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쇳가루 비’ 또 뿌려댄 부천열병합발전소 / 필요한 건 사죄가 아니라 민간 합동 조사다
[사설] ‘쇳가루 비’ 또 뿌려댄 부천열병합발전소 / 필요한 건 사죄가 아니라 민간 합동 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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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차라리 쇳가루 비라고 봐야 할 듯하다. 본보가 입수한 사진을 보면 그 정도가 심하다. 차량 전체가 쇳가루 분진에 벌겋게 변했다. 차 한 대에서 모은 쇳가루만 종이컵 반을 채웠다. 미세먼지 ‘나쁨’ 주의보가 내릴 때도 이 정도는 아니다. 더구나 다른 것도 아닌 쇳가루다. 그 유해성이 먼지나 황사와 비교되지 않는다. 주민들은 차를 덮은 쇳가루를 보고 ‘소름이 돋았다’고 증언했다. 두세 개 동네를 덮친 재난이다.
발생한 곳은 부천시 삼정동 부천열병합발전소다. 지난 2일 오전 삼정동과 약대동, 내동 일부 지역을 뒤덮었다. 주민들이 즉각 발전소를 찾아갔고 발전소 측 책임을 확인했다. 최근 한 달여 간 이곳에서는 환경오염배출물질저감시설 공사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수분으로 인한 부식 때문에 쇳가루 분진이 발생했다. 이 쇳가루가 굴뚝을 통해 인근 지역으로 날아갔다는 것이 발전소가 설명한 재난 발생 원인이다.
발전소 운영기관인 GS파워 측이 쇳가루 분진 배출에 대해 사과했다. 적절한 피해 보상을 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30여 명의 대표단이 발전소를 방문해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피해보상은 물론, 발전소 폐쇄 및 이전까지 요구하고 있다. 발전소 측이 세워놓은 증설 계획(2022~2028년)의 중단도 요구하고 있다. 일회성 배상 주장과 공장 폐쇄 및 이전 요구가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주민들의 요구를 과하다고 보지 않는다. ‘쇳가루 비’ 재난이 이번에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7년에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당시에는 수천여만원의 합의금을 지급한 뒤 발전소와 주민들이 합의했다. 일시적인 사고라는 발전소 측 입장을 믿어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반복적인 사고다. ‘대형 보일러’가 문제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하지만 그 보일러가 또다시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주민 불안이 당연히 커질 법하다.
안 그래도 열병합발전소에 대한 국민 불안은 크다. 나주, 제주, 원주에서 잇따라 문제가 되고 있다. 건립 반대 운동이 있었거나 진행 중이다. 그때마다 등장하는 것이 미세먼지 발생량이다. 기관에서는 법적 한도를 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주민들은 법적 한도가 인체 무해를 보장하는 건 아니라고 맞선다. 무엇을 소각하느냐는 중요한 문제도 있다. 결국, 지역민에게 열병합발전소는 건립부터 가동이 모두 불안한 대상이다.
부천열병합발전소는 여기에 쇳가루 분진 사태까지 반복된다. 지역민의 불안이 타지역보다 배가될 수밖에 없다. 이걸 이해하고 가야 한다. 열병합발전소를 중단하라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발전소 전체에 대한 안전 진단을 하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부천열병합발전소에서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기는지, 기계 노후화의 실상이 어느 정도인지 밝히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과 결론이 주민에 공개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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