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리시, 농산시장 주차원 해고 막아줘라
[사설] 구리시, 농산시장 주차원 해고 막아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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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얘기일 수 있다. 흔한 얘기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냥 넘길 얘기는 아니다. 힘들게 일하던 사람들이 실직하게 됐다. 관련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일이 없어졌다. 회사는 일없으니 나가라고 한다. 인건비를 줄이게 됐으니 경영 개선이라고 자평한다. 수년 또는 십수 년 일하던 사람들이다. 변변치 않은 수입에라도 매달리던 서민이다. 업무 자동화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충돌이다. 이걸 그냥 지나쳐야 하는 것인지 고민해 보자.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에 닥친 칼바람이다. 구리농수산물공사가 관리하는 시장이다. 공사는 구리시가 77%, 서울시가 23% 지분을 갖고 있다. 올 상반기에 신임 사장이 취임했다. 경영 개선을 위해 도입한 변화가 여럿 있다. 그 가운데 주차 관리 무인 시스템도 있다. 지금까지 운영하던 주차정산소 10개소를 7개로 줄였다. 30명이 일하던 업무가 9명 분량으로 줄었다. 공사 측은 감원을 통보한 상태다. 내년에 9명이 떠나야 할 상황이다.
업무 자동화는 필수적으로 인력 감원으로 이어진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공사 입장에서는 충분히 시행할만한 구조조정이다. 하지만, 이 방법밖에 없는지에 대한 고민은 남는다. 더구나 공적 자금이 투입된 공사(公社)다. 서울시나 구리시 모두 고용창출을 핵심 시정으로 삼고 있다. 그런 시정 목표와 맞지 않는다. 서울시가 해고하는 것이고, 구리시가 해고하는 것이다. 법률적으로는 아닐지라도 시민의 정서적 판단은 그렇다.
여기서 다른 시의 사례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몇 달 전부터 수원시 쓰레기 수거 현장에 특이한 모습이 등장했다. 쓰레기 수거 차량이 종이 상자를 가져가지 않는다. 심지어 수거한 종이 상자들을 일정한 장소에 내려놓는다. ‘폐지 줍는 노인’들에 양보하는 것이다. 하루 벌이 몇천 원에 매달리는 노인들을 위한 배려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누구 하나 이를 잘못된 행정이라고 공격하지는 않는다.
안승남 구리 시장이 추진하는 ‘8·8·8 행복정책’이 있다. 8시간 근무하고, 8시간 자기 계발 및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활동하고, 나머지 8시간은 휴식한다는 내용이다. 이 캠페인 속에도 일자리 나누기에 대한 의지가 강조돼 있다. 초과 근무 폐지로 발생하는 예산 절감 효과를 일자리 나누기에 쓰겠다는 구상이다. 이 정도의 의지를 가진 시정(市政)이라면 ‘정산 직원 9명’을 길바닥에 쫓아내지 않아도 될 혜안을 낼 수도 있을 거라고 본다.
사기업의 첫째 경영 목표는 원가 절감이다. 사람을 줄여야 한다. 공기업의 첫째 경영 목표는 고용 창출이다. 직원을 늘려야 한다. 적어도 2019년 대한민국에서는 그렇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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