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 떨어진 곳이라도 ‘우리 땅’ 지킬 수 있다면” 광복 75돌…독도로 본적 옮긴 경기도민들
“400㎞ 떨어진 곳이라도 ‘우리 땅’ 지킬 수 있다면” 광복 75돌…독도로 본적 옮긴 경기도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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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향우회 경기도지회가 진행한 행사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이사부길 63’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오세애씨(49)의 본적(등록기준지)이다. 독도는 오씨가 태어난 곳이 아니다. 그렇다고 선대부터 살았던 고향도 아니다.

오씨가 독도를 본적으로 두기로 결심한 것은 2011년 한 소식을 접하면서다. 바로 일본인 69명이 독도로 본적을 옮겼다는 소식이다. 이를 어떻게 대응해야할 지 몰랐던 그녀는 똑같이 자신도 독도로 본적을 옮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절차도 생각보다 간단했다. 그해 오씨는 가족들과 함께 곧바로 울릉도를 갔다. 아이에게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오씨네 가족의 행정법상 고향(본적)은 ‘독도’가 됐다.

경기도와 약 400㎞ 떨어진 화산섬 독도는 우리에게 각별하다. 오씨 가족을 포함해 12일 기준, 국민 가운데 3천581명이 독도를 본적으로 두고 있다.

직장인 염윤선씨(46)와 그의 아내 황정순씨(42)는 새로운 고향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그들의 본적은 독도다. 이들 부부는 올해 난생처음으로 ‘고향 나들이’를 계획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내년으로 미뤘다. 이들은 내년 봄 딸 염지윤양(13)과 아들 염창훈군(11)과 함께 독도를 찾을 예정이다.

염씨 역시 원래 본적은 독도가 아니었다. 일본에서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길 때마다 ‘우리 땅’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라 화만 났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해 우연히 ‘독도로 본적을 쉽게 옮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염씨는 가족회의를 열었다.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 염씨에게 아내는 찬성의 뜻을 밝혔다. 특히 두 아이가 크게 반겼다고 한다. 지난해 이맘때 염씨 가족은 독도로 본적을 옮겼다.

제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선영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65) 역시 행동으로 독도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국회의원으로서는 최초로 본적이 독도인 박 교수는 국민들의 독도 수호 의지를 널리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경기도 여주시였던 본적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박 교수는 “노래만 부르고 구호만 외칠 뿐, 실질적으로 국제 분쟁에서 독도를 수호하는 데 도움이 되는 행동들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또 2011년 당시 발표된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에 독도 영유권 문제가 포함될 가능성이 커 남편과 상의한 끝에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독도로 본적을 옮기는 일은 결심하기까지 어렵지만, 절차는 간단하다. 우선 구청이나 시청에 놓인 등록지준지 변경신고서를 작성한다. 옮기는 본적지는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이사부길 55’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이사부길 63’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안용복길 3’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그 후 인감증명서를 떼 변경신고서와 함께 경북 울릉읍사무소로 보내면 된다. 기간은 일주일 안에 처리되며, 비용은 2~3천원 수준이다.

본적을 독도로 이전하는 일은 국제적으로 호소할만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독도향우회 경기도지회장인 정대운 경기도의원은 “더 많은 국민이 본적을 옮기면 그만큼 국가가 독도에 관심이 많다는 뜻”이라며 “향후 국제 분쟁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많은 도민이 동참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 오세애씨의 자녀가 그린 독도 수호 포스터
오세애씨의 자녀가 그린 독도 수호 포스터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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