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글씨 낙인 찍인 코로나19 확진자 방문… 박제된 동선 탓에 자영업자 2차 피해 신음
주홍글씨 낙인 찍인 코로나19 확진자 방문… 박제된 동선 탓에 자영업자 2차 피해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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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했던 업소 상호가 수개월째 인터넷에 그대로 남아 있는 등 디지털 시대의 ‘주홍글씨’로 변모, 경기도 내 자영업자들이 2ㆍ3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낙인이 찍힌 자영업자들은 생존권 위협까지 호소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도내 자영업계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하면서 공개됐던 동선 탓에 지속적인 매출 감소 등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애초 정부 방침대로라면 동선은 공개 이후 14일이 지나면 지워져야 하지만 불특정 다수가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 등으로 퍼 나른 탓에 업소 상호 등이 사라지지 않고 버젓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날 본보가 직접 조사한 각종 포털사이트의 블로그 등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했던 업소의 상호가 언급된 채 떠돌고 있는 동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식당 소개 게시물에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식당이다’ 등의 댓글이 달려 있는 경우도 보였다.

문제는 이 같은 디지털 주홍글씨가 자영업자들의 매출 피해로 직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도내 A 지자체 내 B 프랜차이즈 식당은 지난 2월 확진자가 다녀간 이후 매출이 80% 가까이 급락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확진자 방문 이후 3개월이 지났지만 매출은 좀처럼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직원들 사이에서 코로나19라는 단어는 아직 금기어로 여겨지고 있는 실정이다.

B 식당 관계자는 “확진자가 방문한 지 3개월이 넘었는데도 아직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며 “본사 측과 협의해 관련 글이 삭제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도내 C 지자체 내 D 식당 역시 확진자 방문 식당이라는 꼬리표로 인해 심각한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었다. 확진자 방문 이후 자가격리를 마치고 어렵사리 영업을 재개했지만, 손님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탓이다.

D 식당 대표는 “온라인 상에 확진자 방문 식당이라는 정보가 퍼질 대로 퍼져 손 쓸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매출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가운데 이처럼 사라지지 않는 디지털 주홍글씨로 인해 확진자 방문 식당이 아닌 주변 식당까지 폐업 위기에 내몰리는 ‘3차 피해’ 사례도 확인됐다. A 지자체 내 E 대형빌딩에 입점해 있는 식당들은 빌딩 내 한 식당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덩달아 손님이 줄어 매출 피해를 호소했다.

확진자가 다녀간 식당은 현재 폐업한 상태지만, 온라인 상에는 여전히 동선이 남아있어 다른 식당들 역시 폐업의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이다. E 빌딩 내 한 식당 대표는 “인터넷에 건물 이름을 검색하기가 두렵다”며 “이제는 감염 우려도 없는데 동선을 공개했던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모니터링을 통해 포털사이트에 협조를 지속적으로 구하고 있다”며 “다만 워낙 많은 글이 올라온데다 삭제에 대한 강제성이 없어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손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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