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트스페이스 ‘어비움’은 강도영 작가 초대 개인전 <Probably Love>를 18일부터 내달 28일까지 연다. 강도영 작가가 인간과 환경, 문명의 이야기를 몽환적인 해석으로 탄생시킨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강 작가의 작품에는 물리적 법칙을 무시한 듯 뒤죽박죽 엉켜버린 몽환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판타지적 색채로 채운 화폭은 시각적 즐거움을 안겨준다. 생경한 이 풍경 속에는 심해 생물 혹은 외계 생물 등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는 형태의 생명체가 존재한다. 이는 강 작가가 그린 먼 미래의 세상과 인간의 모습이다.

강 작가는 지금의 코로나19 팬데믹이 도래하기 전부터 미래의 환경과 인간의 삶에 대해 고민해 왔다. 화폭에는 세상을 기술 발전만 쫓다가 오염된 환경과 기후의 끝에 자연이 문명을 삼켜버린 태초의 정글처럼 그려냈다. 그 세계 속에 인간은 작은 컴퓨터 하나만 있으면 모든 활동을 즐기면서 팔다리는 가늘어지고 중요한 장기와 몸만 비대해져 눈과 뇌만 도드라지는 연체동물 형태로 표현했다.

강 작가는 “인간과 자연은 결과를 겪고 나서야 지나온 과정을 성찰하는 모순된 순서를 반복하고 있다”면서 “그에 대한 고민 끝에 먼 미래의 모습은 문명이 전복된 태초의 자연의 모습, 환경에 따라 변화한 우리는 단순한 연체동물의 모습으로 공존할 것으로 상상했다”고 설명했다.
조두호 어비움 디렉터는 “동양의 재료를 베이스로 하는 강 작가는 조선시대 화가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연상시키듯 몽환적인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면서 “이 감각적이고 공상적인 표상을 통해 시각적 환희와 갑갑하고 지루한 일상을 비트는 경험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자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