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병은 한국 고유의 질병이다. 소위 화(火)가 누적되어 생기는 병인 셈이다. 화란 결국 스트레스를 의미하며 홧병은 스트레스가 주원인이다. 홧병은 우울감, 불면증, 불안감 등의 정신적 증상도 보이지만 대개는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난다. 두통, 어지러움, 두근거림, 가슴 답답증, 열이 오름, 치밀어 오름, 소화불량, 손발이 저림, 목과 가슴의 이물감 등등이 그것이다.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다 보니 사람들은 먼저 내과 등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게 되고 결국 ‘신경성’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정신과에 가보라는 권유를 받으면 “내가 미쳤나?” 하는 생각에 진료를 거부하거나 심지어는 화를 내기까지 한다. 스트레스는 신체에 여러 가지 좋지 못한 영향을 준다. 대표적인 것이 자율신경계, 심장 및 혈관계, 호르몬계 등이다. 스트레스는 흥분성 자율신경(교감신경)을 자극시켜 몸이 항상 흥분상태에 있게 한다. 그러다 보니 안정이 안되고 가슴이 뛰고 혈압이 오르고 소화가 안되고 근육이 뻣뻣해지는 현상이 나타나며 혈당도 높아지고 면역기능도 약화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고혈압, 당뇨병, 중풍 등 각종 성인병과 신경성 질병이 초래된다. 홧병을 극복하려면 우선 스트레스를 다스려야 한다.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로 스스로 기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을 해야 한다. 그리고 홧병의 증상이 심하게 느껴진다면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트레스 상담에 있어 화와 관련된 분노를 다스리는 일이 중요하다. 일생을 통하여 경험한 분노는 물론 억압하고 있던 감정을 인식하고 그리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이해하며 여러 사람들로부터 격려와 지지를 받는 일도 도움이 된다. 새로운 대인관계를 구축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하다. 정신과 의사나 상담전문가와 시작하는 정신상담이 바로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는 시작일 것이다. 약물치료에서는 우울증과 불안증을 치료하는 방식으로 약물을 적절하게 선택하여 체질에 맞게 약물을 복용하면 1-2주 내에 편안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 홧병과 관련된 증상들, 홧기 증상, 불안감, 무력감, 불면증과 우울감 등의 증상을 개선하는 데에 매우 신속한 효과를 나타낸다. 홧병이 수 십년 지속된 경우에는 장기간의 약물치료가 불가피한 경우도 많다. 화병의 치료는 스트레스 관리, 상담을 통한 감정의 조절, 약물치료, 보다 건강한 대인관계의 구축 외에 이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성인병을 예방하는 다원적인 치료가 모두 중요하다. 노년을 준비하는데 있어 치매나 성인병만큼 화병을 잘 알고 대처하는 일이 건강하게 인생을 마무리하는 일이 될것이다.
문화
경기일보
2003-04-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