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눈에 밟혀 마음이 아픕니다”, 코로나19로 사라지는 학교 앞 풍경…동네 문방구의 ‘눈물’
“아이들이 눈에 밟혀 마음이 아픕니다”, 코로나19로 사라지는 학교 앞 풍경…동네 문방구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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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학교 개학이 연기되면서 개점휴업 상태인 군포시 당동의 학교 앞 한 문구점에서 주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전형민기자
13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학교 개학이 연기되면서 개점휴업 상태인 군포시 당동의 학교 앞 한 문구점에서 주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전형민기자

“더 이상 버틸 여력은 없는데…손주 같은 아이들이 눈에 밟혀 마음이 아픕니다”

13일 군포시 당동의 한 문방구에서 만난 주인 A씨(65ㆍ여)는 최근 어버이날을 맞아 동네 아이들로부터 손편지를 받았다. 고사리 손으로 건넨 아이들의 편지에는 ‘아주머니 문방구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아빠 엄마 생일선물을 살 수 있어 감사합니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학교 개학 연기로 수입이 끊겨 폐업을 고심중인 A씨를 만류하기 위해 ‘꼬마 손님’들이 편지를 쓴 것이다. 편지를 받은 A씨의 눈에서는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용호초등학교와 옥천초등학교 사이에 있는 이 문방구는 10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네 유일의 문방구다. A씨가 문방구를 열 당시에는 주변에 5개의 문방구가 있었지만, 모두 떠나고 홀로 남았다. 그의 문방구 안에는 주인을 찾지 못한 신학기 체육복과 실내화들이 먼지로 뒤덮인 채 쌓여 있었다.

쌓여만 가는 빚에 잠을 이룰 수 없어 난생처음 수면제까지 처방받았다는 A씨는 “하루 1만 원이라도 팔면 감사할 지경”이라며 “동네 주민들을 위해 책임감으로 버티고 있지만 더는 운영을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어 폐업을 고민중”이라고 한숨지었다.

이처럼 코로나19 여파로 학교 앞 추억을 간직한 동네 문방구들이 자취를 감출 위기에 처했다. 일선 학교의 개학 연기로 수입이 끊긴 문방구들의 폐업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시대가 바뀌면서 동네 문방구는 대형유통업체와 온라인 시장에 밀려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그나마 문방구 매출을 지켜주던 ‘꼬마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인근 지역에서도 문을 닫거나 폐업 준비 중인 문방구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수원 영덕초등학교 인근에 있는 한 문방구는 폐업 제고를 정리하고 있었으며, 수원 송죽초등학교 인근 문방구 3곳 중 2곳에는 ‘임대 문의’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한 문구업계 관계자는 “학교에서 준비물을 직접 준비하고 유통구조가 바뀌는 등 시대가 변하면서 사실상 문방구의 역할은 끝났다”며 “코로나19 이전부터 쓰러지고 있는 업종이었는데 속도가 더 앞당겨 졌다”고 말했다. 김태희ㆍ손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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