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모임 수십차례… 구청장들 ‘말로만 거리두기’
저녁모임 수십차례… 구청장들 ‘말로만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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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간담회 핑계로 만나… 대부분 단체장 방역행정 역행
업무추진비 공개 제각각… 사용시간·인원 표시 안된 곳 수두룩
“모범 보일 단체장 있을 수 없는 일, 내역 투명하게 공개해야”

인천지역 기초자치단체장들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저녁 모임을 하며 방역 행정에 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들은 주민에게 ‘외출을 자제하고, 모임도 취소하라’는 정부 지침을 전달하고, 정작 업무추진비를 이용해 저녁 모임을 반복했다.

상황이 긴박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외부 식당에서 저녁모임을 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인천지역 군수·구청장들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확인한 결과, 상당수 구청장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저녁 모임을 했다.

김정식 미추홀구청장은 4월에만 총 7차례에 걸쳐 시의원, 구의원, 국회의원 등과 모임을 했다. 4월 8일과 15일, 18일, 20일, 24일, 29일 등이다. 이 중 4번은 저녁식사였고, 인원수는 4명부터 12명까지 모였다. 사회적거리두기 기간인 3월 22일부터 4월말까지 김 청장이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저녁모임 횟수만 20차례에 달한다.

김 청장은 구로구콜센터발 확진자가 나온 3월 9일에도 미래전략실 직원들과 저녁자리를 했고, 해외입국자발 확진자가 나온 3월 27일에도 구의원 등 6명과 함꼐 한 중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술을 마시거나 한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협의들을 한 것”이라며 “여러번 약속을 미루다가 더는 미룰 수 없어 자리한 것”이라고 했다.

또 고남석 연수구청장은 구로구콜센터발 확진자가 나온 3월 16일 상황실 근무자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고, 같은달 19·31일 등 확진자가 나온 날도 저녁 모임을 했다. 대부분 고 청장은 사회적거리두기 기간 중 총 9번에 걸쳐 저녁식사를 했는데, 4월 21일에는 구의원 등 13명과 함께 횟집에서 오후 10시까지 모임을 이어갔다.

홍인성 중구청장은 사회적거리두기 기간 중 총 13번의 저녁모임을 했으며, 많게는 18명이 한자리에 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허인환 동구청장 25번, 이재현 서구청장 11번, 이강호 남동구청장 26번, 박형우 계양구청장 24번, 차준택 부평구청장 20번씩 사회적거리두기 기간에 모임을 했다. 다만, 이들 구청은 업무추진비 내역에 사용시간이나 용도 등을 제대로 기재하지 않아 저녁모임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이처럼 업무추진비 공개가 구별로 제각각이란 점도 문제다. 동구는 허 청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현황 중 ‘소속 상근직원 격려’ 등 정도만 기록한채 시간과 인원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서구와 남동, 계양구는 사용 시간을 표기하지 않았고, 부평구는 사용 인원까지 없는 상태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지난 2월 기관장의 업무추진비는 일시, 장소, 목적, 금액, 대상인원, 결제방법 등을 기재해야 한다는 공문을 일선 지자체에 보냈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모범을 보여야 할 단체장들이 이런 행태를 보였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지탄받아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어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자세히 공개하는 것은 투명성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인만큼 자세히 공개하지 않는 곳들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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