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 첫날] “나 하나 쯤이야”… 일부 민폐 승객, 안 쓰고 버젓이 탑승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 첫날] “나 하나 쯤이야”… 일부 민폐 승객, 안 쓰고 버젓이 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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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눈치 줘도 강제성 없어 기사들 ‘승차 거부’ 못하고 출발
사실상 ‘권고’ 불과 제재 못해… 국토부 “지자체 행정권한 검토”
버스와 택시 탑승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 된 26일 오전 수원역 버스정류장에서 일부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버스와 택시 탑승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 된 26일 오전 수원역 버스정류장에서 일부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 첫날 출근길 현장을 찾아보니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번 조치에 강제성이 없는 탓에 사실상 시민들의 ‘자율’에 맡겨진 모습이었다.

26일 오전 7시40분께 찾은 수원역 AK플라자 앞 버스정류장. 50여m에 걸친 버스정류장은 이른 아침부터 출근에 나선 이들로 북적였다. 이곳에서 만난 80여명의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으나, 중간중간 10명가량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었다. 잠시 후 한 중년 남성이 마스크 없이 버스에 올라탔지만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 몇몇 시민들이 눈치를 주는 듯했으나 버스기사는 말없이 문을 닫고 출발했다.

경기대 방면으로 37번 버스를 운행하는 기사 A씨는 “기사들에게 강제력도 없고 거칠게 반응하는 시민들이 있어 실질적으로 승차 거부는 어렵다”며 “버스 운행시간도 맞춰야 하고 혼잡한 출근시간에는 더욱 실랑이할 겨를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무의미한 ‘승차 거부 허용’은 택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주대 삼거리 인근에서 1시간가량 머물 동안 마스크 없이 택시에 타는 승객 12명을 발견했다. 기사들은 모두 승차 거부 없이 승객을 태웠고 일부 시민들은 기사의 권고를 듣고 나서야 급하게 가방에서 마스크를 찾기도 했다.

택시기사 B씨는 “조합으로부터 마스크 미착용 승객을 태우지 말라는 내용을 전달받았다”면서도 “최근 손님이 귀해져 아예 안 태우기는 어렵고 최대한 뒷좌석 탑승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도 이날부터 출근시간(오전 7~9시)에 맞춰 개찰구에 역무원을 배치, 승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안내했다. 코레일 역시 전날 밤 국토교통부로부터 마스크 미착용 승객에 대해 탑승 제한이 가능하다는 유권 해석을 받았지만, 일선 현장에서 실제로 탑승이 제한되는 일은 드물었다. 역마다 근무 인력이 부족한 탓에 모든 개찰구에 역무원을 배치하기 어렵고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가 사실상 ‘권고’에 불과해 무작정 우기는 시민들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버스와 택시 탑승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 된 26일 오전 수원역 버스정류장에서 일부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윤원규기자
버스와 택시 탑승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 된 26일 오전 수원역 버스정류장에서 일부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윤원규기자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5일 ‘교통분야 방역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버스ㆍ택시에 승객이 타고 있는 경우 운수종사자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들에 대해 승차를 제한 또는 거부할 수 있다. 다만, 승객의 탑승을 직접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탓에 정부ㆍ지자체가 승객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단속하거나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내리지는 않는다.

이런 가운데 이번 조치가 강제성 없이 시민 자율에 맡겨진 데다가 운수종사자가 현실적으로 마스크 미착용 승객을 제지하기 어려워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행법상 승객에 대한 의무를 부과하기 상당히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대다수의 시민이 마스크 착용에 협조하고 있으나, 앞으로 상황의 심각성에 따라 각 지자체의 행정권한 발동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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