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해본다] “시간에 쫓겨 곡예운전… 신호등 빨간불도 원망스러워”
[우리가 해본다] “시간에 쫓겨 곡예운전… 신호등 빨간불도 원망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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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수습기자들 ‘음식 배달원’ 1일 체험
기다리던 배달 요청 잡자 조급함 밀려와... 가까스로 시간 맞추니 땀 비 오듯 쏟아져
교통사고 위기에도 ‘5분 남았다’ 생각뿐, “난폭운전 불가피”… 배달원의 말 와닿아
16일 오후 배민커넥트 배달원 1일 체험에 나선 경기일보 사회부 김정산(왼쪽)ㆍ박문기 수습기자가 각각 전동킥보드와 도보로 수원시내에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조주현기자
16일 오후 배민커넥트 배달원 1일 체험에 나선 경기일보 사회부 김정산(왼쪽)ㆍ박문기 수습기자가 각각 전동킥보드와 도보로 수원시내에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조주현기자

잠깐이라도 핸드폰에서 눈을 떼는 순간 배달 수수료를 놓친다.

어플 ‘배민커넥트’ 목록에 올라온 배달 요청을 재빠르게 누르고자 시선을 핸드폰에 고정하고 걷는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배달 요청을 잡자 조급함이 몰려왔다.

16일 오전 11시 본보 박문기 수습기자는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서 도보로, 김정산 수습기자는 장안구 천천동에서 전동킥보드로 배달을 시작했다.

팔달구 인계동에서 배달 요청을 받은 박 기자는 헐레벌떡 한 피자집에 도착, 음식을 받았다. 배달 완료 예정 시간은 6분 남았다. 1㎞거리에 있는 목적지까지 걸어서 6분 안에 도착하라니, 최소 10분은 걸릴 듯하다. 혹여나 가방 안 음식이 엎질러질까 뛰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왕복 2차선 횡단보도의 빨간불이 원망스러웠다.

가까스로 배달 완료 시간에 맞춰 음식을 배달하자 안도감보다는 허탈함이 몰려왔다. 땀이 비 오듯 쏟아졌고 다리는 뻐근했다. ‘차라리 무단횡단을 해서라도 여유롭게 올걸’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같은 시각 김 기자는 난생처음 타보는 전동킥보드로 배달을 준비했다.

배달 요청을 받고 왕복 4차선의 화산로 가장자리에서 전동킥보드를 몰았다. 지나가는 차량의 경적소리에 깜짝 놀란 데다 갑작스럽게 우회전하려는 승용차와 부딪힐 뻔했으나 머릿속에는 5분밖에 안 남았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성인 남자 걸음걸이 속도로 몰던 전동킥보드를 시속 25㎞로 운행한 것도 이때부터다.

배달을 마치니 툭 튀어나온 방지턱을 통해 느껴지는 진동에 허리를 부여잡을 수밖에 없었다.

첫 배달을 가까스로 완료하고 숨 돌릴 틈도 없이 다시 배달 요청 목록이 핸드폰에 떴다. 부랴부랴 전동킥보드를 다시 타고 곡예 운전을 하며 목적지로 가는 도중, 난폭(?)운전에 화가 난 차량의 경적소리는 ‘배달 시간 엄수’라는 생각에 몰두해 있어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다.

이날 두 수습기자가 총 6건의 배달로 얻은 수수료는 약 2만5천원. 목숨을 담보로 얻은 돈이기에 적은 가격이라고 느껴졌다. “배달 시간에 쫓겨 이리저리 난폭 운전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다른 배달원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지난 2019년 1만명에서 올해 5만명으로 늘어난 배민커넥트에 참여한 배달원의 애환이 느껴졌다.

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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