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저출산·고령화·인구절벽, 新일자리가 출산의 열쇠”
[인터뷰] “저출산·고령화·인구절벽, 新일자리가 출산의 열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영수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대한민국 인구·소비의 미래’ 저자

■한국이 유독 출산율이 낮다. 저출산 원인이 무엇인가?
과거 고도성장의 시기는 지나갔다. 지금은 각자도생의 때다. 그 누구도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이자 지지부진한 저성장의 시대다. 이런 상황에선 그 누구도 자신을 돌봐주지 않는다. 그저 각자 알아서 살아가야 한다. 이런 사실을 청년들이 피부로 깨달은 것이다. 고도성장을 맛봤던 과거 세대처럼 젊음만 믿고 결혼하고 자식을 낳기엔 현재 세대에겐 미래는 아무런 보장이 없다. 청년들이 살기 위해 출산파업을 선택한 것이다.

■정부가 수십 년간 내놓은 인구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인구정책 자체가 난센스다. 정책으로 결과를 뒤집기에는 인구정책은 어마어마한 재정과 긴 시간이 든다. 정치권은 집권 기간, 결과물을 보고 싶겠지만, 최소 20년이 지나야 결과가 나온다. 이러다 보니 저출산의 근본적 해결보다 표로 직결되고 결과가 빨리 나오는 노인정책에 집중한다.

우리에겐 인구절벽을 막을 기회가 있었다. 합계출산율이 7명이던 시절, 산아제한 정책을 추진하자, 1983년 출산율이 인구유지선인 2.1명 아래로 떨어졌다. 이때 출산장려 정책으로 전환했다면 상황이 변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출산 대책이 나온 것은 20여 년이 지난 2002년이다. 그 후 20여 년간 장려 정책을 폈지만, 합계출산율은 오히려 2018년 0.98명으로 떨어졌다. 1.3명 아래로 내려가면 국난(國難)이다.

■2020년이 분기점이라고 했는데, 무슨 의미인가?
올해부터 베이비붐 세대들이 고령화된다. 맏형격인 1955년생이 만 65세로 법정 노인이 된다. 71만 명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생산가능인구 나이에 속했던 이들이 고령화되면서 사회 경제적 부담이 늘어날 것이다. 지금 청년들이 중년으로 접어드는 2030년이 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고령화는 더 심각해지고, 생산인구는 줄어든다.

■답답한 현실이다. 대안은 무엇인가?
진정성과 인식변화가 우선이다. 저출산, 고령화, 인구절벽을 피상적으로 얘기한다. 미래에 언젠가 대처해야 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안일하게 생각한다. 인구문제는 지금 현존하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문제다.

우선, 청년의 선택을 진심으로 응원해야 줘야 한다. 결혼, 출산은 그들에게 생존과 직결되는 선택이기에 존중해야 한다. 저출산으로 대변되는 인구문제는 인식변화가 우선돼야 해서 돈을 많이 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저출산과 고령화를 받아들이고 이후 새로운 삶의 형태를 모색해봐야 한다. 다양한 고용형태, 다양한 욕구와 충족이 만나는 플랫폼을 이용해 일자리를 더 만들어야 한다.

인구문제의 당사자성을 가장 잘 느끼는 것은 가계와 기업이다. 앞으로 문제 해결에는 민간 기업에 달렸다. 이들이 블루오션을 찾고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야 한다. 온갖 것을 연결하는 아마존 같은 기업이 나와야 한다. 제조업을 더 대우하는 정책도 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이 발전하고 협업할 수 있는 정책으로 변환해야 한다.

지역이 잘 살아야 인구절벽을 해소할 수 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을 떨어뜨리는 지역은 서울이다. 2018년 기준 해남군이 1.886명이지만, 서울은 0.761명이다. 지역의 젊은이들이 서울로 오는 순간,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자원을 놓고 수많은 사람이 경쟁하니 사회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고향 동네가 잘살면 굳이 서울로 갈 필요가 없다. 젊은이들이 고향에서 잘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인구절벽을 해소할 방법이다.

민현배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