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게 시신 인수조차 거부당한 쓸쓸한 죽음…복지사각지대 무연고 사망자
부모에게 시신 인수조차 거부당한 쓸쓸한 죽음…복지사각지대 무연고 사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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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가족과 연락 단절… 시신 인수 거부 부지기수
지자체 “가까운 지인이 장례 치르는 법 제도 방안 필요”

“마지막 가시는 길이 쓸쓸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난 16일 오전 11시30분 수원시 영통구의 한 다리 아래에서 A씨(40)가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A씨의 거주지는 불분명했다. 구청에서 A씨의 가족을 어렵게 찾아 사망 소식을 알렸다.

하지만 가족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가족들이 시신을 인수하도록 보낸 관련 등기가 반송되고 연락이 닿지 않으면서 14일로 한정된 시신 인수 통보 기한의 시일만 줄어들고 있다. 이 시일이 소진되면 사실상 가족이 시신 인수를 거부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A씨는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차가운 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

앞서 지난 8월 안양시에서도 40대 탈북민이 외로이 세상을 떠났다. 기초생활수급자 B씨(45)는 안양시 만안구의 한 고시원에서 홀로 생을 마감했다. 방 안에 덩그러니 놓인 술병과 유서만이 그의 마지막을 짐작케 했다. 사망 소식을 접한 B씨의 가족은 묵묵부답이었다. 시신 인수를 거부한 가족의 뜻에 따라 B씨는 쓸쓸한 길을 떠나야 했다.

오랜시간 가족과 연락을 단절한 채 일정한 거처 없이 떠돌다 세상을 떠나는 무연고 사망자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무연고 사망자 중 상당수는 오랫동안 가족들과 단절된 관계, 가족들의 경제적 이유 등의 이유로 시신 인수를 거부당하고 있다.

3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4년 1천379명에 머물다 지난해 2천447명으로, 최근 4년 동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무연고 사망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일선 현장에서는 서류상 가족이 아닐지라도 가까운 지인이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내 일선 지자체 관계자는 “혼자 사는 가구가 많아지는 만큼 가족 해체와 붕괴 현상 심화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서류상 가족 관계가 아니지만 고인과 가까운 지인이 장례를 치를 수 있는 방안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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