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돗물 사태는 100% 人災”… 정부원인조사단 중간 조사 결과 발표
“붉은 수돗물 사태는 100% 人災”… 정부원인조사단 중간 조사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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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상수도사업본부 무리한 수계전환
탁도 수치 등 조직적 은폐 정황도
환경부 장관 “감사요청, 처벌 요구”
박남춘 인천시장이 18일 ‘붉은 수돗물’ 피해 지역인 서구 당하동의 한 소화전 수돗물 검사에서 나온 붉은 불순물을 바라보며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조주현기자
박남춘 인천시장이 18일 ‘붉은 수돗물’ 피해 지역인 서구 당하동의 한 소화전 수돗물 검사에서 나온 붉은 불순물을 바라보며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조주현기자

인천지역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는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의 무리한 수계 전환과, 수질 탁도(수돗물 오염 수치)의 조직적인 은폐 등으로 일어난 인재로 밝혀졌다.

환경부는 18일 정부원인조사단의 중간 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공촌정수장 물 공급을 중단하고 인근 수산·남동정수장 물을 끌어오는 수계전환 작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적수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공촌정수장에서 서구와 영종지역으로 수돗물을 공급할 때는 자연유하방식(상부에 있는 물을 중력을 이용해 아래로 흐르게 하는 것)으로 공급한다. 하지만, 이번 수계전환 시, 상수도본부는 수산정수장의 물을 역방향으로 공급했다.

역방향 수계전환을 하려면 관 흔들림 등 영향을 줄이기 위해 정방향 수계전환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물질 발생 여부를 확인한 후, 수질에 문제가 없을 때 공급량을 늘려야 한다. 통상적으로 수계전환은 10시간 정도의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절차를 지키지 않고 10분 만에 밸브를 개방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유량을 1시간당 1천700㎥에서 3천500㎥로 증가시킴에 따라 유속도 종전 1초당 0.33m에서 0.68m로 배 이상 증가했다.

이때 상수도관에 있던 침전물이 떨어져 검단·검암지역 공급됐고 공촌정수장이 재가동하면서 해당 침전물이 영종도와 강화도로 유입됐다는 게 조사단의 설명이다.

초동대처도 실패했다. 조사단은 수계전환과정에서 발생한 침전물이 공촌정수장 정수지와 흡수정에 유입, 다시 공촌정수장을 가동하면서 해당 침전물이 가정으로 공급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는 해당 지역의 탁도계 고장으로 정확한 탁도 측정을 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탁도계 고장과 공촌정수장 수질 탁도 수치 등을 조직적으로 은폐한 정황도 드러났다.

지난달 30일 오후 9시 38분~자정까지 탁도(물의 부유물 정도)가 종전 평균보다 최고 3배 이상 상승했지만, 인천시 사고대책수습본부에 보고 하지 않았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인천시 사고대책수습본부가 꾸려진 지난 5일 전후로 탁도 이상 징후를 시에 직접 보고해야 했지만 알리지 않고 은폐했다.

결국, 시는 5월 30일~6월 13일까지 15일간 공촌정수지와 흡수정에 대한 정화작업 없이 말관 방류에만 매달리며 초기 대응 골든타임을 놓쳤다.

낭비한 수돗물도 약 10만t(1억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5월 30일부터 지난 17일까지 15만7천t의 수돗물을 소화전에서 방류했다.

시 관계자는 “탁도 상황을 상수도사업본부 내 급수부장까지만 보고한 것으로 안다”며 “보통 1주일정도면 적수 문제 등이 정상화됐기 때문에 이를 은폐하고 시간을 끈 것”이라고 말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이날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17일 사고 현장 점검에서 담당 공무원이 답을 제대로 못 할 뿐 아니라 나쁜 말로 하면 거짓말하는 것도 느꼈다”며 “인천시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고 담당자 처벌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시의 수계전환 사전 대비도 미흡했다. 국가건설기준에는 상수도 수계 전환 시 수계전환지역 배관도, 제수 밸브 등에 대한 대장을 작성한 후 현장조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시는 지역별 밸브 조작 위주로만 계획을 세우는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밸브 조작 단계별 수질변화의 확인 계획도 수립하지 않아 이번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 밖에도 수돗물 이동 경로였던 북항분기점에서 밸브를 열었을 때 일시적으로 정수탁도가 증가했지만, 공촌정수장에서는 별도의 조치 없이 물을 공급했다.

조명래 장관은 “담당 공무원이 매너리즘에 빠진 건지 문제의식 없이 수계전환을 했다”며 “그에 따라 발생할 여러 문제점이 충분히 예상 가능한데 무리했다. 거의 100% 인재”라고 지적했다.

주재홍·이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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