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뿔난 인천 민심 ‘상식 밖 낙하산’ 공천에 여야 모두 철퇴…꾸준히 활동하고 소통하는 후보 선택
4·15 총선, 뿔난 인천 민심 ‘상식 밖 낙하산’ 공천에 여야 모두 철퇴…꾸준히 활동하고 소통하는 후보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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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민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에서 ‘낙하산’, ‘호떡(뒤집기)’ 공천에 대해 엄중히 심판했다.

16일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이번 인천지역 총선에서 원칙 없는 낙하산·호떡 후보는 여·여를 가리지 않고 모두 탈락했다.

통합당 전희경 동·미추홀갑 후보(20대 비례대표)는 인천과 아무런 연고가 없는데도 총선을 50여일 앞둔 2월28일 갑자기 전략 공천을 받았다. 이 선거구는 보수의 텃밭으로 꼽히지만 전 후보는 42.17%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쳐 민주당 허종식 후보(48.77%)에게 패했다.

같은 당 안상수 동·미추홀을 후보는 당초 자신의 선거구인 중·강화·옹진에서 공천이 불확실하자 공천장을 받으려 계양갑 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중앙당이 현역의원인 윤상현 후보를 공천배제(컷오프)하고 동·미추홀을에 전략 공천하자 이를 받아들이고 선거에 돌입했다. 그는 고작 15.57%의 낮은 지지율에 그치며 무소속의 윤 후보(40.59%)에게 밀려났다.

이 선거구의 민주당 남영희 후보도 연고도 없이 낙하산 공천을 받아 문재인 대통령의 후광과 ‘진보1 VS 보수2’의 유리한 구도에서 싸웠다. 하지만 인천 13개 선거구 중 민주당이 패한 2곳 중 1곳의 주인공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앞서 남 후보는 청와대 행정관 경력을 내세우며 갑자기 등장한 뒤, 박우섭 전 남구청장을 경선에서 물리치고 공천을 받았다. 그러나 경선 과정에서부터 당내에서 각종 갈등이 빚어졌고 일부 당원 등은 남 후보를 허위 경력 혐의 등으로 고발하며 심각한 공천 내홍을 겪기도 했다. 결국 남 후보는 민주당 압승 분위기와 보수 성향 무소속 후보까지 출마하는 매우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유권자의 최종 선택을 받지 못했다.

통합당 민경욱 연수을 후보는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 당했으나 당시 황교안 대표가 2번이나 부활시키며 ‘호떡 공천’이라는 비판까지 받으며 출마 했지만 결국 재선에 실패했다. 특히 민 후보는 ‘보수1 VS 진보2’ 구도에서 정의당 이정미 후보(18.39%)까지 선전했지만, 민주당 정일영 후보에 밀려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 상태다.

또 통합당 박종진 서을 후보도 지역 연고 없이 방송 앵커 출신이라는 인지도만 내세워 선거 40여일 앞둔 3월4일 전략 공천을 받아 출마 했다. 8년여간 당협위원장을 지낸 이행숙 후보와 경선조차 없이 하양식 공천을 한 탓에 지역 안팎에서 큰 반발이 나왔고, 이 후보는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뒤늦게 보수 후보 단일화 등을 했지만 박 후보는 민심에 외면 당한 채 상대인 신동근 민주당 후보의 ‘인천 최고 지지율(61.64%) 당선’에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같은 당 정승연 연수갑 후보는 4년 전 특별한 연고가 없던 이 선거구에 나타나 새누리당 공천까지 받으며 20대 총선을 치른 전력이 있지만, 이번 총선에서도 또다시 패했다. 정 후보는 20대 선거 패배 후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당을 옮겼다가, 2018년 재입당해 당협위원장 자리를 노리다가 실패한 뒤 다시 탈당했다. 이 과정에서 정 후보는 정계 은퇴까지 선언하며 지역에 대한 소통을 완전히 끊기도 했다가 이번 선거에서 뒤늦게 최종 후보로 공천을 받았지만, 이번 선거에서 2번째 고배를 마셔야 했다. 정 후보의 패배 원인은 평소에 지역 활동을 하지는 않은 것과 ‘인천 촌구석’ 발언 등이다.

통합당의 인천지역 대표 주자로 주목 받은 유정복 남동갑 후보는 지난 2월5일 보수 텃밭인 동·미추홀갑 출마를 선언했다가 중앙당과 지역정가의 반발로 2주 만에 남동갑으로 선거구를 옮겨 출마했다. 하지만 남동갑 유권자들은 선거구를 놓고 우왕좌왕하며 이름 값을 못한 유 후보에게 고배를 안겨 준 상태다. 유 후보는 44.44%의 득표를 받아 민주당 맹성규 후보(54.38%)에게 무릎을 꿇는 굴욕을 당했다.

같은 당 이중재 계양갑 후보는 당초 연수갑에 출사표를 내고 지역 활동에 나섰지만, 통합당은 이 후보를 계양갑에 전략 공천했다. 유권자와 스킨십이 적을 수밖에 없었던 이 후보 역시 이번 총선에서 패배의 쓴맛을 봤다.

이처럼 이번 총선에서 시민은 여야 주요 정당의 원칙없는 낙하산 공천 등에 대해 큰 실망을 했고, 이를 표심으로 나타냈다. 인천에 연고가 인물에 대한 공천, 그리고 지역에서 활동하지 않던 인물에 대한 여야 정당의 잘못한 공천을 심판했다.

반면, 평소부터 주민과 소통하면서 지역 텃밭을 가꾼 후보들은 이번 총선에서 당당히 금배지를 달았다. 특히 현역의원이 아닌 데도 수년간 지역구 활동을 통해 주민들과 신뢰를 쌓아온 민주당 이성만 부평갑 후보와 김교흥 서갑 후보 등이 지역 텃밭 가꾸기에 성공한 주인공으로 꼽힌다. 또 통합당 배준영 중·강화·옹진 후보도 오랫동안 주민과 함께한 덕분에 이번 총선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인천시민은 더 이상 중앙 정치의 변두리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민심과 다른 상식 밖 공천을 받아들이지 않고 철퇴를 내린 반면, 평소 꾸준히 활동해온 인물을 택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여야 정당의 공천은 하양식이 아닌, 민심을 반영한 상양식 공천이 이뤄져야 시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김민·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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