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재난기본소득 사용처 현장을 가다
[ISSUE] 재난기본소득 사용처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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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10억 넘는 매장 제한’ 지자체 따라 혼선
“도내 일괄 규제 적용” VS “재난소득 취지 맞게 풀어야”

“연매출 10억원 이상 매장에서도 재난기본소득 사용이 가능하다고?”
최근 본보에 가장 많이 접수되는 제보가 ‘재난기본소득’과 관련된 제보다. ‘재난기본소득이 성인용품점에서 사용된다’에서부터 ‘재난기본소득 깡을 할 수 있다’까지. 다양한 내용의 제보 중 우리의 관심을 모은 것은 “분명 매출 10억원이 넘는 대형 고깃집인데, 재난기본소득 사용이 가능합니다”라는 제보였다. 제보자는 어떤 지역에서는 연매출 10억원 이상 소상공인 점포에서 재난기본소득 사용이 가능한데, 다른 지역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며 도대체 정확한 사용 기준이 무엇인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해왔다.

이에 본 팩트체크팀이 최근 우리 사회에 가장 뜨거운 화두인 ‘재난기본소득’과 관련,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10㎏에 달하는 카메라 장비와 함께 30도에 육박하는 불볕더위를 뚫고 경기지역 소상공인들의 삶의 터전으로 출발했다.

▶연매출 10억 넘어도 ‘재난소득’ 가능… 헷갈리는 시민들
지난 12일 오전 9시. 수원지역 중심 상권인 인계동 나혜석거리를 찾았다. 나혜석거리에 빼곡히 자리한 점포들은 경쟁하듯 ‘경기지역화폐 사용처’, ‘수원페이 가맹점’ 등 재난기본소득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그러한 점포들 사이에서 재난기본소득 사용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지 않은 해물요리 전문점이 눈에 띄었다. 이곳은 연매출이 10억원을 넘어 재난기본소득를 사용할 수 없는 매장이었다. 때문에 안내문을 붙이지 못한 것. 실제 해당 매장에서 재난기본소득으로 결제를 시도하니 ‘승인거절 / 거절사유 : 사용제한 가맹점’이라는 메시지가 떴다.

반면 안산의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매장은 연매출이 10억원을 훌쩍 넘지만 재난기본소득 사용이 가능했다. 해당 매장을 운영하는 윤모씨는 “안산시는 재난기본소득 사용처 기준에 연매출 조항을 두고 있지 않아 모든 소상공인 점포에서 재난기본소득을 쓸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코로나19 여파에도 재난기본소득 사용 덕분에 어느 정도 적자를 메울 수 있었다”고 만족해했다.

결국 실제 연매출 10억원이 넘는 매장에서도 재난기본소득 사용이 가능했던 것.

이는 경기도 31개 시·군 중 안산, 시흥, 군포, 오산, 안성, 양평, 가평 등 7개 지역이 지역화폐 가맹점 선정 기준에 ‘매출’을 포함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경기도가 시·군에 보낸 ‘지역화폐 가맹점 선정기준지침’에는 연매출 10억 이하 매장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법적 구속력을 갖고 있지 않아 7개 시·군에서는 자체적인 판단으로 적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 생계 위협” VS “코로나19 직격탄에 우리도 폐업 위기”
경기도 일부 시·군이 재난기본소득 가맹점 승인 기준인 ‘연매출 10억원 이하 업체’ 규정을 해제한 것을 두고 ‘영세 소상공인’과 ‘소상공인’ 업계에서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통시장 상인 등 영세 소상공인들은 애초 재난기본소득이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가맹점의 연매출 기준을 정한 만큼 도내 모든 지역에서 일괄 규제 적용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형마트 및 편의점 점주 등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차원에서 지급된 재난기본소득의 취지를 고려해 연매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세 소상공인들은 지역화폐 가맹점 기준을 연매출 10억원 이상도 가능하게 한 안산, 시흥, 군포, 오산, 안성, 양평, 가평 등 7개 지자체에 강하게 반발했다.

경기도 지역화폐 심의위원회에서 정한 10억원 기준을 지키지 않아 해당 지역 영세 소상공인들이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반면 매출 10억원을 넘는 소상공인들 역시 코로나19에는 점포 규모에 상관없이 모두 위기라며 연매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현 코로나19 상황은 산업 전방위적인 위급상황으로 규모가 큰 매장 및 중소기업들도 폐업에 내몰리고 있다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실제 매출 10억원이 넘는 편의점의 경우 단순 매출 수치만 보고 높은 순이익을 예상하지만, 본사와의 이익 배분을 고려해보면 실제 점주가 손에 쥐는 소득은 높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7개 시·군이 연매출 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가맹점 선정은 전적으로 기초자치단체장의 몫이기 때문에 경기도가 강제로 정할 수 없다”며 “이 때문에 일부 도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어 정책적 보완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글_팩트체크팀(양휘모·최현호·채태병·이광희기자) 사진_조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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