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실이면 민주주의 파괴다
[사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실이면 민주주의 파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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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 청와대의 변명은 차라리 안하느니 못하게 됐다. 대변인, 수석 할 것 없이 말이 다르고 어긋난다. 해명이라고 내놓는 말들이 자고 나면 뒤집힌다. 한마디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 분노를 넘어 안쓰럽다. 송병기 울산 경제부시장의 말과 황운하 대전지방 경찰청장의 말과 청와대의 말이 서로 다 다르다. 사건의 진상을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조국 전 수석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자살한 특감반원이다. 그들은 입 다물고 있고 내용을 제대로 알 리 없는 대변인만 바보가 됐다.
청와대를 압수수색했으나 별 도움도 못 되는 자료를 받은 검찰은 이제 사생결단의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다. 당시에는 긴가민가하는 사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진실로 뒤바뀌는 일들이 일어나곤 한다. 김태우 전 청와대 수사관과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의 양심선언이 그것이다. 언젠가는 밝혀진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까닭은 국가권력을 사유화하고 선거조작을 통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문 대통령이 구체적 과정을 몰랐다 하더라도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 정권의 매우 일관성 있는 패턴은 비리가 들통 나면 일단 잡아떼고, 궤변으로 합리화한다. 그리고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린다. 넘어가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으면 정권의 나팔수들을 총동원해 아니라고 부정한다.
국민은 이번 사건을 보면서 현 정권이 왜 선거법을 개정하고 공수처를 만들려고 하는지 알게 됐다. 나라가 어떻게 되든지 내년 총선에서 지면 끝장이라는 생각뿐이다. 이름도 복잡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독일에서 다시는 히틀러 같은 독재자가 나오지 못하도록 특정정당의 독점을 막기 위해 만든 것이다. 정의당 등 군소정당과 연합해 정권을 유지하겠단 속셈이다. 경쟁이 치열하더라도 공정하게만 이뤄진다면 패자는 승복한다. 선거의 룰을 바꾸는 문제를 제멋대로 하려니 문제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그렇게도 하고 싶으면 검찰총장을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으면 된다. 공수처를 그렇게 설치하고 싶으면 공수처장도 마찬가지로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으면 야당도 반대하지 않는다.
진보 성향의 원로 정치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9일 학술회의 기조 강연에서 “한국 민주주의가 위기다. 위기의 본질은 한국 진보의 도덕적·정신적 파탄”이라고 규정했다. 우리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낙타의 등을 부러뜨리는 것은 마지막 작은 지푸라기’란 말이 있다. 인내의 한계점에 왔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분노를 우습게보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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