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칼로 난도질한 듯 앙상한 가로수"…'흉물 가로수' 정비 대책 시급
"마치 칼로 난도질한 듯 앙상한 가로수"…'흉물 가로수' 정비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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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가지치기 작업을 마친 수원시 장안구 광교동 광교산로의 가로수 수백여그루가 초록빛 초목으로 가득한 현재까지도  마치 고사된 듯 앙상하게 뼈대만 남아있어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시범기자
지난달 가지치기 작업을 마친 수원시 장안구 광교동 광교산로의 가로수 수백여그루가 초록빛 초목으로 가득한 현재까지도 마치 고사된 듯 앙상하게 뼈대만 남아있어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시범기자

“자연 속에서 힐링하려고 찾아왔는데 칼로 난도질당한 듯 뼈대만 남은 가로수만 눈에 들어오네요”

최근 수원 광교산과 안산갈대습지공원이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전지(剪枝ㆍ가지치기)’ 작업으로 흉물로 변했다는 지적이다.

18일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로에 들어서자 가지 하나 없이 앙상한 벚나무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 나무는 줄기와 굵직한 가지 몇 개를 제외하면 작은 이파리 한 장도 붙어 있지 않은 마치 장작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김장용 무처럼 일자 단면으로 정확히 잘린 나무의 줄기 바로 위로는 전봇대를 연결하는 고압 전선이 늘어져 있었다. 전선과 나무가 맞닿지 않도록 가로수를 전지(剪枝ㆍ가지치기)했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이같이 뼈대만 남은 앙상한 가로수 모습을 본 등산객들은 흉물로 변한 가로수에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등산객 A씨(57)는 “평소에도 자전거를 타고 광교산로를 자주 왕복하는데 그때마다 여기저기 잘라진 앙상한 가로수가 눈에 들어와 씁쓸하다”며 “고압 전선 탓에 가지치기해야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늘막 등 가로수 본연의 구실을 못할 정도로 훼손하는 건 너무하다”고 주장했다.

가지치기 작업을 마친 안산갈대습지공원 가로수 수십여그루가 마치 고사된 듯 앙상하게 뼈대만 남아있어 지나친 전정작업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시범기자
가지치기 작업을 마친 안산갈대습지공원 가로수 수십여그루가 마치 고사된 듯 앙상하게 뼈대만 남아있어 지나친 전정작업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시범기자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고압선 전류가 흐르는 전선과 가로수가 지속적으로 마찰 시 화재 및 합선 등의 위험이 있어 의도적으로 줄기와 굵은 가지만 남기고 전지한 것”이라며 “안전과 미관 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전지 방법 등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안산갈대습지공원 역시 광교산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이었다. 습지공원으로 이어지는 길목 한 편에 수십 그루의 가로수가 서 있었지만 역시나 앙상하게 가지만 남은 모습이었다.

시화호지킴이로 알려진 환경운동가 최종인씨(65)는 “가로수가 전선과 맞닿아 위험하다면 당연히 전지해야 하는 게 맞지만, 습지공원 가로수는 작은 가지는커녕 이파리 하나 남기지 않고 모두 잘라버렸다”며 “심각하게 훼손된 가로수는 공기 정화, 온도 조절 등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해 인근 생태계 변화 등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안산시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고성 산불이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만큼, 혹시 모를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국전력 측이 전지작업을 한 것”이라며 “화재 등 안전사고 위험에 대비하려는 것이지 자연 훼손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구재원ㆍ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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