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커뮤니티] 민식이법 이용해 협박?…"신고 안 하겠다" 합의금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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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한 어린이보호구역.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경기일보 DB
경기도의 한 어린이보호구역.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경기일보 DB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를 위한 도로교통법 개정안 '민식이법'을 악용한 사례가 등장했다. 신고를 안 하는 조건으로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지난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거 합의 봐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집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운전하다 한 초등학생과 사고가 났다는 내용이었다.

글쓴이는 "나오는 길에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갑자기 뛰어들어 제 차 뒷문에 부딪쳐서 지금 병원에 데리고 와 검사를 받고 있다"며 "그런데 (그 학생) 엄마가 아이가 괜찮은지보다 민식이법을 거론하며 신고 안 할테니 합의금 3백(만원)과 병원비 전액을 달라고 한다"고 전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주행 당시 신호는 청색이었고, 속도도 30km 이하였다고. 다행히 아이는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학생의 엄마는 MRI 촬영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쓴이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사고 나면 무조건 민식이법 적용되는 것이냐?"며 "합의금 주고 끝내는 게 맞는 것이냐?"고 누리꾼들의 의견을 구했다.

누리꾼들은 "이거 공론화 시키자" "아이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다니" "이런 부작용을 예상하고 적절한 입법을 했어야 했는데"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날 수도 있겠다" "차라리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 없애고 안전하게 육교를 만들어라" "뒷문에 부딪히는 걸 어떻게 피해" 등의 반응을 보였다.

'민식이법'은 지난해 9월 충남 아산의 한 중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로고 사망한 김민식 군(사망 당시 9세)의 이름을 딴 도로교통법 개정안이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과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 의무화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상해 사고 발생시 가해자 가중처벌 등을 골자로 한다.

법 시행 후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어린이가 상해를 입으면 운전자는 최소 1년에서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받거나,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3000만원에 이르는 벌금을 내게 된다. 운전자 과실로 어린이가 사망할 경우 최소 징역 3년에서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특히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부분이 수많은 운전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실수로 사고를 낼 수 있는데도 무조건 3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는 것이 과잉 처벌이라는 지적이다. 다른 강력범죄의 형량과도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분노했다. 하지만 실제 처벌로 이어지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먼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규정 속도 30km를 초과하거나 안전 운전 의무를 소홀히 해 13세 미만 어린이를 사망하게 하거나 다치게 하는 경우여야 한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사고가 난다고 무조건 형사처분을 받는 게 아니다. 이런 오해 때문에 '민식이법'을 악법이라며 비난하는 운전자들이 많다.

'민식이법'에 의한 처벌을 피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규정 속도를 준수하고 횡단보도가 있다면 무조건 일시정지를 하는 것이 좋다. 횡단보도 주변에 주정차 차량이 많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민식이와 마찬가지로 정체 중인 차 사이에서 갑자기 뛰어드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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