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사장도, 30대 청년도 코로나에 ‘백기’…지난해 경기지역 파산 신청 급증
50대 사장도, 30대 청년도 코로나에 ‘백기’…지난해 경기지역 파산 신청 급증
  • 김해령 기자 mer@kyeonggi.com
  • 입력   2021. 01. 20   오후 7 : 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안산시 단원구에서 부품 제조회사를 운영하던 L씨(52)는 지난해 11월 회사문을 제 손으로 닫았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일본 수출에 주력했던 회사가 벼랑 끝에 몰린 것이다. 그는 “청춘을 일궈온 회사가 감염병 탓에 한순간에 사라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 33세 청년 K씨는 최근 인터넷 상담사에게 개인 파산 신청을 문의했다. 지난해 8월 친구와 함께 꾸린 음식점이 폐업한 이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서다. K씨는 “가게 차릴 때 받은 대출 이자 갚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 나이에도 파산신고가 가능하느냐”는 질문은 남겼다.

파산을 선택하는 경기지역 기업이 2년 만에 2배 증가했다. 개인 파산 신청도 같은 기간 20%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과거부터 이어지던 경기침체에 코로나19가 기름을 부은 것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20일 경기일보가 대법원 법원통계월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1월 수원지법과 의정부지법에 파산 신청을 한 법인 수는 205건으로 전년 동기간(167건)보다 22%, 2018년(102건)보다는 2배 늘어난 수치다.

개인 파산 신청 건수도 늘었다. 지난해 1~11월 경기지역 개인파산 신청은 1만364건으로 같은 기간 2019년(9천13)보다 1천건 이상 급증했다. 2016년 9천604건에서 2017년 8천547건, 2018년 8천340건으로 감소세를 보이던 개인 파산 신청 건수는 2019년부터 해마다 1천건씩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법인 파산은 과도한 부채를 지급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거나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진 기업들이 신청하는 제도다. 또 개인 파산은 채권자의 동의와 채무 일부면책을 전제로 사업을 접거나 본인의 재산,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2020년 내내 이어진 코로나19는 기업들의 폐업을 부추겼다. 코로나19 여파 지속으로 고정 매출이 감소하거나 사라지고, 채무 변제 시기가 도래하면서 결국 파산을 선언하는 기업이 속출하게 된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수원지법은 지난해 파산ㆍ회생 담당 법관을 2명 추가해 재판을 처리하도록 했다. 현재 수원지법 내 파산ㆍ회생 담당 법관은 12명이다.

전문가들은 법인파산 후 개인파산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을 우려했다. 또 올해도 파산 신청 증가세는 여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서비스업, 관광업 등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폐업이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중소기업의 줄 파산으로 비정규직 등 취업시장 취약계층이 노동시장에서 퇴출되면서 개인 역시 함께 파산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백주선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회장은 “파산 결심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급증세는 올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해령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