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이우영 중소기업청 초대청장
[경기인터뷰] 이우영 중소기업청 초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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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촉발된 경제위기… 혁명적 규제철폐 필요한 때”

우리나라 경제가 큰 위기에 직면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의 자영업자는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었고, 기업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관광과 서비스, 유통업계는 물론이고 일반 제조업계의 피해도 누적되는 상황이다. 대형 제조업체의 생산 중단으로 중소 협력업체들은 줄도산까지 걱정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가 늘면서 국제선 여객은 반 토막 났다. 피해가 확산하면서 이제는 멀쩡한 업종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이처럼 한국경제에 암운이 드리운 시점에서 주목받는 이가 있다. 바로 은행원에서 은행장,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 청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리에서 오일쇼크와 IMF 위기를 최일선에서 맞닥뜨리고 해결방안을 제시했던 이우영 초대 중소기업청장(85)이다. 이 청장은 지금의 경제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이전과는 다른 고강도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경제가 큰 위기를 직면한 현재, ‘선배 경제인’인 그를 만나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한 분석과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Q 코로나19 사태에 현재 국내 경제 상황을 평가한다면.
A 한국경제의 세 번째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위기는 1973년 촉발된 제1차 오일쇼크이고, 두 번째 위기는 1997년 당시 IMF 외환위기다. 지금의 우리나라 경제 상황은 이 두 시기와 견줄 만큼 힘들다고 본다. 이런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듯이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기업을 경영하기 너무 힘들다는 곡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업 피해가 너무나도 크다.

가만히 있어도 힘든 시기인데 한국 정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지나친 간섭’과 ‘규제’는 코로나19 위기 속 우리 기업들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경제는 기업이 하는 것인데 계속 정부가 통제하려고 드니까 힘들다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또 기업의 활동을 제한하는 규제도 너무 많다. 이런 규제들을 없애려고 개혁을 외쳐도 매번 말로만 끝나니까 기업들의 피로감만 더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 경제는 코로나19와 함께 이 두 가지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Q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지.
A 정부는 기업이 경제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의욕을 고취시키는 역할만을 수행해야 한다.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데 그쳐야 한다.

그리고 기업의 경제활동을 방해하는 규제를 없애야 한다.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기업이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없애야 한다. 말뿐인 개혁에서만 그치는 게 아니라 혁명적으로 규제를 없애야 한다.

그러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혁명의 주체가 공무원이 돼서는 안 된다. 공무원의 일이 규제를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공무원 집단에 규제 개혁을 맡기는 것은 자기 일을 없애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공무원이 아닌 대통령직속으로 위원회를 만들고 전문가들을 영입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 현 위기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규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Q 제1차 오일쇼크 당시 위기 극복에 일조했던 아이디어를 소개한다면.
A 당시 산유국들이 담합으로 원유가격이 4배가량 폭등하면서 우리나라가 부도 직전의 상황까지 몰렸었다. 외환보유고가 2억 불까지 떨어졌었는데, 하루 우리나라가 필요한 외환보유액이 3천만 불이었으니 정말 일주일 안으로 나라가 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한국은행에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외국은행과 뉴욕금융시장에서 한국은행이 직접 달러를 차입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당시로써는 중앙은행이 직접 차입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반대도 많았지만, 결국 이를 반영시켜서 우리나라를 부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었다.

위기 극복 이후에는 중동국가들 사이에서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건설붐이 일면서 우리나라 건설기업들이 많이 진출했고, 이들이 벌어온 돈은 현재 우리의 성장 기반이 됐다. 중동국가들 때문에 망할 뻔했었던 우리나라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기사회생에 성공, 다시 중동국가들의 덕을 본 것이니 평생의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Q 우리나라가 더 큰 도약을 하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A 정치개혁이 시급하다. 현재 우리나라 국회는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입법 로비와 청탁 부정부패를 일삼는 것이 현실이다. 또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의회 민주주의가 전혀 기능을 못하고 있다. 과감하지만,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국회의원 수를 현재 300여 명에서 100여 명으로 대폭 줄여야 한다. 또 1인당 경비도 대폭 줄여서 스웨덴처럼 봉사정신으로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현재의 교육 체계를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지금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은 화이트칼라에만 가려고 하지 중소기업이나 공장에 가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모든 사람들이 사무실에서만 근무한다면 나라 경제를 지탱할 수 없다. 국가기관에도 대학 졸업한 사람이 필요한 부서가 있고 그렇지 않은 부서가 있다. 지금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들은 사람을 못 구해서 외국인력을 쓰고 있다. 수요에 넘치는 교육을 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기고 사회문제로까지 번지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정비하지 않는다면 실업자 문제뿐만 아니라 국가발전에 큰 문제가 생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인력 수요 전망을 하고 여기에 걸맞은 교육을 재정비해야 한다.

Q 최근 그간의 경험을 담은 회고록을 출간했는데 쓰게 된 이유는.
A 꿈을 가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책을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꿈을 가지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라. 그러면 반드시 꿈은 실현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책을 읽은 사람들이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하고 싶었다. 또 격동의 1980년대를 살아온 한 사람으로서 우리나라를 위해 현재 드러나고 있는 몇 가지 문제에 대해 짧은 소견을 담아보고 싶었다.

끝으로 사람이 한 번 났다가 가는 데 있어 뭔가 흔적이라도 남겨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그래도 그동안의 삶을 그리는 책을 쓴다면 사람들이 책을 보고 이우영이라는 사람을 기억할 것 아닌가. 후세에게 그동안의 자취와 살면서 느낀 것들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Q 끝으로 경기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우리가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장차 세계 1등으로 나아가려면 국민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 정치인들과 공직자는 모든 문제를 생각할 때 최우선 순위를 국가 발전에 둬야 한다. 선공후사의 철학을 몸소 실천해 부정부패가 사라지게 해야 한다. 기업인들 역시 투명한 경영을 해서 사회에 기업 비리가 없어지도록 해야 한다. 기업이 고난을 겪고 있는데도 오너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비리를 일으키는 현재의 구조는 안된다. 기업인은 주주를 위해 일하려는 마음을 갖춰야 한다.

또 학생들은 꿈을 가지고 실현을 위해서 노력하는 자세를 갖고 살아야 한다. 그러려면 학생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보조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인성 교육의 중요성을 재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정치적 혼란과 부정 부패는 인성의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이 제대로 됐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핵심은 정직한 사람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약속을 지키는 사람, 용서할 줄 아는 사람, 책임을 지는 사람, 배려하는 사람을 만들어야 한다. 교육에 우리의 역량을 집중한다면 우리는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다.

김태희기자
사진= 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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