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도 않을 땅, 주민들이 쓰면 안 되나요?”…수원 정자 3동 수십년째 방치된 국유지 사용 놓고 주민들 ‘불만’
“쓰지도 않을 땅, 주민들이 쓰면 안 되나요?”…수원 정자 3동 수십년째 방치된 국유지 사용 놓고 주민들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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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째 쓰지도 않는 땅, 주민들에게 양보하면 안 되나요?”

22일 수원시 장안구 정자3동 중심상가지구 내 아파트와 고층 상가들 사이에 위치한 공터. 6천600㎡ 규모의 이 부지에는 사람 키만큼 자란 잡초가 무성했다. 공터 주변에 설치된 펜스 인근에는 유리병과 과자 봉지 등 온갖 쓰레기가 곳곳에 버려져 있었다. ‘토지의 불법사용 및 무단 경작을 금지합니다’는 표지판의 경고가 무색했다. 밤이면 잡초에서 나오는 모기와 나방 등 해충들이 가로등이 있는 인근 인도까지 나와 보행자들을 괴롭혔다. 인근 주민 K씨(30)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곳은 쭉 비어있었다”며 “몇십 년째 쓰지도 않을 거면 공원으로 가꿔서 주민들을 위한 쉼터로 조성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시 장안구 정자3동의 법무부 소유 토지가 수십 년간 방치돼 동네 주민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덤불과 잡초로 뒤덮인 공터가 도시미관을 해치는 데다 해충 등의 원인이 돼 인근에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토지는 법무부가 관리청, 법무부 산하 범죄예방정책국 서울소년분류심사원(안양)이 보관청으로 지정돼 있다. 과거 법무부와 심사원은 청소년 비행 예방 센터를 이 땅에 지으려고 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정자 3동의 가장 중심 위치에 주민을 위한 시설이 아닌, 비행 청소년들의 교화 시설이 자리 잡는 것은 꺼려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주민들은 공터를 공원이나 인근 학원 통원버스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등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하자며 법무부에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해련 정자3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여름이면 벌레들이 득실대고, 겨울이면 삭막한 흉물”이라며 “밤이면 인근 학원들의 통원버스로 교통난이 이어지는데, 공터를 주차장으로 활용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고 요청했다.

정자3동에서 21년을 살았다는 허성근 마을만들기회장도 “해당 토지 펜스에 장미를 심어 봤지만, 여전히 삭막함은 감출 수 없다”며 “이 땅을 공원 등으로 만들고자 활용 방안을 직접 설계해 법무부 측과 미팅도 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법무부 측은 국유지가 법령상 무상임대가 불가능하고 주민들이 따로 유상사용 허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이들의 요청을 거절해왔다.

서울소년분류심사원 천영민 행정지원과장은 “공터의 향후 활용 방안은 법무부가 기획재정부와 논의 중으로 수년 안에는 답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며 “심사원도 하루빨리 사업이 진행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서 해당 토지의 경관을 가꾸고자 심사원에서 예산을 투입해 철마다 꽃을 심는 노력을 해왔다”면서 “사업 진행 전까지 경관을 가꾸는데 지역주민분들이 협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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