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극찬한 ‘코로나 진단시약’… 질본이 거부
대통령 극찬한 ‘코로나 진단시약’… 질본이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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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벤처기업 ‘긴급 사용 승인’ 신청… 평가조차 안해
‘검사시간 6시간→20분 단축’ 국군의학硏 기술 이전
해외선 10만건 수출 의뢰… 질본 “전문가 회의서 결정”
▲ 질병관리본부의 신청 공고문

문재인 대통령이 극찬한 ‘코로나19 검사 시약’이 국내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해외 시장으로 떠밀릴 위기다.

해당 벤처 기업이 질병관리본부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했지만 질본은 대상이 아니라며 평가조차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들은 국내 위기 극복을 위해 자체 역량을 응집하고 있지만 정작 방역 당국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9일 질병관리본부와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질본은 지난 1월 말 ‘코로나19 유전자 검사 시약 긴급 사용 승인을 위한 평가 신청’을 공고했다.

국내 코로나19 검사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날 기준 누적 검사 19만6천600여 건)에서 검사 역량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기존 체계로는 업체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사용 허가를 득하려면 행정 절차ㆍ임상 시험 등 2~3년이 소요되지만 코로나19 사태처럼 긴급 상황에 따른 사용 승인 시 2~3주면 허가가 나온다.

지난달 말 공고 기간이 끝난 가운데 수십 개 업체의 신청서가 접수됐다. 이중 현재까지 4개 업체가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으며, 추가 업체를 승인하기 위한 평가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신청 업체 중에서 ‘아이원바이오(경기도 성남시 소재)’는 지난 4일 ‘신청 반려 처리’라는 공문을 질본으로부터 받았다. 기본적인 서류 심사조차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문제는 해당 업체의 검사 시약이 기존 제품을 웃도는 기술력으로 문 대통령이 ‘조기 상용화’까지 간접 지시했다는 점이다.

아이원바이오의 검사 시약 기술은 국군의학연구소로부터 이전받은 것으로,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국군대전병원을 방문해 “국군의학연구소에서 현 검사 시간(6시간)을 20분까지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새로운 검사법을 개발해서 승인 요청 중이라 듣고 왔다”며 “그것이 바로 조기에 상용화되면 검사 속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독려한 바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기대한 제품에 대해 질본은 ‘승인 평가 대상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반려처리했다.

질본이 공고문에 명시한 평가 대상은 ‘실시간역전사중합효소연쇄반응법(RT-PCRㆍ온도 변화를 통한 DNA 증폭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도출)’이지만 아이원바이오의 제품은 ‘RT-LAMP-PCR(RT-PCR과 마찬가지이지만 등온 상태에서 DNA 증폭)’ 기술에 기반을 뒀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아이원바이오 측은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으로부터 받은 기술 검토의견서(RT-LAMP-PCR은 기존 PCR의 원리를 이용,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시간 단축 등 매우 유용)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아이원바이오 관계자는 “긴급한 국가 질병 재난 상황에서 질본은 기존보다 향상된 기술 도입에 앞장서야 하지만, 이처럼 소극적인 행정을 펼친다면 우리 같은 벤처기업은 계속 장벽에 막힐 수밖에 없다”며 “최근 우리 기술에 대해 미국ㆍ유럽ㆍ중국ㆍ이란 등에서 수출 의뢰가 10만 건 이상 쇄도하고 있어 국내 시장보다 국외에서 먼저 사용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질본 관계자는 “해당 기술에 대해 전문가 회의를 거친 결과, 이번 평가대상에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됐다”고 말했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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