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엔 말로 상처 주지 맙시다”
“이번 추석엔 말로 상처 주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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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적 영역 중시 젊은층 친족 간 대화 기피
소셜 분석 ‘결혼·공부·취업’ 스트레스 유발 1~3위
학계 “가족 관계에서도 윤리·예의 새 정립 필요”

“안부도 못 물어보면 어떤 대화를 하라는 건지” vs “아무리 친지라도 사생활을 침범하는 건 싫어”

모처럼 온 가족이 둘러앉는 풍요로운 한가위, 덕담을 주고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단란한 명절 모습은 줄어들고 최근에는 젊은 층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겠다며 자리를 피하는 추세다.

온라인에서는 소위 ‘명절 잔소리 메뉴판’까지 떠돌면서 ▲다이어트ㆍ스타일 등 외모 ▲입시ㆍ졸업 등 공부 ▲연봉ㆍ적금 등 재산 등 지적과 질문을 하려면 ‘돈’을 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올해 이른 추석이 다가온 상황에서 ‘안방 싸움’을 부를 수 있는 최대 화두는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 임명에 대한 의견이나, 일본 불매운동에 대한 찬반 등으로 보인다.

지난달 청와대가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뒤 후보자의 딸이 부정입학 의혹에 휩싸이면서 검찰 수사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세대별ㆍ정치성향별 견해차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앞서 7월 일본 정부가 한국에 수출 규제 조치를 했고, 이 반발로 전국적인 불매운동 및 반일집회가 벌어지고 있어 가족ㆍ친지 간 이슈가 될 수 있다.

추석 연휴를 맞기 전부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모님이 일본 제품을 사용하거나 여행을 가려고 해 계속 부딪힌다”, “조국 때문에 뉴스를 볼 때마다 가족끼리 싸운다”는 등 글이 쇄도하는 중이다.

이와 함께 성 역할을 구분하는 가족 간의 호칭과 관련된 언급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기혼 여성은 연령과 상관없이 남편의 형이나 동생에게 ‘아주버님’, ‘도련님’, ‘아가씨’라고 부르지만 기혼 남성은 아내의 형제에게 ‘처남’, ‘처제’라고 불러 성차별적 요소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서다.

이에 여성가족부는 이번 추석을 맞아 배우자의 손아래 동기는 이름이나 이름에 ‘씨’를 붙여 부르고, 친할아버지나 외할아버지 대신 모두 ‘할아버지’, ‘할머니’로 부르자는 등의 새로운 호칭 사용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울러 SK텔레콤이 소셜 분석 서비스 플랫폼 ‘스마트 인사이트’를 활용해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17년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대화 주제로 결혼ㆍ공부ㆍ취업이 각각 1~3위를 차지했으며, 2018년엔 ‘시월드’가 새로운 스트레스 요인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명절 신(新)풍속’에 대해 윤인진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생각이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여 정치 얘기를 하면 논쟁이 벌어지고 결국 감정싸움으로 번지기 쉽다”며 “굳이 명절에 분열을 야기하는 주제로 대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윤 교수는 “개인의 인권과 사적 영역이 중시되는 만큼 가족 관계에서도 윤리와 예의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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