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애국의 방법, 국민의 선택에 맡겨야
[기고] 애국의 방법, 국민의 선택에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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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를 부정한다면서 최근의 한국은 인민재판식의 여론몰이가 성행하여 어떤 사태가 벌어질 때마다 선과 악을 규정지어 놓고 이를 따르라며 강요하는 분위기가 늘고 있다.

이번 한일 간의 사태에도 ‘일본여행을 하지 마라’, ‘일본물건을 사지마라’는 등 국민 개개인의 자유로운 행동을 막아서며, 그것만이 국민이 보여야 할 애국의 길인 양 하고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한일관계를 끝장내자는 의견도 있고, 아니 좀 더 협력하며 상생하자는 의견도 있다. 한때 독재에 저항하거나 북한을 거론하기만 해도 국가보안법으로 처단되던 시대처럼, 일본이 잘못했다 지적하면 애국이고 한국이 잘못했다 지적하면 매국이라는 그런 논리는 적절치 않다. 산업계의 상황도 동향도 파악하지 못하고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온 정부의 잘못은 남 탓으로만 돌릴 정도로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

침략을 획책하는 것도, 침략을 초래해 국민을 도탄에 빠트리는 것도 정치가로, 선량한 국민은 모두 희생자이다. 정치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한일양국 모두 비슷하다. 이런 때일수록 양국 정치가들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잘못된 정치에는 따를 수 없다며 양 국민이 좀 더 협력하며 민간교류의 강건함을 보여야한다고 생각하는 자도 있다. 여행을 가서 의연함도 보이고 필요한 물건은 구입해 신뢰도 보이며 일본인에게 성숙한 한국인의 모습을 보이자는 주장도 있는 것이다. 애국이라는 이름하에 행해야하는 국민의 책무가 있다면 이는 국가가 법으로 정하면 되는 것이고, 법에 위반되지 않는 사안에 대해서는 국민의 자유로운 선택에 맡겨야 한다. 애국의 방법이 모두 같을 수는 없다. 전쟁조차도 찬성 쪽이, 아니 반대쪽이 애국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언론 등이 객관성을 잃고 한쪽을 선택하도록 잘못된 정보를 줘서도 안 되지만, 어느 세력도 선동이나 강요를 하는 행위는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일반국민들이 뉴스에서나 제공받는 정보로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국제관계를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금번 일본의 조치를 통해 그 내막이 드러나고, 세계에 없어서는 안 될 경쟁력확보의 절실함을 느꼈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자급자족할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산업사회가 언제 어떻게 재편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는 형태로 가져간다는 사고는 실현가능성도 희박하지만 위험부담도 커 옳지 않다. 석유가 나오지 않듯이 모든 자원이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준비하고 대비한들 이루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국제무역외에 답이 없다. 상호의존적인 세계의 산업계가 원만히 돌아가도록 국제무역질서가 준수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한국 산업계의 오늘이 외국의 자본과 기술 위에서 이루어졌고 한국의 수출입 모두 외국에 의존하는 현 상황에서, 한일양국의 무역질서가 무능과 폭거의 양 정부 탓에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한일관계는 생존이 걸린 현재를 잘 관리해나가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상호 이해와 양보 없는 태도로는 한일관계를 풀어나갈 수 없다. 과거에 대한 정리는 우리의 결단에 달려있다. 우리도 승자의 모습을 익혀야할 시점이다.

모세종 인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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