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찾지 못하고 냉동고에 떠도는 원혼
안식찾지 못하고 냉동고에 떠도는 원혼
  • 이민우 기자 lmw@kyeonggi.com
  • 입력   2012. 04. 24   오후 9 : 43
  •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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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가혹행위 주장… 인수 거부 연락도 끊어 경찰·구청은 무연고자 처리 애매해 ‘가슴앓이’
우울증을 앓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의무경찰의 시신이 2년여 동안 차디찬 병원 냉동고에 누워 있다.

인천 남동경찰서 방범순찰대 소속 H 이경(당시 20세)은 지난 2010년 5월 오전 5시45분께 경찰서 본관 3층과 4층 사이 복도 창문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당시 H 이경의 부모는 부대 내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해 검·경의 조사가 이뤄졌다.

부검 결과 폭행당한 흔적이 없었던 데다, H 이경이 숨지기 전 우울증 검사를 두 차례 받았고 동료 진술 및 일기장 등을 분석한 결과 H 이경이 자살한 것으로 결론났다.

하지만, H 이경의 부모가 시신 인수를 거부하며 2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인근 대형병원 시체실 냉동고에 안치돼 있다.

이후 경찰과 병원 측이 시신 인계를 위해 H 이경의 부모와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지난해 말께 연락이 끊기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말 H 이경의 부친이 ‘더 이상 전화하지 말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은 후 더 이상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2년여 동안 H 이경의 장례조차 치르지 못해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다.

H 이경의 부모와 연락이 끊기면서 그동안 쌓인 시신 보관 비용이 1천5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6도로 유지되는 냉동고에 시신이 있지만 시신을 부검했던 터라 완전히 부패해 악취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고 시신을 무연고 처리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관계기관만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남동구 관계자는 “H 이경의 시신은 연락이 되지 않지만 분명한 연고자가 있어 무연고자로 처리하기에는 애매하다”면서 “시신 인수 공고를 낸 뒤 그래도 연락이 없으면 강제로 시신을 무연고 처리할 수 있지만, 이도 예산이 없어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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