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정부가 쏘아올린 ‘50만 특례시’…국가 분열 우려
[ISSUE] 정부가 쏘아올린 ‘50만 특례시’…국가 분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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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지자체들 지방재정 악영향 경계·기초단체도 이권 싸움 돌입
정부, 논란 자초… ‘특례시 실현’ 멀어지나

정부가 특례시 지정 요건을 인구 100만명에서 50만명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지자체별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지방재정 악영향을 경계하는 광역지자체, 이권 싸움에 돌입하는 기초지자체 등 정부가 앞장서 논란을 자초해 ‘특례시 실현’을 더 멀어지게 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 분열’마저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29일 입법예고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보면 ‘특례시 명칭 부여’의 조건으로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와 인구 50만 이상으로서 행정수요·국가균형발전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에 따라 행안부 장관이 지정하는 대도시’라고 명시돼 있다.

이는 20대 국회에 제출된 정부안(인구 100만 이상)보다 확대된 개념이다. 20대 국회에서는 특례시 대상 도시가 4개(수원, 고양, 용인, 경남 창원)뿐이었음에도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21대 국회에서 다룰 특례시 대상(정부안 기준)은 20대 국회보다 4배 이상 늘어 관련 법안 통과는 더 험난할 전망이다. 인구 50만 이상 도시(지난달 기준)는 도내에서만 ▲수원 ▲고양 ▲용인▲성남 ▲화성 ▲부천 ▲남양주 ▲안산 ▲안양 ▲평택 등 10곳이며, 전국은 총 16곳에 달한다.

이러한 ‘특례시 문제’에 대해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 이외 시·군, 경기도, 타 시·도 등 4곳 모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수원과 고양 등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의 경우 특례시 대상이 많아지면서 관련 논의는 더욱 활발해 질 수 있지만, 정작 권한 및 역할은 축소될 수 있어 걱정이다.

수원·고양·용인 외 새롭게 특례시 검토 대상에 오른 시·군에서는 겉으로는 환영 의사를 표하고 있지만 당장 아무런 준비가 돼 있지 않아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대도시가 아닌 이들의 경우 광역지자체의 재정적 지원이 절실한데, 특례시 논란이 자칫 광역지자체와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인구 50만명을 근소하게 넘지 못한 시·군은 답답함을 호소한다. 시흥시(현 47만9천명)와 파주시(현 45만5천명)는 정부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기다리는 처지다.

가장 골머리를 앓는 곳은 경기도다. 기존 3개 시(수원, 고양, 용인)만으로도 막대한 재정 감소가 분석, ‘특례시 신중론’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특례시 실현(취득세 이양)을 가정한 경기도의회 연구 용역에서는 경기도 취득세의 21%(1조5천억여원)가 사라질 수 있다는 추계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이재명 도지사는 연초 기자회견에서 “지자체의 자율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특례시 문제에 동의 하지만 재정적으로 다른 지자체에 부담을 주면서까지 재정적 특례를 하겠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밖에 특례시 대상 도시가 1곳도 없는 광역지자체 전남·강원을 중심으로 한 반발도 우려된다. 실제로 강원 춘천시는 이날 국회를 항의 방문, 특례시 지정요건 개선을 주문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 국회 때 지역에서 특례시 대상을 확대해달라는 민원이 많았다”며 “이에 이번에는 처음부터 길을 넓혀 국회와 의논하자는 차원에서 개정안 초안을 마련한 것으로 향후 구체적인 내용은 국회와 상의해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1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특례시와 관련, 경기도 더불어민주당 의원 3명(김민기·김영진·정춘숙)이 개정안을 제출했으며, 비수도권 지역도 천안·김해·경주·전주·포항을 지역구로 하는 여야 의원 5명(박완주·김정호·김석기·김윤덕·김정재)이 개정안을 낸 상태다.

글_김재민ㆍ여승구기자 사진_경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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