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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일인데 생각난다.쓰레기 봉투값이 올랐다. 인상 폭이 아주 컸다. 기억에 두 배는 됐을 거다. 시장 결정이었다. 시민 불만이 컸다. 주부들은 분노했다. 그래도 시장은 꿈쩍 안 했다. 풀어 가는 논리가 이랬다. ‘쓰레기 봉투값을 올려야 한다. 그래야, 가격에 부담을 갖는다. 그러면, 쓰레기 배출량이 줄 것이다. 결국, 환경을 살리는 길이다.’ 소신이 워낙 강했다. 거의 시민을 교육하는 수준이었다. ‘그리 알고 따라 오라’였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KBS 마감 뉴스에 출연했다. 쓰레기봉투를 들고나갔다. 역시 자신 있게 설명했다

오피니언 | 김종구 | 2021-02-24 21:19

사건의 책임자는 한찬식 검사장이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라 명명됐다. 전직 장관, 현직 수석이 대상이었다. 압수수색 팀이 청와대까지 갔다. 모든 언론이 그의 입을 지켜봤다. 약속은 수사 전부터 있었다. 취소할 이유가 없었다. 서로 한계는 지켰다. 사건을 말하지 않았다. 기억에 남는 관련 발언은 딱 두 개다. “증거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나온다.” “내 검사 생활이 여기서 스톱(끝날) 할 수도 있다.” 하긴, 더 없는 귀띔이었다.6개월 뒤, 그 불길한 예상은 맞았다. 2019년 7월 말, 그에게 전화가 왔다. 검찰총장이었다.

오피니언 | 김종구 주필 | 2021-02-17 21:07

사면 받은 이의 자세는 아니었다. “새로 선출된 김대중 대통령을 중심으로 밤낮 가리지 않고 열심히 뛰면 이 경제의 대난이 선진조국 건설의 신화를 창조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다.” 흡사 현직 대통령의 대국민 훈시다. 기자가 교도소 생활 어땠냐고 물었다. 유머까지 섞어 답한다. “교도소 생활이라는 게, 여러분은 교도소 가지 마쇼. 내가 그거만 얘기하고 싶습니다.” 안양교도소 나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 그는 아직 몰랐다.그게 마지막 대통령 놀이였다. 그 후론 들어줄 국민도 없었다. 보호 없인 다닐 수도 없었다. 허튼 유머에 웃어줄

오피니언 | 김종구 주필 | 2021-01-27 20:13

“한 마디로 말해서 부르주아지는 종교적 및 정치적인 환상으로 가려진 착취를 노골적이며 파렴치하고 야수같은 착취와 바꿔 놓은 것이다.” 칼 마르크스가 말했다. 공산당 선언(1848년)에서다. 부르주아지에 대한 분노가 이글거린다. 노골적인 착취 집단, 파렴치한 착취 집단, 야수 같은 착취 집단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 정서가 그대로 결론으로 이어진다. ‘자본가 타도!’, ‘생산 수단 몰수!’. 벌써 30년 전에 묻힌 고서(古書)다.그제, 대법원 양형위원회 의결이 있었다. 산업안전보건법 양형을 손봤다. 강화된 형량이 살벌하다. 원래 징역

사설 | 김종구 주필 | 2021-01-13 19:37

술 먹으면 안 됐다. 술 팔아도 안 됐다. 임금의 명령, 어명(御命)이었다. 금란방(禁亂房)이 잡으러 다녔다. 영조(英祖)의 목적은 이거였다. ‘식량으로 술 빚지 마라.’ 효과 없이 끝났다. ‘마침내 능히 금할 수 없었다”(실록ㆍ영조 46년 1월26일). 250년 지났다. 또 한 번의 금주령이다. 시장(市長)의 명령, 행정명령(行政命令)이다. 상시 단속반도 뜬다. 목적은 분명하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행정명령의 시대다. 전쟁도 못 막던 종교까지 막았다. 먹고살겠다는 식당도 닫았다. 사람이 사람 만나

오피니언 | 김종구 주필 | 2021-01-06 19:45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편지를 보냈다. 수신자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들이다. 공수처장 임명에 협조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야당 원내대표의 편지니 내용이야 뻔하다. 예상대로 표현 하나하나가 독하다. “살아 있는 권력을 견제하기는커녕, 살아 있는 권력의 사냥개가 될 것이다.” “(공수처 출범에 동의해 준다면)모두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렇게 단정하고 있다. ‘공수처는 정권 편.’여권의 밀어붙이기도 거침이 없다. 12월 초 대통령이 워딩으로 다그쳤다. “2021년 새해 벽두에는 공수처가 정식으로 출범할 수 있길

오피니언 | 김종구 주필 | 2020-12-30 19:49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총괄단장이 말했다. “수도권에서 운영되고 있는 임시선별검사소를 통해서 오늘 기준으로 해서 286명의 확진자를 찾아냈다…이런 방식으로 ‘숨어 있는’ 감염자들을 찾아내게 되면 확진자의 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생각한다.” 언론도 임 단장 표현을 그대로 옮겼다. “감염된 줄 몰랐는데…이런 ‘숨은 확진자’ 5일만에 286명 찾아냈다.” ‘숨은 확진자.’ 언제부턴가 써온 표현이다. 맞는 말일까.‘숨다’는 동사(動詞)다. 사전 속 의미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보이지 않게 몸을 감추다’다. ‘hide’란 의미를 갖는다.

오피니언 | 김종구 주필 | 2020-12-23 20:51

코로나 병상은 이미 거덜났다. 경기도의 중증 환자 병상 0개다. 인천도 0개다. 타지 이송도 이미 시작됐다. 그제 경기도 환자 6명이 전라도로 갔다. 아무 연고도 없는 목포일 것이다. 지자체는 정부 믿기를 포기했다. 서울시가 컨테이너를 개조했다. 경기도는 대학 기숙사를 통째로 빌렸다. 홈 케어까지 준비해 놓고 있다. 홈 케어가 뭔가. 정상적 의료행위 포기다. 최악의 상황일 때 하는 선택이다. 이게 오면 안 되는데, 목전까지 왔다.백신만 바라본다. 미국 백신 개발에 환호했다. 영국 할머니 접종에 박수쳤다. 어떤 신문은 이렇게 썼다.

오피니언 | 김종구 주필 | 2020-12-16 19:49

지금도, 뿌연 연기가 생생하다. 소독차가 아이의 집을 에워쌌다. 집이 온통 소독 구름에 덮였다. 마을 사람들이 수군대며 지켜봤다. 아이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이유는 곧 밝혀졌다. 콜레라였다. 아이 동생이 걸렸다고 했다. 안 그래도 외딴 집이었다. 간혹 가던 이웃까지 발을 끊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일렀다. ‘그 집 애랑 놀지 마라’ ‘콜레라 걸린 집이다’. 시간이 흘러도, 노△△은 여전히 ‘콜레라 걸렸던 아이’였다.군(軍)이 행정하던 시절이다. 방역도 독재였다. 집단 이익이 우선됐다. 개인 권리는 없었다. ‘5학년 1반 노△△

오피니언 | 김종구 주필 | 2020-12-09 20:30

다들 파격이라 말했다. 그럴만 했다. 내부 승진이었다. 20년 근무 직원을 앉혔다.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가. 도내 소상공인들을 쥐락펴락하는 자리다. 도지사의 경제 철학을 현장에 투영하는 자리다. 넉넉한 연봉에 후한 대접도 받는 자리다. 관행은 그렇지 않았다. 지사 측근들이 갔다. 경기도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선임 관행은 그렇게 바뀌었다. 민선 7기 인사가 준 첫 이미지였다. 이재명 지사다운 개혁이라는 평이 따랐다.참 좋았던 기억인데. 까먹는 일이 생겼다. 11개월짜리 산하기관 갈등이다. 1월에 경기도 체육회장 선거를 했다. 이원성씨가

오피니언 | 김종구 주필 | 2020-12-02 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