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사회, 동행] ‘챌린지’ 열풍… 그들의 도전은 응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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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할인 등 운동 확산… 고통 분담
지자체, 동참 건물주에 재산세 등 감면
킨텍스·도시공사 등 공공부문서도 확대
덕분에·플라워버킷 등 각종 챌린지 등장
시민들, 의료진·소상공인 한마음 응원
취약계층 위한 마스크 기부 운동도 활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다”는 이 말이 지난봄에 특히 와 닿았던 이유는 단연코 코로나19 때문이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경기는 꽁꽁 얼어붙어 영세 자영업자들과 저소득층은 올해 유난히도 긴 겨울을 보냈다. 이런 가운데 척박한 땅에도 꽃이 피듯 곳곳에서 코로나19로 발생하는 고통을 분담하고 시름에 빠진 이들을 돕기 위한 ‘사회 운동’이 이어졌다. 코로나19라는 고난과 이로 비롯된 여러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시민들의 ‘연대의 힘’이 빛을 발한 것이다.

■ “고통 분담하자”… 착한 임대인 운동 확산
경기도 내 많은 상가 건물주가 매출 감소로 어려움에 직면한 영세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임대료를 깎아주는 ‘통 큰’ 결정을 이어갔다. 코로나19로 혼수상태에 빠진 소상공인을 상대로 임대료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고통을 나누자는 취지다. 앞서 2월 전북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한 ‘착한 임대인 운동’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서울 남대문시장, 부산 자갈치시장 등 전국 주요 전통시장과 상점가로 확산하면서 경기도에서도 이어졌다.

수원 권선구 탑동의 지하 1층, 지상 3층짜리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김진용씨(55)는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입자가 있어야 건물주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 힘든 시기, 함께 이겨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3월 세입자들로부터 한 달간의 건물 임대료를 아예 받지 않았다. 김씨의 건물은 주택 2가구와 상가 4점포가 자리 잡고 있어 월 임대료는 약 1천400만원에 이른다. 김씨는 이 같은 파격적인 결단을 자신이 세입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도움’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용인 수지구 풍덕천동에서 20년째 작은 떡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나도 장사를 해보니 이렇게나 어려운데, 임차인들은 오죽하겠느냐. 점점 경기가 나빠지는 와중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최근 매출 급감해 시름하던 해당 건물의 세입자 A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건물주의 호의로 이달에는 월세 부담이 없어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게 됐다”며 환한 미소를 내보였다.

이 같은 ‘착한 임대인 운동‘은 경기도 곳곳으로 번져나갔다. 지자체들 역시 이 운동에 동참한 선한 건물주들에게 국세와 재산세 등을 감면해주면서 참여를 이끌었다.

수원시에선 지난 2월 말부터 4월30일까지 1천232곳 건물주들이 자발적으로 임대료 인하 운동에 동참했다. 지역별로는 영통구가 488곳으로 가장 많았고, 팔달구 462곳, 권선구 93곳, 장안구 73곳 순이다. 건물주들은 최소 10%부터 많게는 임대료 전액을 감면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권선종합시장 33곳(3개월간 임대료 평균 35% 인하), 영동시장 260곳(1개월간 임대료 30%, 관리비 10% 인하), 화서시장 40곳(3개월간 임대료 20% 인하), 시민상가시장(3개월간 임대료 50%, 관리비 30% 인하) 등 전통시장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 같은 착한 임대인 운동 열풍이 이어지자 지역 확산을 독려하고자 관내 건물주들에게 동참을 요청하는 서한문을 보내기도 했다.

광주시에서는 ‘착한 임대인 운동’에 참여한 점포가 1천 곳을 돌파했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 4월부터 기관ㆍ사회단체장 주도의 ‘광주시 착한 임대인 범시민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업소별 인하율은 최소 10%에서 최대 100%까지, 인하 기간은 1개월부터 코로나 종료 시까지 감면 등 다양한 형태로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광주시의 임대료 인하율은 20~30%, 인하 기간은 3개월이 가장 많았다.

또 구리시는 인창동 유통 종합시장 축산 가공동에 입주한 23개 업체에 대해 3개월간 임대료를 절반만 받았다. 공영 도매시장인 구리농수산물시장도 상인들의 임대료 감면을 추진하기로 했다. 구리 전통시장의 24개 점포를 소유한 한 건물주는 3개월간 자영업자에 임대료를 30% 낮추기도 했다.

공공부문에서도 착한 임대인 운동이 이어졌다.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인 킨텍스는 32개 식음 및 판매시설 입점 업체에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간 기본 관리비를 면제했다. 또 업무시설 입주 중소기업 34개사에는 3∼4월 임대료 중 20%는 감면하고 30%는 6개월 동안 분납하도록 납부를 유예했다. 이와 함께 입점 사업장에서 7천만원어치의 도시락을 구매해 지역 취약계층과 사회복지시설에 지원했다.

경기도시공사도 임대 중인 50여개 상가의 임대료 30%를, 한국도자재단도 입점한 점포 2곳의 임대료를 35% 각각 감면하기로 했다. 경기관광공사 역시 파주 임진각 관광객 감소로 카페, 식당, 기념품점 등 임대업체 매출이 전년보다 급감해 이들 업체에 임대료를 감면하거나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수원시 공유재산 임대점포 191곳에도 6개월간 임대료 요율을 5%에서 2.5%로 인하해 임차인들에게 6억원 이상의 임대료 감소 혜택을 줬다.

■ SNS 중심 ‘챌린지’ 물결
직장인 강민주씨(35)는 최근 7살 된 아들과 함께 과천의 화훼농가를 찾아 꽃을 함께 구매했다. 강씨는 아들과 하나씩 산 꽃다발을 사진과 영상으로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화훼농가를 응원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플라워버킷챌린지’ 등 해시태그를 달았다.

강씨는 “유명인들이 ‘덕분에 챌린지’ 등 응원을 하는 모습을 보고,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이들을 도와줄 방법을 찾다가 ‘플라워버킷 챌린지’를 알게 됐다”면서 “아이에게도 기부와 도움에 대해 알려줄 좋은 기회였다”고 술회했다.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각종 ‘챌린지(challenge·도전)’가 이어지고 있다. 일종의 ‘도전 과제’를 수행하는 모습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어 SNS에 게재하면서 똑같은 과제를 이어갈 다음 타자를 지목하는 것이다. 2014년 미국에서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해 시작된 ‘아이스버킷 챌린지(얼음물을 머리 위로 뒤집어쓰고 기부금을 내는 캠페인)’가 시초다. 가장 큰 반응을 일으킨 것은 ‘덕분에 챌린지’다. 선별진료소와 병원 등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예방에 헌신하는 의료진에게 감사와 응원을 전하기 위한 의미로 ‘존경’과 ‘자부심’을 뜻하는 수어 동작을 인증샷으로 남기는 것이다. 이 챌린지는 정치인부터 유명 연예인, 문재인 대통령까지 참여하면서 일반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플라워버킷 챌린지’와 ‘부케 챌린지’ 역시 공익적 목적이 담긴 캠페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입은 화훼 농가를 돕자는 취지에서 꽃다발 등을 구매 후 사진을 남기는 것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취약계층에게 마스크를 전달하는 ‘마스크 모으기 운동’도 이어졌다. 수원 권선구 권선동의 수원아이파크시티 주민들은 마스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위해 ‘이웃나눔 마스크 기부’ 행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4월6일부터 13일까지 8일간 단지 내에서 이 같은 행사를 펼쳐 마스크 2천장을 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에 기탁했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청을 비롯해 공공기관에서도 마스크 모으기 운동은 이어졌다.

박창호 숭실대 교수 “시민들 작은 움직임이 연결돼, 큰 영향력 발휘”
네트워크 사회 발전 속 공동체 가치 일깨워

“소시민들의 작은 움직임이 코로나19의 아픔을 덜어주는 큰 영향력으로 돌아왔습니다.”

박창호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59)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착한 임대인 운동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각종 챌린지 등 고통을 분담하고, 서로 응원하는 사회적 움직임을 놓고 이같이 평가했다.

박 교수는 “침울했던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SNS를 중심으로 확산한 소시민들의 다양한 챌린지 캠페인은 사실상 국가의 통제보다 큰 긍정적 영향을 불러왔다”며 “이번 사태를 겪으며 ‘나만의 안전과 이익’만을 생각해온 과거와는 달리, ‘세상과의 연결, 이웃의 안전과 이익’도 함께해야 더불어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잇따르는 챌린지 캠페인은 SNS의 발전과 함께 꾸려진 ‘네트워크 사회’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박 교수는 “기부 절차가 몇 번의 클릭으로 누구나 쉽게 이뤄지는 온라인 사회의 발전과 이번 사태가 맞물렸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착한 임대인 운동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박 교수는 “최근 여러 가지 부동산 문제로 착한 건물주들의 선행이 잊혀지고 있는데, 이 운동 역시 소시민들의 작은 배려로 소상공인들의 암울함을 극복하게 만든 ‘에너지’ 역할을 해냈다”강조했다.

끝으로 박 교수는 이번 사태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소시민들의 노력을 높이 산다며 “앞으로 이웃을 배려하고 연대하는 공동체의 가치가 더 소중하게 여겨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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