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플러스] 생명보험 수익자의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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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회사와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하는 사람은 ‘보험계약자’, 자신의 생명이 부보(보험에 붙이다)되는 사람은 ‘피보험자’이다.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보험금을 지급받는 사람이 ‘보험수익자’이다. 예컨대 갑이 생명보험에 가입하면서 자신이 사망하면 소정의 보험금을 어린 아들 병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면, 갑은 보험계약자이자 피보험자이고, 병은 보험수익자가 된다.

그런데 생명보험계약이 오랫동안 유지되면서 당사자들이 처한 사정들도 변화되기 마련이다. 예컨대 이제 성인이 된 병이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사업에도 성공, 큰돈을 벌고 있다고 하자. 이 경우 갑은 보험수익자를 아들 병에서 홀로 남을 아내 을로 변경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다. 우리 법은 이를 보장한다. 상법 제733조 제1항은 ‘보험계약자는 보험수익자를 지정 또는 변경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험수익자 변경권은 형성권으로 대법원 2020년 2월27일 선고 2019다204869 판결에 따르면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이다. 따라서 보험계약자는 보험수익자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변경의 효력은 행사 즉시 발생한다. 예를 들어 갑이 ‘보험수익자를 아들 병에서 아내 을로 변경한다’라는 확인서를 작성해 도장을 찍는 그 순간 보험수익자는 을로 변경된다. 이 과정에 병이나 보험회사가 개입할 공간은 전혀 없다.

그로부터 얼마 후 갑이 세상을 떠났다. 여전히 자신을 보험수익자로 알고 있는 병이 보험회사에 찾아가서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면 보험회사는 이를 지급해야 할까? 이 점과 관련해 상법 제734조 제1항은 보험계약자가 보험수익자를 변경한 사실을 보험회사에 통지하지 않으면 보험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갑이 보험수익자를 을로 변경했지만 이를 보험회사에 통지하지 않고 사망한 이상, 보험회사가 병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은 단지 보험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즉 갑이 생전에 보험수익자를 이미 을로 변경한 이상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을이고 병은 그러한 권리가 없다. 따라서 을은 병에게 지급받은 보험금을 반환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 물론 을이 목적을 달성하려면 ‘갑이 생전에 보험수익자를 을로 변경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갑이 사망했지만 아직 병이 보험금을 수령하기 전이라면 을은 갑의 의사표시에 따라 자신이 보험수익자가 됐음을 증명하면서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고 보험회사는 이를 지급해야 한다. 만일 을이 이처럼 간단한 방법을 택하지 않고 병을 상대로 보험금 채권의 양도 및 이에 따른 양도통지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면. 대법원 2020년 2월27일 선고 2019다204869 판결은 을의 이러한 소송을 부적법 각하했다.

김종훈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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