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남미 여섯 나라를 여행하면서 이 지역 사람들은 과거 식민 통치를 당한 아픈 역사가 있었음에도 그들은 주어진 현실에서 새로운 희망과 번영을 찾으려는 모습을 봤다. 고전 명작을 읽을 땐 지금의 나에게서 벗어나 타자 관점에서 자신을 성찰할 수 있고, 그들의 삶에 빠져들어 간접 체험을 함으로써 타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지적 호기심까지 충족시킬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고전 읽기처럼 여행 또한 자신이 사는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다른 문화와 환경 속에서 자기 모습을 뒤돌아볼 수 있고, 또한 타자의 삶 속에서 또 다른 세상을 체험함으로써 한 걸음 성숙한 지혜를 얻는다. 그뿐만 아니라 여행 중 작은 것도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그 대상과 연상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이어지고, 그 안에서 또 다른 세상을 만나는 기쁨도 얻을 수 있다. 해는 어느덧 뉘엿뉘엿 서산 넘어 사라지고, 오색찬란한 불빛이 올드시티를 물들이자 화려한 옷을 차려입은 마리아치들이 우니온 정원 주변으로 몰려든다. 오늘은 과나후아토 역사 지구 북쪽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언덕길을 걸으며 높은 데 사는 현지인의 모습을 보았다. 멕시코 독립투쟁에 공을 세운 피필라 동상이 있는 전망대까지 둘러보다 보니 30여리나 걸었다. 오늘도 피로가 몰려들지만, 새로운 만남에서 얻은 기쁨으로 뇌가 만든 천연 마약 엔돌핀이 피로를 날려버린다. 문득 디오게네스(Diogenes)가 한 말이 떠오른다. “시간은 인간이 쓸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라”라고 했다. 오늘도 소중한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지도에 새로운 점 하나를 찍었다. 내일도 또 다른 기회의 순간을 찾아 카이로스(Kairos)의 시간을 즐길 기대에 젖는다. 박태수 수필가
칠보산은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된 다년생 식물 칠보치마의 자생지이며 개구리알을 볼 수 있는 습지를 품고 있다. 또한 산자락 메타세쿼이아 숲과 황구지천을 거느린 그린벨트로 인해 아직 전원풍경이 살아있는 곳이다. 오래전 나는 칠보산 자락에서 도토리 교실을 만났다. 기울어진 낡은 한옥이었다. 이곳의 마을 공동체는 환경운동과 시민농장을 일구며 주민들과 야학까지 하는 사랑방으로 존재하고 있었고 환경을 주제로 전시를 하기도 했다. 필자도 참여해 본적이 있는 아주 재미있는 마당이었다. 이런 도토리 교실을 15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이가 자작나무라고 불리는 이진욱 선생이다. 그는 대기업에서 중견 관리자로 근무했으나 천성이 자연인이라 사직하고 이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한 그는 신춘문예 작가이기도 한 시인이다. 수행자이거나 구도자처럼 도시 농부의 길을 가는 그의 미소가 늘 신선하다. 그를 따르는 자연 속 아이들과 도시 농부들과 텃밭을 일구며 생태 글쓰기, 자연물 목공 교실, 숲 생태프로그램도 하며 까망이(흑염소) 몇 마리와 청계 몇 마리와 토끼들과 함께 살아간다. “봄이 오면 땅을 일구고 밤하늘 빛나는 별을 심는다. 아주 먼 곳에서 가져온 오랜 씨앗을 파묻는다”라고 쓴 그의 시집, ‘별을 심는 농부’처럼....
간호법 제정안 통과를 둘러싸고 보건의료 직역 간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경기도간호사회를 포함한 간호법 제정 추진 범국민운동본부 경기지역 23개 단체가 최근 성명을 발표하고 간호법 국회 통과를 환영했다. 이들은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간호법은 간호의 질과 환자 안전, 간호돌봄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법률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간호법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는 데 보다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간호법을 통해 간호사 근무 환경이 개선되고 업무에 대한 법적 보호를 받게 되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는 데 보다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간호법 제정에 반대하는 의사협회와 간호조무사협회 등 보건의료연대 소속 단체들이 우려하는 직역 업무 침해에 관해선 “간호법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와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정책협약과 대선공약으로 간호법 제정을 약속해 제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발의했다”며 “여야와 보건복지부가 국회에서 4차례에 걸친 법안심사를 통해 간호법은 보건의료 관련 직역의 업무를 침해하거나 위헌적 요소가 없다는 것을 충분히 검증했다”고 덧붙였다.
메디체크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지부(본부장 김계환)는 최근 대한적십자사 경기혈액원과 ‘사랑 나눔 헌혈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사랑 나눔 헌혈 캠페인’은 헌혈 가능 인구 감소로 부족한 혈액 공급에 도움이 되고자 건협 경기지부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됐다. 김계환 본부장은 “소중한 혈액과 따뜻한 마음을 전달해준 직원들과 시민들께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헌혈캠페인을 비롯해 우리 이웃에게 온정을 나눌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화성에는 장안문, 팔달문, 창룡문, 화서문 등 네 곳의 문이 있다. 방위로 보면 북문, 남문, 동문, 서문이다. 네 곳의 문은 규모에 차이가 있을 뿐 제도나 구조는 모두 같다. 문의 제도는 크게 육축, 문루, 옹성으로 나눌 수 있다. 문루는 육축 위에 놓여 있다. 육축은 등변 사다리꼴 형태로 매끈하고 큰 돌로 쌓은 부분을 말한다. 한가운데를 뚫어 성 안팎을 드나드는 통로로 사용한다. 좌우 경사진 부분에는 돌계단이 놓여 있다. 속은 잡석으로 채워 놓았다. 문루란 육축 위에 지은 집을 말한다. 장안문과 팔달문은 2층 중층 문루고 창룡문과 화서문은 1층 단층 문루다. 중층 문루는 보기만 해도 그 규모가 압도적이다. 특히 팔달문 문루는 육축 위에서 220년을 버텨온 것이다. 이런 대규모 크기와 무게의 건축물이 원지반이 아닌 8m 높이로 만든 인공지반인 육축 위에서 아무 이상 없이 유지된 것은 기적에 가깝다. 그래서 문루의 건물 기초가 궁금해진다. 문루 기초는 인공지반 육축 위에 있을까? 아니면 원지반 육축 아래 바닥에 있을까? 답은 “육축 아래 원지반에 있다”다. 답을 듣자마자 여러분은 바로 답이 틀렸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문에 올라가 보면 문루 기초석이 육축 위 기둥 밑에 분명히 보이기 때문이다. 장안문과 팔달문은 대원주석 18개씩, 창룡문과 화서문은 중원주석 10개씩 설치돼 있다. 육축 구조를 좀 더 살펴보자. 팔달문의 경우다. 물이 나는 터라서 14척 깊이로 땅을 파서 진흙, 모래, 회 다짐으로 지반을 강화했다. 그 위에 안팎으로 매끈하게 다듬은 무사석을 쌓고 그사이에 잡석을 채우며 다져 만든 것이 육축이다. 한마디로 육축은 사람이 만든 인공지반이다. 잡석은 30cm씩 한 층 한 층 층다짐을 했다. 모두 인력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이지만 충실하게 다짐을 했을 것이다. 이렇게 만든 인공지반 위에 문루를 세웠다. 문루는 2층 나무구조로 거대한 지붕과 함께 무게가 큰 구조물이다. 무거운 목조 문루와 인공지반의 특성으로 보면 문루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적으로 침하, 이완, 파괴가 발생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실제 전쟁에 의한 파괴만 있었고 자연적 파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의 시공 품질이 매우 뛰어났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과연 시공을 잘해서 문제가 없던 것일까? 이 또한 “아니요”다. 여기에는 공사 외에 정조의 비법이 숨겨져 있다. 어떤 비법일까? 의궤 권6 실입에 그 비법이 보인다. 다름 아닌 ‘은주석’의 존재다. 실입이란 실제 사용된 자재나 인력을 상세히 기록한 것이다. 은주석이 장안문에 271덩이, 팔달문에 272덩이, 창룡문에 109덩이, 화서문에 108덩이가 사용됐다고 기록돼 있다. 은주석은 ‘마루 밑 또는 방 밑 등 보이지 않는 곳에 사용하는 석재’로 설명하고 있다. 크기는 면 크기 사방 3척(93cm), 높이 1척2촌(37cm)이다. 은주석이 문루 기초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필자는 육축 아래 원지반부터 육축 위 기둥 기초 밑까지 은주석이 놓여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육축 속에 묻혀 있어 어느 문에서도 실물을 확인할 수 없으니 확정하기에 난감하다. 2013년 팔달문 해체보수 후 발간된 준공 자료집에도 기둥 기초석과 주변 잡석만 보인다. 이제부터 보이지 않는 밑 부분을 찾아 하나씩 범위를 좁혀 보자. 1단계로 ‘사용한 시설물’로 좁혀 보자. 화성 시설물 전체를 확인해 보니 은주석을 사용한 곳은 문 네 곳뿐이다. 따라서 은 주석은 ‘문루에 필요한 것’이라고 확정했다. 2단계로 ‘사용한 부재’로 좁혀 보자. 팔달문이 272덩이, 창룡문이 109덩이를 사용했다. 용어 사전에 사용처가 ‘마루 밑’이라 했는데 문루 마루 밑은 기둥이 전혀 필요 없는 구조이므로 사용 범위에서 제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문루 기둥 밑이다. 간단히 검증을 해보자. 만일 은주석이 기둥 밑에 사용되는 것이라면 기둥 개수와 육축 높이가 은주석 사용량과 상관관계가 있다. 팔달문과 창룡문을 비교해 보자. 창룡문은 기둥 개수가 팔달문의 55%이고 육축 높이는 팔달문의 80%로 종합하면 44%에 해당한다. 은주석 사용량은 40%다. 따라서 은주석은 ‘문루 기둥에 필요한 것’이라고 확정할 수 있다. 3단계로 ‘사용된 위치’를 확정해 보자. 은주석 1개 높이는 1척2촌이다. 팔달문에 272덩이가 사용됐으므로 사용한 은주석 총 길이는 326척4촌이 된다. 문루 기둥이 18개이므로 기둥 1개당 은주석 사용 길이는 18척이 된다. 육축 높이가 22척으로 약 4척의 차이가 발생한다. 같은 계산으로 창룡문도 4척 차이가 생겼다. 차이 4척은 육축 위 원주석 높이(두께)다. 따라서 은주석이 사용된 위치는 문루 기둥 밑이란 것이 밝혀졌다. 결론은 ‘육축 아래 원지반부터 육축 위 기둥 밑까지’ 은주석을 사용한 것이다. 은주석을 연속해 쌓은 것이다. 눈에 보이는 기초는 육축 위 기둥 밑에 있으나 사실상 기초는 육축 아래 원지반에 있다. 실제 기초와 보이는 기초 사이에 ‘보이지 않게 묻혀 있는 은주석’이 문루 하중 전체를 땅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것이 인공지반 위에서 팔달문 문루가 버텨온 비밀병기였다. 육축 속에 보이지 않게 심어 놓은 은주석에서 정조의 품질경영을 엿보았다. 이강웅 고건축가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전국 주요 사찰 65곳은 오늘부터 방문객들에게 관람료를 받지 않는다. 대한불교조계종 산하인 이들 사찰은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하거나 관리하며 방문객들로부터 ‘관람료’를 받아왔다. 4일 조계종이 공개한 ‘문화재 관람료 감면 대상 사찰 및 제외 사찰 명단’에 따르면 낙산사. 백담사, 월정사, 법주사, 무량사, 수덕사, 불국사, 석굴암, 분황사, 통도사, 화엄사, 해인사 등이 포함됐다. 경기·인천지역에서는 용주사, 신륵사, 자재암, 용문사, 전등사 5곳이 포함됐다. 그러나 보문사, 고란사, 보리암, 백련사, 희방사 등 5곳은 제외됐다. 이들 5곳은 문화재보호법상 시·도지정문화재 보유 사찰로 광역지자체 지원 대상에 포함, 국고지원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앞서 문화재청과 조계종은 이날부터 적용되는 문화재보호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문화재 관람료 감면 시행에 나선다고 밝히며 지난 1일 ‘불교문화유산의 온전한 보존 및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개정된 문화재보호법은 국자지정문화재 소유자 또는 관리자가 관람료를 감면할 경우, 정부(지자체)가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도 올해 예산에 관람료 감면에 따른 지원 예산 419억원을 확보했다. 문화재청은 국가지정문화재 소유자나 관리단체로부터 내달 말까지 관람료 감면 비용 지원 신청서를 받는다. 문화재 관람료는 1970년부터 국립공원 입장료와 통합됐다. 국립공원 입장료가 2007년 1월 폐지됐음에도, 사찰측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별도로 받아 공원 탐방객들과 갈등을 발생하기도 했다. 조계종측은 "문화재관람료의 전격적인 감면 시행은 그동안 자연공원 등에서 문화유산의 보존과 계승을 비롯해 생태계 보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던 사찰의 사회적 공헌과 공익적 가치를 평가받게 된 것에 대한 결과"라고 밝혔다.
호텔로 향하는 길에 조그만 포켓 공원 벤치에 앉아 바로 앞 팔레트를 손에 들고 있는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데, 무리 지어 이곳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이 동상을 둘러싼다. 뜻밖에도 가이드를 통하여 동상 주인이 멕시코 화폐 500페소에 새겨진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멕시코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y Frida Kahlo)다. 그는 1900년대 초반부터 1950년대 후반까지 활동한 사실주의 화가로 입체적이고 감각적인 화풍에 멕시코 특유의 정신을 잘 구현한 예술가로 높이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의 아내 프리다 칼로(Frida Kahlo) 역시 화가로서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뮤즈이자 떼어놓을 수 없는 인생의 동반자였다. 멕시코 500페소 화폐 전면에는 디에고 리베라가 뒷면에는 프리다 칼로가 새겨진 것을 볼 때 이들이 멕시코 예술에 끼친 영향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한다. 이처럼 화폐에는 그 나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과 상징성이 돋보이는 유적을 새기는 것이 보편적이다. 여행하는 나라의 화폐만 잘 살펴보아도 그 나라 역사와 유물, 주요 인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듯이, 멕시코 화폐에도 예외 없이 주요 인물과 유적이 새겨져 있다. 과나후아토 구시가지는 과거 콜로니얼시대 에스파냐의 식민 통치를 당한 안타까운 역사의 산실이다. 그러나 후손들은 선조의 아픈 역사를 뒤로하고, 여러 나라에서 이곳을 찾은 관광객을 상대로 삶을 이어간다. 아이러니한 현실이지만 그들에게 과거는 이제 잊어버린 역사가 됐는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서 그들의 삶을 받아들이며 미래를 향한다. 박태수 수필가
Q.힘든 문제가 있어 상담을 받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보니 학교 wee클래스나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알게 됐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찾아가려고 하니 내가 말한 이야기를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다 알게 될까 봐 겁이 납니다. 비밀은 지켜지는 건가요? A. 힘든 상황을 털어놓고 해결하려고 상담할 수 있는 기관을 찾은 용기를 정말 응원하고 싶습니다.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는 함께할 때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막상 찾아가려고 하니 걱정이 되시나 봅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 상담은 비밀보장을 원칙으로 합니다. 상담에서의 비밀보장이란 상담활동에서 상담자와 내담자(상담을 받는 사람)가 나눈 이야기를 내담자 동의 없이 가족, 친구, 학교 등 제3자에게 이야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말합니다. 비밀보장은 내담자의 사생활뿐 아니라 안전보호를 위해 상담자와 내담자가 맺는 의무적인 약속입니다. 이러한 비밀보장 원칙은 상담동의서와 관련 학회의 윤리강령에도 명시돼 있습니다. 상담기록(내용) 역시 이러한 비밀보장 원칙을 기반으로 외부에 알려지지 않기 때문에 보험 가입이나 진학 또는 취업에 불리하게 작용되지 않습니다. 단, 예외적으로 상담의 비밀이 지켜지지 못하는 때도 있습니다. 한국상담학회에 따르면 ①내담자의 생명이나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 ②내담자가 감염성이 있는 치명적인 질병이 있다는 확실한 정보를 가졌을 경우 ③법적으로 내담자에 대한 정보 공개가 요구되는 경우에는 내담자를 보호하기 위해 정보 공개 목적에 맞는 최소한의 정보만이 공개됩니다. 이처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모든 상담 내용은 안전하게 비밀보장이 유지되니 상담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wee클래스,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방문해 도움을 받으시면 됩니다. 박영선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아동 놀권리 인식개선교육’에 참여할 대상자를 4일부터 선착순 모집한다. 올해 3년 차를 맞이하는 아동 놀 권리 인식개선 교육은 교육 대상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교육 과정이 구성됐다. 영·유아 양육자, 초등 저학년 양육자, 보육 교직원 및 초등 돌봄 기관 종사자로 대상자를 세분화했으며, 이론과 실습으로 구분해 분야별 전문 강사가 교육을 진행한다. 개인 대상 교육은 놀이의 중요성, 놀이 방법 등으로 구성됐다. 기관 대상 교육은 아동 놀이의 가치와 놀 권리의 중요성, 일상 속 다양한 놀이 방법 등이 마련됐다. 인식개선 교육은 5월부터 7월까지 개인 대상 20회, 기관 대상 20회 이어진다. 양육자(예비 부모 포함), 기관 종사자, 아동 관련 분야의 활동가 등 교육에 관심 있는 경기도민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경기도여성가족재단 교육 누리집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당신에게 가정은 어떤 의미인가요. 누군가에게는 팍팍한 현실 속 따뜻한 안식처이자 유일한 ‘내 편’,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풀리지 않는 숙제이자 무거운 굴레일 수도 있을 겁니다. 가족의 범위가 유연해진 만큼 다양한 형태의 답변이 나오겠지요. 경기일보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이슈M>을 통해 오늘날 되새겨야 할 가정의 의미를 짚어봅니다. 가정의 위기, 가정의 해체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을 진단합니다. 편집자주 부천에 거주하는 이서윤씨(가명·21)를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이끈 건 안락하고 단란한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는 가정위탁 제도를 통해 아기 때부터 가슴으로 낳아준 또 다른 엄마의 손에서 20년을 자랐다. 정작 자신이 이 집안 출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기까진 한참이 걸렸다. 안락한 보금자리를 제공해 준 위탁모는 딸을 끔찍이 아끼고 사랑했다. 할머니, 이모와 삼촌 역시 이씨를 각별히 여겼고 언제나 환대의 마음으로 아이를 대했다. 법적인 관계는 동거인이지만, 서류상으로만 유효할 뿐 그 의미는 휘발된 지 오래다. 한민희씨(가명·43·용인)는 첫 아이를 어렵게 낳은 뒤 유산과 사산을 거듭해왔다. 제대로 품지 못하고 가버린 아이들을 향한 안타까움과 간절한 마음은 위탁아동들과 연결됐다. 그가 2015년 7월 처음 데려온 아기는 다섯 달가량을 함께하고 원가정으로 무사히 복귀시켰다. 이어 그해 12월 베이비박스에 있던 무연고 A군을 가정위탁해 양육했고 지난 2021년 성장하기에 부적합한 환경에 놓여 있던 또 다른 아기 B양을 가슴으로 품었다. 한씨는 “가정, 가족의 뜻이 어떤 사람에게는 부부 사이에서 나온 혈육이나 입양 등 하나의 의미로 떠오를지 모르지만, 원가정이 회복되길 기다리며 그동안 아이들을 양육해주는 우리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지 않나 싶다”며 “성장이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원가정이든 새로운 가정이든, 자신의 자리를 찾을 때까지 밝고 바르게 크도록 든든한 울타리가 돼주고 싶다”고 밝혔다. 부모의 가출, 이혼, 수감, 학대 등으로 가정의 해체가 늘어나면서 갈 곳 잃은 아이들에게 일시·장기적으로 보금자리가 돼주는 가정위탁 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03년 정식 도입된 가정위탁제도는 친부모의 손길이 사라진 아동이 일정 기간 가정에서 보호 받도록 하는 제도다. 입양과 달리 아동이 원가정으로 돌아가기까지 성장을 돕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한다. 가정 해체를 방지하고 친가정의 양육 능력 회복을 돕는 역할도 하는 셈이다. 2021년 기준 경기도 1천459가구, 인천 366가구가 가정위탁에 참여하고 있다. 김영심 숭실사이버대 아동학과 교수는 “저출생 시대에 아이를 낳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미 세상에 나온 아이부터 무사히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어른 세대가 마련해줘야 한다”면서 “원가정의 회복을 기다리고, 아이들에게 가정의 품을 느끼게 해주는 위탁가정에 대한 사회적 인정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