식주와 직결되는 전입 생활안정 지원과 취업교육 등에 편성된 예산은 2억2천600만원에 불과하다. 지원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탈북민들은 체감하기 어렵다고 한다. 의료지원도 없어 아파도 병원 가기가 힘든 상황이다. 서울시는 종합검진과 심리검사부터 일반질환 치료비, 간병비까지 지원한다. 경기도의 북한이탈주민 지원사업 예산은 타 지자체와 비교해도 부족하다. 도비(7억100만원) 기준으로 지원금을 단순 계산하면 1인당 연간 6만4천원(월 5천원) 정도다. 서울(22만8천910원), 전남(29만5천840원), 제주(24만9천275원) 등 다른 지자체와는 3~5배 차이 난다. 북한이탈주민은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한국사회에서 취업난과 경제난, 차별과 편견 속에 이방인처럼 살아가게 해선 안 된다. 저임금과 실업, 정서적·심리적 어려움이라는 난제 해결에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 경기도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사설] 월드컵, 이미 국방력 3강, 경제력 7강/이제 축구도 16강, 그 이상 달성하자

한국 축구는 무기력하지 않다. 우루과이와의 첫 번째 대결에서 대등했다. 세계 14위 축구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두 번째 대결은 졌지만 더 큰 감동을 남겼다. 전반 0 대 2로 패색이 짙었다.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월드컵 무대다. 경기를 뒤집거나 쫓아가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 거기서 태극 전사들이 후반 3분 만에 두 골을 만회했다.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과 불운이 겹치며 1골차로 패배하긴 했어도 국민들이 ‘역동감 넘치는 경기였다’며 박수를 보냈다. 또다시 16강을 소원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남은 경기에서 포르투갈을 이기고 경우의 수를 기다려야 한다. 한국 축구에 늘 숙원처럼 따라다니는 ‘16강’이다. 여기서 세계 축구를 좌우하는 강국들의 국방·경제력을 생각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게, 남북한 축구 대결을 또 다른 전쟁으로 여겼던 우리다. 70년대 초반까지 북한, 7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이 우세했다. 남북한의 국방·경제력 차이가 마침 그랬다. ‘축구가 곧 국방·경제력’이라는 해석도 거기서 나왔다. 카타르 월드컵을 기준으로 하는 순위는 어떨까. 전 세계 군사력 평가 기업(Global Firepower·미국)이 매년 발표하는 자료가 있다. 한국은 세계 6위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 32개국으로만 따지면 미국, 일본에 이어 3위다. 29개 출전국의 군사력이 우리보다 아래다. 이번 대회 우승 후보 브라질, 프랑스, 독일, 영국도 군사력에서는 10위, 7위, 16위다. 우루과이와 가나, 그리고 벼랑 끝 대결을 남겨둔 포르투갈은 우리 군사력과 비교 안 될 ‘순위 밖’이다. 경제력도 중요하다. 군사력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그 적나라한 예가 진행 중인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러시아는 세계 군사력 2위, 우크라이나는 22위다. 그런데 이 전쟁이 대등하게 흘러간다. 전쟁을 지속할 경제력이 부족한 러시아의 굴욕이다. 세계 전체에서 한국의 경제력은 10위다. 이번 월드컵에서의 경제력 순위는 어떤가. 우리보다 앞선 순위 나라 중에 중국, 인도, 이탈리아가 출전하지 못했다. 출전국 중 한국의 경제력은 7위다. 월드컵은 피파(FIFA)가 주관한다. 가입한 나라만 210개다. 쥘 리메 회장이 월드컵을 탄생시켰다. 우루과이에서 1회 대회를 어렵게 치렀다. 그때 쥘 리메가 이런 말을 남겼다. ‘피파는 앞으로 유엔보다 큰 세계적 조직이 될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현재 유엔 가입국은 139개국이다. 전쟁 없는 평시에 치르는 세계대전이다. 여기서 한국이 ‘군사력 3강’, ‘경제력 7강’이다. 전쟁 폐허 속에 배 타고 출전했던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이후 여기까지 왔다. ‘월드컵 군사력 3강’·‘월드컵 경제력 7강’, 위대한 쟁취 아닌가. 축구 16강도 당당히 가져 오면 된다. 이를 증명해 내는 12월 3일(포르투갈전)을 응원한다.

[사설] ‘지방의원만 후원회 금지한 법률은 위헌’/난립·대가성 막을 장치도 함께 고민해야

지방의회 의원의 후원회를 금지한 정치자금법 조항에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기본적으로 법 조항의 위헌성을 인정하는 명령이다. 다만, 해당 조항을 즉각 무효로 만들었을 때 초래될 혼선을 막고 국회가 대체 입법을 할 수 있도록 시한을 정해 존속시키는 형식의 결정이다. 입법부가 법 개정을 하지 않는다면 심판 대상 조항-지방의원 후원회 금지 규정-은 2024년 5월31일 이후 효력을 잃는다. 어떤 경우든 다음 지방 선거 전에는 바뀌게 된다. 이 규정에 대한 헌법불일치 결정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5년과 2019년에도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 그만큼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현행 정치자금법 6조는 후원회를 지정할 수 있는 사람을 지정해 놓고 있다. 국회의원(당선인 포함), 대통령 선거 후보자·예비후보자, 지역구 총선 후보자·예비후보자, 지방의원 후보자·예비후보자,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후보자 등이다. 여기서 지방의회 의원은 제외된다. 이 차별의 근거가 없음이 선언된 것이다. 그간 지방 정치 현장의 원성은 컸다. 국회의원의 경우 정치자금의 상당 부분을 후원회로 충당할 수 있다. 매년 1억5천만원, 선거 당해에는 최대 3억원을 모금할 수 있다. 지방의원은 선거 출마 시에만 일부 후원이 가능하다. 지역별 편차가 있지만 도의원 선거 비용은 통상 5천만~6천만원 선으로 알려진다. 현행 정치자금법에 의해 임기 중 후원받을 수 있는 금액은 최대 3천만원 이내다. 국회의원, 대통령 등 모든 공직 선거에서 지방 의원만 이렇게 각박하게 묶어 놓았다. 이 규정의 부당함은 이번 헌재 결정문에도 정확하게 정리되고 있다. “지방의원은 주민의 다양한 의사와 이해관계를 통합해 지방자치단체의 의사를 형성하는 역할을 하므로 이들에게 후원회를 허용하는 것은 후원회 제도의 입법 목적과 철학적 기초에 부합한다”며 “국회의원과 달리 지방의원을 후원회 지정권자에서 제외하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했다. 당연한 논지다. 만시지탄이다. 우리도 헌재 결정과 그 취지에 적극 동의한다. 조속히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 다만, 향후 개정 과정에서 감안해야 할 현실이 있다. 후원회 난립과 대가성 비리 우려 경계다. 이 역시 이번 헌재 결정에 소수 의견으로 잘 녹아 있다. “지방의원에게 후원회 설치·운영을 허용하면 대가성 후원으로 인한 비리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후원회 난립으로 인한 지역적 혼란이 야기되거나 주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위험이 있다...후원회 지정권자의 범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는 입법자가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고 했다. 여기에 더하고 뺄 말이 없다. 지방 정치에 참여할 출구는 열어야 한다. 난립·비위가 끼어들 틈은 막아야 한다. 국회가 이번에 헌재로부터 받은 과제다.

[사설] 고령친화시설 부족한 경기북부, 예산 타령 능사 아니다

한국은 이미 고령사회를 넘어 곧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7% 이상 차지할 때 고령화사회라고 하며,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다. 우리나라는 각각 2000년, 2018년에 고령화사회와 고령사회에 접어들었으며, 오는 2025년부터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다. 특히 경기 북부지역의 상당수는 이미 초고령사회가 됐다. 경기도와 도내 일선 시·군에 따르면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도내 시·군 6곳은 모두 경기 북부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즉, 만 65세 이상 비율이 전체 주민등록 인구의 20% 이상인 초고령지역은 연천군(28.1%), 가평군(27.8%), 양평군(27.1%), 여주시(23.4%), 동두천시(21.5%), 포천시(21.3%) 등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은 초고령사회에 걸맞은 고령친화시설이 부족해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경기연구원이 지난 2020년 발표한 연구자료에 의하면 가평군, 양평군, 포천시 순으로 노인여가복지시설 접근성이 아주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의 노인들은 노인여가복지시설에서 평균 19㎞ 떨어진 곳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복지시설 이용에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러한 실정임에도 경기 북부지역 지자체들은 효과적인 노후생활 대비를 위한 ‘고령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곳이 없다. 오히려 이들 경기 북부지역보다 노인 인구가 적은 경기 남부에 위치한 수원·용인특례시, 성남·안산·의왕·안양·하남·평택시가 조례를 제정, 고령친화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는 수원특례시, 부천·성남·의왕시 4곳을 고령친화도시로 인증해줘 경기 북부지역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경기 북부지역은 면적도 경기 남부에 비교해 넓으며, 재정상태도 열악해 고령친화도시 조성을 미루고 있다는 관계자들의 설명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핑계로 교통·주거환경 등 기반 시설의 전반적인 노후화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언제 고령친화도시를 조성할 수 있는가. 경기 북부지역 주민들은 경기 남부지역 비해 여러 가지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경기 북부지역을 경기북도로서 분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김동연 경기지사도 경기북도의 신설을 핵심 선거공약으로 제시, 조례까지 해당 상임위에서 통과된 상황이다 경기도와 경기 북부지역 지자체들은 경기북도 분도 주장만 내세우지 말고 우선 도와 지자체가 협력해 초고령사회가 된 경기 북부지역에 대한 고령친화시설을 대폭 확대하는 대책을 강력하게 마련, 추진해야 한다. 노인들이 불편함 없이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고령친화도시 조성에 있어 예산 타령만 하지 말고, 도와 해당 지자체는 적극적 의지를 갖고 노인 복지를 위한 정책을 우선순위에 놓고 공적 지원을 통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설] 도의원•정치인 출신에 엄했던 추궁/산하기관장 인사청문, 진일보했다

적어도, 겉으로의 모습에서 ‘제 식구 감싸기’는 없었다. 경기도 산하기관장 후보 인사 청문회에서 피부에 와 닿았다. 24일 개최된 청문회는 경기교통공사 사장 후보자,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원장 후보자,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 후보자 등 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우리의 관심은 이들이 지방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에 있었다. 도의원 출신이 후보자로 내정되면서 도민이 갖게 된 안 좋은 시선이 많다. 바로 이 부분이 청문회에서 상당 부분 추궁됐다. 건교위 청문회에 나선 경기교통공사 사장 민경선 후보는 경기도의원 출신이다. 유형진 의원(국민의힘·광주4)이 청문했다. “후보자는 과거 도의원을 지낸 바 있다. 도의원 경력으로 교통공사를 이끌 수 있는 전문성이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같은 당 허원 의원(이천2)도 비슷한 취지의 질문을 했다. “공공기관장을 정치적 발판으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 민 후보자가 “(도의원 때) 실무형 전문가라는 칭찬을 받았다”고 설명하면서 넘어갔다. 기관장 자리를 지방의원 도전에 발판 삼으려는 가능성에 대한 추궁도 있었다. 경상원 원장 조신 후보자에 대한 청문이다. “(정당 생활을 해온 이력이) 경상원이 편향적으로 운영되지 않을까 우려된다”(이병길 의원·국민의힘·남양주7), “후보자는 최근까지 지방선거를 준비했다. (정치적 거취에 대한) 신변 정리를 정확히 해야 한다”(김태희 의원·더불어민주당·안산2). 조 후보자는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소상공인을 위해 일하겠다”고 답했다. 국회의원 출신에 대해서도 검증은 날카로웠다. 경기도일자리재단 채이배 대표이사 후보자는 전 국회의원이다.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민생당을 거쳐 현재 더불어민주당에 적을 두고 있다. 남경순 의원(국민의힘·수원1)은 “(소속) 정당이 있는 상태에선 도의회와 소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적 편향 없이) 대표이사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렇게 보니 이날 청문 대상자가 다 도의원 출신 또는 정치인이었다. 앞서 우리는 경기도 산하기관장 후보에 경기도의원 또는 경기도 정치인 출신이 많음을 지적했었다. 연봉 1억원을 넘나드는 산하기관장 자리다. 도민의 일반적인 직업 분포 등을 따져 볼 때 도의원·도정치인의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 도의회 카르텔, 지방 정치 카르텔이라 보이지 않을 수 없다. ‘왜 나만 가지고 그러느냐’는 볼멘소리도 전해 오던데, 그렇게 볼 일이 아니다. 특정 후보를 지목하는 것이 아니다. 도민의 일반적 거부감을 전한 것이다. 24일 청문회가 이런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켰다고 보긴 어렵다. 소속이 다른 상대 정파 후보자만 공격한 흐름이 잡힌다. 실제 청문 강도가 높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평가하려 한다. 현직 도의원이 전직 도의원, 예비 정치 후보군, 전직 국회의원에 공개적으로 견제했다. 농담과 덕담으로 끝내던 과거 ‘그들만의 청문’보다는 분명 나았다. 이 정도 수준의 청문과 답변만으로도 도민의 불신은 적잖이 해소될 것이다. 청문회가 또 있다.

[사설] 고졸은 안 되는 청년행정인턴, 학력 차별 시정해야

취업난 속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 이른바 공시생들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청년행정인턴 프로그램도 호응을 얻고 있는데 응시자격이 대학생에 한정돼 고졸자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공무원이 되려면 대학 졸업이 필수가 아닌데 대학생들만 체험 기회를 줘 불공평하다는 지적이다. 청년행정인턴은 자치단체 개별 사업이다. 각 지자체가 여름·겨울방학 기간에 시청과 구청, 동 행정복지센터 등에서 한 달 동안 시행한다. 만 18~34세 대학생(재학생·휴학생)이 대상이다. 업무는 간단한 문서 작성이나 서류 정리 등이 대부분 이다. 업무수행 능력을 가늠하기보다 공직생활을 미리 경험해보는 취업 지원 제도다. 지원자들은 이 사업 참여를 통해 최저시급과 같거나 많은 임금에다 주휴수당까지 받는다. 취업 시 경력란에 사업참여 경력을 게재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때문에 ‘꿀알바’라고 불리며 선호도가 높다. 실제 청년행정인턴의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7월 수원특례시는 8 대 1(202명 모집에 1천500명 지원), 고양특례시 11대 1(88명 모집에 925명 지원), 동두천시 4.5 대 1(50명 모집에 145명 지원)의 경쟁률을 보였다. 문제는 대부분의 지자체가 청년행정인턴 대상을 대학생으로 한정, 고졸 청년들을 차별하고 있다. 고졸자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이는 사업주가 근로자 채용 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이나 학력 등을 이유로 차별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 고용정책기본법(제7조)에 위배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09년 학력 제한 금지를 권고했는데도, 앞장서야 할 지자체들이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본보가 이런 실태를 집중 보도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적정성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 앞서 전남 여수시와 광양시도 청년행정인턴 사업의 신청 자격을 대학생으로 제한했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차별이며 평등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냈다. 청년행정인턴은 고졸의 취업 준비생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 학력을 잣대로 어떤 일을 경험조차 할 수 없게 배제하는 것은 부당하다. 다행인 것은, 본보 보도 이후 청년행정인턴 지원 자격을 대학생으로 제한하지 않고 미취업 청년으로 바꾸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파주시가 나섰다. 수원특례시도 학력 제한 폐지를 도입할 예정이며, 포천시도 개선 여부를 검토 중이다. 지자체의 개선 조치는 상당히 바람직한 일이다. 이 같은 움직임이 경기지역 전체로 확대되고, 전국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

[사설] 청담동 등 거짓말 정치는 逆국정농단/경기도 유권자가 낙선으로 퇴출하자

‘청담동 첼리스트’를 비난할 수 있을까. 법률적 책임을 강제할 수 있을까.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거의 밝혀져 간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장관이 등장한 스캔들이다. 청담동의 고급 술집에서 향연이 있었다고 했고, 굴지의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30여명과 어울렸다고 했다. 의혹의 출발이 첼리스트 A씨의 입이다. 그가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수사한 경찰이 진술 내용을 전했다. ‘그 내용은 다 거짓말이었다’고 했다고 한다. A씨의 진술 외에도 거짓을 증명할 경찰 수사 결과는 많다. ‘고급 바’로만 알려졌던 술집을 경찰이 특정했다. 주인과 종업원들의 진술도 모두 확보했다. A씨의 휴대폰도 포렌식해 분석했다. 그 결과가 모두 ‘거짓말’을 향하고 있다. 당일 A씨는 오후 10시께 술집을 나섰다고 한다. 대통령이 참석했다는 오전 1~3시에 다른 곳에 있었다고 한다. 함께 있었던 사람까지 경찰은 확인했다고 한다. ‘빼도 박도 못할 증거’ 앞에 ‘거짓말’이 실토된 것 같다. 기본적으로 A씨의 사생활이다. 거짓말을 한 이유, 그날 밤 행적이 전부 그렇다. 평범한 남녀 사이에 있을 수 있는 다툼·갈등이다. 신문 귀퉁이 단신(短信)도 안 될 애정 싸움이다. 문제는 이걸 정부 전복의 무기인 국정농단으로 몰고 가려 했던 정치다. 10월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 감사장에서 김의겸 의원이 폭로했다. 훗날 김 의원과 민주당 측은 ‘질의도 못하냐’고 하던데, 말장난이다. 전 국민 앞에 녹취록까지 틀어 댄 대형 폭로였다.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녹취록을 또 틀었다. 국감장에서 틀었던 내용이다. 궁금하면 개인적으로 들으면 될 일이다. 그걸 최고위원회에서 방송사 모아 놓고 틀었다. 몰아가기 장인들이 가세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한동훈 장관이 문제 소지가 크고’ ‘대통령까지 같이했다면 문제’라고 했다. 우상호 의원은 ‘대통령 밤늦은 술자리 제보가 많이 온다’고 했다. 압권은 김성환 정책위의장이다. ‘제2의 국정 농단에 해당할 만큼 엄청난 사건’이라고 했다. 발언에 주목할 점이 있다. 하나같이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를 깔았다. 왜 그랬겠나. 진실에 대한 자신이 스스로 없었던 것이다. 거짓일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국정농단으로 끌고 가 보려는 ‘작업’을 해댄 것이다. 역(逆)국정농단이다. 박근혜 국정농단 추억을 살려 전 국민을 선동하려 했던 정치 공작이었다. 국정농단이라던 박 전 대통령은 징역 22년을 받았다. 그 논리면 역국정농단도 똑같이 중형에 처해야 맞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저들에겐 ‘면책특권’이라는 철갑옷이 있다. 어영부영 넘어갈 것이고, 계속 세비 받을 것이다. 근래 거짓말 정치의 공식이 이래 왔다. 이쯤 되니 방법은 하나다. 유권자가 퇴출시켜야 한다. 투표로 낙선시켜야 한다. 마침 2024 총선이 있다. 거짓말 정치인의 명부를 만들자. 그들에 대한 낙선 운동을 공개적으로 벌이자. 과거엔 부패·무능·지역이 정치를 망쳤다. 지금은 거짓말이 그 짓을 하고 있다. 거짓말 정치인이 어디 김의겸 의원뿐인가. 거짓말을 직업 삼는 정치인은 우리 주변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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