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高임금에 농사 막막”
“외국인 근로자 高임금에 농사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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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화성 등 도내 농가 가보니… 인력난에 깊은 한숨
최저임금 인상에 월급제 요구, 일손 부족해도 고용 포기
농업연수생 구하기도 ‘별따기’… 어르신들 힘겨운 작업
안산에서 농사를 짓는 한 농부가 25일 “일손이 없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데 이마저도 인건비가 크게 올라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농민들의 실상을 너무 모른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안산에서 농사를 짓는 한 농부가 25일 “일손이 없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데 이마저도 인건비가 크게 올라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농민들의 실상을 너무 모른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일손은 부족한데, 외국인 근로자는 임금이 턱없이 높은데다 월급제까지 요구하니 막막할 따름입니다.”

25일 오후 4시께 안산시에 위치한 Y씨(68)의 방울토마토 농장. 제철을 맞은 방울토마토의 수확을 위해 인부들로 활기를 띠어야 할 비닐하우스에는 Y씨의 노부부와 70대 어르신 등 단 3명이 힘겹게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하우스 7개 동(5천300㎡)을 운영하기엔 부족한 인력이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부 고용에 부담을 느낀 Y씨는 소일거리를 찾는 마을 어르신에게 소정을 품삯을 주고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함께 작물을 수확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Y씨의 농장에서 하루 수확하는 방울토마토는 100㎏ 정도 되는데, 인건비가 치솟으면서 점차 수지 맞추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작황이 좋지 않거나 방울토마토 값이 내려가면 인건비 주기도 빠듯하다.

Y씨는 “무더위에 하우스 일을 하려는 내국인은 없으며, 외국인 근로자도 인건비가 너무 비싸 고용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출하 일정이 앞당겨져 일손이 급할 때 외국인 근로자를 찾지만, ‘월급제가 아니면 일할 수 없다’고 거절해 난감하다”고 손사래를 쳤다.

인근에서 열무와 얼갈이배추를 재배 중인 K씨(66)도 높은 인건비에 한숨을 내쉬기는 마찬가지였다. 35개 동, 2만㎡ 규모의 비닐하우스를 운영 중인 K씨의 농장에는 9명의 근로자가 함께 일한다. 이 중 70대 어르신 1명을 제외한 8명은 모두 외국인 근로자였다. 하지만 6명의 외국인 근로자는 취업비자가 없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관광비자를 받아 입국한 외국인들을 불법인 줄 알면서도 고용했기 때문이다.

K씨는 “지금 농촌에는 일 할 사람이 없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위해 정부에 외국인 농업연수생 신청을 했지만, 대기번호가 1천 번 대라 포기 상태”라며 “농장 운영을 위해 하는 수 없이 관광비자를 받은 외국인들을 저임금으로 고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K씨는 “농가 대부분이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불법으로 (외국인을) 고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안산시와 인접한 화성시는 논농사를 짓는 1만 가구 농업인의 평균 나이는 약 65세로, 급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농사 규모가 크지 않아 대부분 가족끼리 농사를 짓지만, 모내기 철이나 추수철 등 농번기에는 인력 수요가 몰려 외국인 인부 구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화성에서 논농사를 짓는 J씨(52ㆍ여)는 “최저임금제로 외국인도 내국인과 똑같은 임금을 주고 있지만, 농사일이 고되 얼마 버티지 못하고 떠나 인력난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말이 통하지 않고 일도 서툴지만, 일손이 모자라 어쩔 수 없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대해 국승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인을 저임금으로 고용하는 시대는 지났다. 외국인도 내국인에 준하는 처우를 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라며 “최저임금 상승 등 농업 경영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농가들이 현 상황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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