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코로나와 성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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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바이러스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등교 개학이 네 차례 연기되는 우여곡절 끝에 9일 전국 중3ㆍ고3이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을 했다. 학생들은 오전 9시부터 각자 집에서 원격수업으로 선생님과 만났다. 학생, 교사, 학부모들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 다들 혼란, 혼동 그 자체다. 말대로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됐다. 코로나19 때문에 시작했지만, 미래 학교로 한 걸음 나아가는 기회일 수 있다. 준비 안 된 온라인 개학은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성실성이 성공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가 다시 인기다. 프랑스 알제리 도시 ‘오랑’에 창궐한 전염병 페스트를 이겨낸 시민들의 이야기다. 전염병, 외출금지, 격리, 화장터에서 내뿜는 연기 등 ‘생지옥’이 지금 코로나19 팬데믹과 닮아 있다. 소설에서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시민들은 세 가지를 강조한다. 성실성과 연대, 그리고 희망. 의사 리유는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입니다”라며 최선을 다해 역병에 맞서 싸운다. 랑베르가 “성실성이 무엇이냐?”고 되묻는다. 리유는 “그것은 자기가 맡은 직분을 완수하는 것이다”라고 답한다. 이 소설에는 ‘위대한’ 인물이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모두 소시민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코로나19 때문에 교육 시스템 전체가 거대한 실험과 도전을 시작했다. 온라인 수업은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려면 받아들여야 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많은 문제점들을 드러내고 있다. 한순간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할 순 없다. 부족하면 서로 채우고, 망가지면 서로 고치는 ‘서로서로’ 의지하고 돕는 연대와 각자의 직분에 맞는 성실성으로 극복해야 한다. 학생으로서 제시간에 온라인 강의에 접속하는 것도 어엿한 직분이고, 교사로서 늦잠 자는 학생들 깨워주는 것도 어엿한 직분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해 나가는 주역은 ‘각자의 성실성’이다. 그 성실성이 연대로 이어지면 희망은 찾아오지 말라고 해도 우리 곁에 시나브로 다가온다.

강현숙 사회부 차장

코로나와 성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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