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기고]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오거
권오거

최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서는 비상구 등 안전관리 강화 필요성의 대두로 “비상구 폐쇄 등 위반행위 신고포상제”를 집중 홍보하고 시행중에 있다.

“비상구 폐쇄 등 위반행위 신고포상제”란 다중이용업소, 판매시설, 복합건물, 노유자시설 등의 대상물에 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을 폐쇄ㆍ훼손하거나 무단으로 변경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그 주위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 피난 및 소방 활동에 지장을 주는 행위에 대해 시민들이 직접 신고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포상을 통해 비상구 확보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고 안전의식을 확산시켜 화재로 인한 인명 및 재산피해를 경감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최근 3년간 비상구 폐쇄 등 위반행위 신고현황을 살펴보면 2016년 31건, 2017년 54건, 지난해 125건이 접수 됐으며, 현장 확인을 통해 실제 신고자에게 지급된 포상금은 77건, 385만 원 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경기도에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확산을 위해 올 3월 조례개정을 통해 신고대상 확대, 포상금 상한액 폐지와 신고자격을 완화하는 등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책적 취지에 어긋나게 비상구 폐쇄행위와 장애물 적치 등 신속한 피난에 방해가 되는 위반사항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라는 법언이 있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그 권리로 인한 혜택이 부여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통용되지만, 주어진 권리에는 의무가 따른다는 말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소방에서 생각하는 의무란 대상물의 관계인이 개인의 사익을 추구함에 있어서 공공의 안전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해 소방시설을 제거하고 소방시설의 유지·보수를 소홀히 하거나 원래 목적 외 사용을 위한 비상구 폐쇄와 그 주변에 물건을 적치하는 행위는 화재 발생 시 인명피해로 직결 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소탐대실의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이러한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한 예방책이 바로‘비상구 폐쇄 등 위반행위 신고포상제’이다. 비상구 신고 포상제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관계인의 경각심 고취와 자율 안전관리 의식을 함양하여, 유사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안전망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소방서에서 적절한 화재안전대책과 예방활동을 진행한다면 더 이상 위법행위로 인한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는 반복적인 기사는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지난해 밀양 세종병원 화재 등 관계인의 안전의식 부재와 소방시설에 대한 관행적인 소홀함으로 인한 대형 참사를 우리는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鑑古戒今(감고계금=옛날의 잘못을 거울로 삼아 오늘날에 그런 잘못을 다시 하지 않도록 경계함)하여 반복되는 참사를 막고 안전의 근간을 확립하는 안전한 대한민국, 안전한 경기도가 되길 소망한다.

권오거  용인소방서 재난예방과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연예 2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