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신보·경기의료원·여주문화재단·양평공사 / 짜고 친 직원채용, 실업자들에는 더 없는 罪惡이다
[사설] 경기신보·경기의료원·여주문화재단·양평공사 / 짜고 친 직원채용, 실업자들에는 더 없는 罪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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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채용비리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벌인 전수 조사 결과다.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이뤄졌다. 국민권익위원회,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등이 합동으로 참여했다. 조사 대상 공공기관만 1천205개다. 조사 기간, 규모 면에서 전례 없는 대대적 조사였다. 그간 개별적으로 떠돌던 채용비리설과는 차원이 다르다. 수사의뢰와 징계까지 취해진 개연성 높은 비리다. 그래서 발표 내용 하나하나가 주는 무게가 다르다.

심하다고 판단된 행위와 기관은 수사의뢰됐다.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도의료원, 여주세종문화재단, 양평공사 등 4곳이다. 정도는 덜하지만, 비위가 명백한 행위들은 징계 요구됐다. 대진테크노파크, 경기복지재단, 경기일자리재단, 남양주도시공사, 성남도시개발공사, 성남문화재단, 파주시설관리공단, 안양창조산업진흥원 등 8곳이다. 이들 기관에서 발생한 전체 채용 비위가 130여건에 달한다. 내용이 기가 막힌다.

한 기관은 직원 자녀를 입사시키려고 서류 전형의 배점을 조정했다. 평가도 객관적 기준 없이 멋대로 채점했다. 이렇게 서류전형을 통과시킨 자녀에게 면접관들은 1등을 줬다. 또 다른 기관은 직원 자녀를 위해 부당한 인사위원회까지 구성했다. 외부 인사를 빼고 전부 내부 직원만으로 꾸렸다. 이러고도 맘이 놓이지 않았는지, 아예 해당 직원과 친분이 있는 직원을 앉혔다. 합격했음은 물론이다. 특정한 사람을 내정해놓고 형식적인 채용 절차를 진행한 일도 있다. 기간제 직원으로 채용했다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슬그머니 정규직으로 전환해줬다. 공공기관의 일자리를 가업 물려주듯 한 것이다.

다른 구직자에 남은 건 절망뿐이다. 서류 전형 배점을 직원 자녀에 맞춰서 조정해놨는데 ‘빽’ 없는 지원자가 어떻게 통과하겠나. 응시자 부모의 직장 동료가 들어와 평가하는 면접인데 ‘줄’ 없는 지원자가 어떻게 고득점을 받겠나. 어렵사리 준비한 전공 실력, 영어 공부, 경력이 쓸모없어지는 것이다. 개인기업이었어도 이런 비리가 있었다면 난리 났을 것이다. 하물며 도민 혈세로 만들고, 운영되는 기관이다. 그 배신감은 말로 못한다.

우리는 채용비리에 대한 마녀사냥식 접근을 경계했다. 기관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 비난은 위험하다고 지적해왔다. 개인 기업의 채용과정에 개입하는 국가 공권력의 부당함도 우려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사례들은 별개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에서의 채용 비리다. 대대적인 조사 결과로 걸러진 확인된 채용 비리다. 비난해야 맞고 처벌돼야 맞다고 본다. 사법처리와 징계과정까지도 철저히 추적해 가려 한다.

2019년 1월 청년 실업률 8.9%. 37만8천명의 청년들이 지금도 힘들어하고 있다. 경기신보ㆍ경기의료원ㆍ여주문화재단ㆍ양평공사는 이런 청년들이 단 하루라도 출근하고 싶어하는 꿈속의 직장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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