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시의회, 면도날 예산심의 저버렸다
[사설] 인천시의회, 면도날 예산심의 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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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천시의회는 사상 최대 규모의 2020년 인천시 본예산을 지난 13일 확정했다. 최종 11조2천616억 원으로 당초 시가 제출한 예산안보다 24억3천만 원이 늘어났다. 2019년도 본예산과 비교하면 1조1천512억 원이 늘어났다. 인천시의 위상을 보여주는 예산규모로서 자랑스럽게 여기며 반길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을 살펴보면 시 의회의 정치적 행태에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시의회의 본질적 기능은 시민을 대신해서 집행부를 견제하고 불요불급한 예산의 낭비를 막아 시민의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의회에서의 최종 본예산은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일부 삭감해 결정한다. 면도날 같은 심의를 통해 낭비적인 예산을 찾아내서 시민의 요구가 반영되지 못한 부분에 지원 편성하는 것이 그 역할이다. 그러나 인천시의회는 지역구 챙기기에 급급한 행태를 보이며 그 기대를 저버렸다.
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바쁜 채 긴급복지지원 대상을 도울 수 있는 복지예산을 삭감했다.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하지도 않은 지역구 사업을 예결위 계수조정 안건에 신규로 57개를 편성했다, 의회 사상 초유의 쪽지예산 증액 사태로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조차 반발했고 의원총회까지 소집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 때 수정안을 내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표결을 통해 본회의 수정안을 부결시켰다. 스스로 문제를 인식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결정을 지켰다.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 의원들의 행태는 시민을 무시하는 안하무인의 절정을 보여준 것이다.
시민을 무시하고 지역구 챙기기에 급급한 인천시의회의 행태는 지하도상가관련 운영조례의 개정에서도 재연됐다. 불법 전대와 양도·양수 등을 허용해 현행법을 어기며 10년 이상 정부 지적을 받아 온 관련 조례는 행정안전부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과 충돌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 재의요구가 불가피한 사안이다. 현행법 위반 사항을 근원적으로 시정하지 않으며 오는 2020년 4월 총선을 의식한 ‘법적으로 무리한 안건 처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남춘 시장을 비롯해 시 집행부에서 정부와 협의한 원안대로 통과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표를 의식한 수정가결안은 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무책임한 수정안 가결은 인천시의회의 무사안일과 안하무인의 절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서도 시정은커녕 자기들의 정치적 입장만 강조하면서 자기정치에 몰두하는 일부 시의회 의원들의 행태는 점입가경이다. 지난 13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8명의 시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지역민원과 신상발언에 열을 올렸다. 상임위와 예결위를 통해 예산안의 심도 있는 심사와 적재적소의 예산배분이 이뤄져야 함에도 끝까지 자기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은 더욱더 안타까운 모습이다. 진정으로 시민의 뜻을 섬기며 서민의 복지를 따뜻하게 챙기는 인천시의회는 불가능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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