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야구 하다 발병한 어깨 질환 차이점과 치료법은?

Q. 사회인야구를 10년째 하고 있는 40대 직장인입니다.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지만 지난 반 년간 팔을 어깨 위로 드는 동작을 하면 통증이 느껴지고 공을 던지지도 못할 지경입니다. 관련 증상을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슬랩(SLAP) 병변이니, 관절와순 파열이니, 회전근개 손상이니, 충돌 증후군이니 어려운 말들이 많더군요. 각 질환의 차이점과 치료법 등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어깨 통증으로 고민이 참 많으시겠습니다. 우선 각 질환을 간단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SLAP(Superior Labrum Anterior to Posterior) 병변은 상부 관절와순(Labrum)의 파열로 넓은 범위에서 SLAP 병변과 관절와순 파열은 같은 의미로 보면 됩니다. 관절와순은 견갑골의 관절면을 이루고 있는 연골로, 주로 투구 동작과 같은 강력한 힘을 요하는 반복적인 과외회전 동작에서 유발되는 미세손상으로 인해 파열이 나타납니다. 충돌 증후군은 머리 높이와 어깨 높이 사이에서 반복적인 움직임(어깨를 휘두르는 동작)에 의해 회전근개와 견갑골 외측의 견봉의 반복적인 마찰(충돌)로 발생하는 회전근개(어깨 힘줄)의 염증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질환이 염증 호전 없이 만성화되거나 반복될 때 회전근개 힘줄의 파열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사회인야구, 특히 투구 동작은 SLAP 병변 또는 충돌 증후군의 고위험군에 해당하며 두 병변이 동반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일반인의 경우 SLAP 병변과 충돌 증후군을 구분하기 어려우며 정형외과 전문의 진료와 정확한 이학적 검진을 통해 구분할 수 있습니다. SLAP 병변은 투구 동작처럼 팔을 머리 위로 휘두르는 동작 등에서 증상이 악화되며 충돌 증후군은 팔을 벌리는 동작 시 증상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이처럼 반복적인 운동으로 인해 증상이 나타날 때 적절한 휴식과 약물 투여 등의 보존적 치료를 거치지 않을 경우 만성적인 어깨 통증의 요인이 되며 경우에 따라 어깨 회전 반경의 감소를 가져오는 등 생활의 큰 불편감을 야기합니다. 통증 발생 시 정형외과 전문의 진료를 요하며 정확한 진단 및 약물, 휴식, 필요 시 정밀검사를 필요로 합니다. 보존적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이미 회전근개의 파열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증이 없을 때는 어깨 주변 근력 강화(고무밴드 운동 또는 튜빙 운동) 등을 통해 어깨 관절의 불안정성 해소 및 견봉과 회전근개 간격 벌림을 통해 증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현환섭 이춘택병원 제6정형외과장

[의학·건강칼럼] 입 마르고 통증 ‘구강작열감증후군’

구강작열감증후군(Burning mouth syndrome)이란 입안에 상처나 병변 등 특별한 원인 없이 환자가 3개월 이상의 기간에 지속적으로 입안의 얼얼함, 화끈거림, 미각 변화, 건조감 및 감각이상 등을 호소하는 상태다. 구강작열감증후군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 대부분은 폐경 이후의 중년 및 노년층의 여성이다. 하지만 간호 젊은 여성이나 남성에서도 나타난다. 구강 내 작열감은 미국 자료에 의하면 18세 이상 성인 중 약 0.7%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된다. 증상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부위는 혀끝과 혀 가장자리다. 그다음으로 입천장, 아랫입술 순이다. 증상은 온종일 나타나며, 주로 오전에 증상이 덜 나타나다 오후가 될수록 심해지며 식사를 할 때는 좀 더 나아지는 경우가 많다. 입안의 얼얼함이나 화끈거림과 함께 건조감이나 미각 이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통증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입 안에 작열감이 있다고 해서 구강작열감증후군은 아니다. 구강 내 불편감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빈혈, 당뇨, 비타민 B12 부족증, 아연 및 마그네슘 부족, 갑상선 기능 이상 등이 있으면 구강 내 감각 이상 및 미각 변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항생제의 장기 복용, 면역력 저하 및 타액 분비량 저하로 인한 구강 점막의 진균 감염에 의해서도 혀와 입안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들은 정확하게는 진성 구강작열감증후군으로 구분하지는 않는다. 위와 같은 원인이 없음에도 작열감을 호소하는 경우를 구강작열감증후군이라고 말한다. 정확한 병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반복적인 구강 내 국소적 자극, 성호르몬의 불균형, 심리적 원인 등에 의한 말초성 감각 신경계의 기능 변화가 원인일 것이라고 추정된다.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혈액검사, 심리검사, 진균 검사 등 복합적으로 검사를 시행한다. 작열감이 있으면 혀로 치아를 밀어본다거나 씹는다거나 하는 필요 없는 자극을 줄일 것을 권유하며, 진균 검사상 곰팡이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항진균제를 사용하면 증상을 감소시킬 수 있다. 타액 분비량의 감소로 인해 발생하는 작열감의 경우에는 인공타액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진성 구강작열감증후군의 경우 가장 대표적인 치료방법은 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을 국소적ㆍ전신적으로 사용한다. 구강작열감증후군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구강내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구강 내 작열감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진단과 병력 청취가 이뤄진 후에 치료가 이뤄져야 하므로 이를 잘 이해하고 있는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진료실에 내원하는 환자 중 혹시 암이 아닌지 걱정하며 암 공포증(cancer phobia)을 보이는 환자가 많으나 다행히 구강작열감증후군이 암으로 진행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속적인 구강 내 통증은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함께 치료를 시작해 통증에서 해방되길 바란다. 강정현 아주대 치과병원 교수

[의학·건강칼럼] 훅 들어온 직장인 우울증, 치료할 수 있다

각종 통계에 따르면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들의 상당수가 입사 이후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고 대답했다. 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우울증, 화병, 불면증 등 스트레스성 정신질환이다. 이는 작년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직장인 67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소화질환, 무기력증, 두통 등이 직장인을 괴롭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을 우울하게 만드는 원인으로는 야근 등 과다업무와 열악한 근무환경, 운동부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 통계는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전에 발표된 것이다. 코로나19가 직장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2020년 4월, 공공상생연대기금ㆍ직장갑질119), 코로나19로 소득이 줄었다는 응답이 무려 47%에 달했다. 업무량이 줄었다는 응답도 44%가량 나타났다. 또한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직장 경영상태가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도 57%로 부정적인 평가가 높았다. 이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지거나 월급이 더 줄어들 거라는 불안감과 우울감을 가진 응답자도 많았다. 개인별 고용 조건이나 직장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코로나19 유행 이후로 직장인들의 스트레스와 우울감의 원인이 다양해지고 있다. ▲ 이동규 원장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나 직장 내 인간관계의 갈등은 몸과 마음의 피로 및 무력감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두통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스트레스, 과로, 수면부족 등과 연관되어 뒷목이나 뒷머리 혹은 머리 전체에 두통이 생긴다. 이를 긴장성 두통 혹은 긴장성 근육수축성 두통이라고 한다. 단순히 머리만 아픈 것이 아니라 두통으로 인해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지면서 소화불량, 울렁거림 등 소화기계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눈이 빠질 것 같은 안구통이나, 자기도 모르게 이를 악무는 습관 탓에 턱관절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직장인들은 우울증이 있어도 부정하거나 숨기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우울증은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다. 우울증 초기 단계라면 적당한 운동과 함께 며칠간 휴식을 취하는 곳이 좋다. 장기적인 업무의 효율성 등을 위해 휴가를 요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휴식만으로 부족하다면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직장인 우울증의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선 음악감상이나 명상, 게임 같은 취미활동이나 달리기, 요가, 산책 등 운동이 도움된다. 따뜻한 목욕이나 규칙적인 수면습관도 좋다. 그리고 술이나 담배, 카페인 등의 섭취를 줄이고, 가족 혹은 친구들과 충분한 대화를 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우리의 생각이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우울증을 극복하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의학칼럼] ‘무지외반증’ 운동화 신고도 걷기 힘들땐… 보조기보다 수술을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변형이 생기는 대표적인 족부 질환이다. 몇 가지 유전적인 요인으로 발생하기도 하며 볼이 좁은 신발이나 하이힐을 신을 경우 발병율이 높아진다. 사람들의 얼굴 생김새가 모두 다르듯이 모든 사람의 발은 서로 다른 모양을 가지고 있다. 걷는 자세도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각양각색의 모양을 가진 발을 똑같은 모양의 신발에 억지로 끼워 넣으니 발 통증이 심해진다. 일반적인 운동화는 신으면 신을수록 발의 모양에 따라 변형되지만 딱딱한 새 신발 혹은 하이힐이나 단화는 발의 모양에 맞춰 변형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발이 모양이 변형되기 시작하면 엄지발가락과 새끼발가락이 두드러지는데 좀 더 큰 엄지발가락의 변형이 도드라져 보이고 문제가 잘 생겨서 무지외반증이 발병한다. 따라서 구두와 하이힐을 선호하는 여성에게서 주로 무지외반증이 관찰됐지만 최근에는 젊은 남성들도 볼이 좁은 구두나 키 높이 신발을 즐겨 신어 무지외반증이 증가하는 추세다. 둥그렇게 변형된 신발보다는 날씬하고 유려한 신발이 예쁘기 때문에 발이 호소하는 통증에도 사람들은 예쁜 신발을 신는 것을 그만두지 않는다. 발의 통증이 점점 심해져서 일상생활에 제한이 오면, 그때야 사람들은 병원을 찾게 된다. 병원에서 이제 환자가 되어 치료를 받게 되면 두 가지 치료 방법에 대해 듣게 된다. 보조기와 수술. 그렇다면 보조기 치료와 수술적 치료의 차이는 무엇일까? 보조기는 발가락 실리콘, 깔창, 중족골 패드 등이 있다. 하지만 보조기는 무지외반증의 호전을 위한 기능은 없고, 단지 무지외반증으로 생기는 합병증을 막아주는 도구일 뿐이다. 발가락이 겹쳐서 생기는 물집이나 굳은살, 엄지발가락이 심하게 변형되어 둘째나 셋째, 넷째 발가락이 아프게 되는 중족골통, 발의 모양 변화로 신발에 발이 잘 맞지 않게 되어 생기는 족부 통증 등 다양하게 발생하는 합병증을 완화하여 수술적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걸어 다닐 수 있게 만드는 보존적 치료이다. 수술적 치료는 중족골간 각이 10도 이상으로 변형되었을 경우 효과적인 치료방법이다. 수술 후에는 발 모양이 작아지고 단단해져 골 유합이 일어난 뒤에는 디디기가 편해진다. 수술이 보조기 보다 근본적인 치료로 보이지만, 수술을 하면 발에 상처가 남게 되고 뼈가 단단해지는 6주 동안 엄지발가락을 쓸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수술 후 하이힐이나 볼이 좁은 신발을 신게 되면 재발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발의 모양에 따라 발생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전문적인 발의 상태 확인으로 수술 후에 이러한 문제 발생의 여부를 알아볼 수 있다. 그러면 무지외반증이 생겼을 때 보조기를 사용한 보존적 치료를 하느냐, 또는 수술을 하느냐는 갈림길에서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 일상적으로 걸어 다니거나 가볍게 뛸 때 발바닥이 아프지 않고, 발이 아프더라도 발가락 사이가 아프거나 운동화를 신었을 때 통증이 별로 없다면 보조기를 사용한 보존적 치료로 지낼 수 있다. 반면 운동화를 신고 다녀도 발이 아파서 걷기 어려울 정도라면 전문의와 상담 후 발 모양 변형에 따라 수술적 치료에 대해 고려해 보거나 깔창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박승범 이춘택병원 제8정형외과장

[의학·건강칼럼] 염증성 장질환

오는 19일은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면서 장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궤양성 대장염은 말 그대로 대장만을 침범한다. 직장에서부터 그 상부로 연속적인 염증을 일으킨다. 크론병은 구강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어디라도 침범할 수 있다. 대장의 근육층을 넘어 깊은 궤양 및 염증을 초래해 협착, 누공(샛길), 천공 등 합병증 발생이 흔하고 이 때문에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흔하다. 이외에도 자가면역질환인 베체트병이 장을 침범한 베체트 장염도 염증성 장질환 중 하나로 보고 있다. ■ 설사, 잦은 복통, 체중감소 등 증상 다양해 염증성 장질환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적인 증상은 없다. 오랜 기간 설사를 하거나 대변에 피가 나와 과민성장증후군이나 치질쯤으로 알고 지내다가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간혹 아무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장폐쇄나 천공 등 심각한 증상으로 병이 나타나는 때도 있다.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엔 피가 섞인 설사가 가장 흔한 증상이며 그 외에도 복통, 대변절박증(참을 수가 없어 급하게 화장실을 가야하는 증상), 체중감소 등을 호소한다. 크론병에서는 복통, 설사, 체중감소가 주된 증상이며, 혈변은 드물다. 항문부위를 잘 침범하여 단순한 치질인 줄 알고 치료받다가 나중에 크론병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흔하다.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질환에 걸릴 유전적 위험요소를 가진 사람에서 장 내 세균과 환경적 요인(음식, 흡연, 약제 등)이 복잡하게 작용해 비정상적인 염증반응이 초래돼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예방접종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영양결핍, 면역억제치료 등의 탓에 일반인과 비교해 감염 노출위험이 크다. 예방접종을 통해 상당수의 질환이 예방 가능하다. 다만, 이미 면역억제제, 생물학제제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 때문에 생(生)백신은 접종해서는 안 되며, 접종 가능한 백신도 접종 후 백신에 대한 면역 반응이 떨어질 수 있다. 면역억제제나 생물학제제를 시작하기 전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은 단시일 내에 치료되는 병이 아니므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염증성 장질환과 더불어 살아가며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꾸준하게 치료에 임해야 한다. 또한 환자의 상태를 다각도에서 분석, 진단하고 이에 따른 개인 맞춤형 접근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강문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 교수(소화기내과)

[의학 칼럼] 신발과 걸음걸이, 그리고 나의 건강 상태

오래 신은 신발일수록 신발 바닥, 밑창이 많이 닳는다. 신발 밑창을 보고 신발을 바꿀 때가 됐구나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내 걸음걸이가 이렇구나라고 알 수도 있다. 또한, 걸음걸이에 따라서 의심되는 관절질환에 대해서도 알 수가 있다. 올바른 걸음걸이를 하려면 양 발끝이 11자가 되게끔 정면을 똑바로 향하도록 걸어야 한다. 정확한 11자 걸음이 부담스럽다면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엄지발가락 사이를 살짝 벌려 약간 팔자걸음을 하는 것도 괜찮다. 팔은 자연스럽게 L자나 V자가 되도록 흔들면서 걷는다. 체중이 실리는 것은 발뒤꿈치에서 발바닥 전체, 그리고 엄지발가락 뿌리 순으로 체중을 실어 걷는 것이 좋다. 이렇게 올바른 보행을 하면 신발의 뒤쪽 바깥 면이 가장 많이 닳아있고, 안에 있는 앞면까지 골고루 닳는다. 양쪽 신발 바닥을 비교했을 때, 어느 한 쪽이 심하게 닳아있거나 한쪽 바깥쪽이 유난히 닳아 있다면 팔자걸음(외족지보행)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팔자걸음은 발의 각도가 15도 이상 바깥쪽으로 벌어진 상태로 허리를 뒤로 젖히면서 걷는 경우가 많다. 갑자기 체중이 늘거나, 골반이 벌어지거나, 몸이 불안정할 때 팔자로 많이 걷게 된다. 특히 임신을 하면 태아와 양수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다리가 무릎 바깥쪽으로 휘어 팔자걸음을 걷게 될 수 있다. 때문에 임신기간 동안 골반이 무리하여 틀어지기도 하는데, 출산한 이후에도 한동안 골반이 회복되지 않아 팔자걸음으로 걷게 되기도 한다. 팔자걸음으로 걸으면 발뒤꿈치에 큰 압력이 가해진다. 장시간 지속되면 발뿐 아니라 다리 전체가 바깥쪽으로 회전하고, 골반은 뒤쪽으로 기울어지면서 허리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신발 바닥의 안쪽이 많이 닳아 있다면 대게 안짱걸음(내족지보행)일 수 있다. 안짱걸음은 걸을 때 발이 안쪽으로 모이는데, 원인은 엉덩이 관절의 허벅지 뼈 골두가 앞을 향해 있거나 정강이뼈가 안쪽으로 뒤틀려 생기는 경우가 많다. 평발인 경우 무게중심이 안쪽으로 쏠리고 발목이 휘어져 안짱걸음으로 나타날 수 있다. 어릴 때 많이 나타나는데, 성장하면서 대부분 좋아지지만 10%가량은 계속 안짱걸음을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 안짱걸음을 오래 걷게 되면 아킬레스건이 몸 안쪽으로 치우쳐 발목을 당겨주는 힘이 약해지고, 발목이나 발가락, 무릎관절에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안짱걸음을 방치하면 O자 다리로 변형될 우려가 있는데, O자 다리는 무릎 관절에 실리는 몸무게를 분산하지 못해 무릎에 심한 통증이 생기는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다. 신발 밑창이 한쪽만 너무 많이 닳아 있다면 자세가 삐뚤어진 것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선천적으로 양쪽 다리길이가 차이 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척추, 골반, 고관절, 무릎관절의 틀어짐에 의한 후천적인 요인이 많다. 이러한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걸어왔다면 어깨나 허리, 무릎 관절에 심한 통증이 생기기 쉽다. 뼈에 미치는 힘을 제대로 분산시키지 못하면서 한쪽 근육만 자주 사용한다. 그렇게 되면 계속 사용하는 근육은 긴장 상태가 유지되고 반면 사용하지 않은 근육은 약화하면서 좌우 불균형 상태가 된다. 이는 피로와 통증, 소화기능 장애 등이 동반될 우려가 있다. 또한, 발을 쿵쿵거리며 걸으면 발에서 오는 충격이 무릎, 허리, 목까지 전달되어 전신으로 통증이 올 수 있다. 또 발레 하듯 발끝으로 걷는다면(걷기가 서툰 어린아이들은 발끝으로 걸을 수 있지만, 정상적으로 걸어야 할 나이에도 발끝으로 걷는다면) 아킬레스건이 짧기 때문일 수 있다. 본인이 잘못된 걸음걸이로 걷고 있다면 벽을 이용해 똑바로 서서 벽에 종아리, 엉덩이, 어깨, 머리를 붙이고 서서 발뒤꿈치부터 내딛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요가와 스트레칭 등으로 몸의 균형을 맞추고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 자신의 발에 맞고 편한 신발을 신고 걷는 것을 추천한다. 박태훈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

[의학 칼럼] 10~20대에 재발하기 쉬운 습관성 어깨 탈구

격투기 팬이라면 어깨탈구 부상으로 수술과 재활치료 후 성공적으로 복귀한 코리안 좀비 정찬성 선수를 알고 있을 것이다. 정찬성 선수가 시합 도중에 빠진 어깨를 스스로 집어 넣고 경기에 임한 장면을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다. 이처럼 어깨는 복싱이나 씨름 등 운동을 하다가 어깨가 뒤로 젖혀지면서 발생하기도 하고 축구나 농구 등 구기종목을 하다가 넘어지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전방향으로의 회전운동이 가능한 관절이다. 운동 범위가 넓은 만큼 가장 불안정한 관절이기도 하여 우리 몸에서 가장 탈구가 많이 되는 관절이다. 어깨 탈구는 상완골의 머리 부분이 날개뼈의 관절와로부터 정상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빠져나오는 증상이다. 주로 앞쪽으로 빠지는 전방 탈구가 흔하고, 가끔 후방 탈구가 일어나기도 한다. 격렬한 운동을 즐기는 10~20대에는 특히 탈구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20세 이전에 처음 탈구가 발생하면 재발성 탈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나이가 젊을 때 어깨가 탈구되면 어깨를 안정적으로 지지해주는 관절와순(어깨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관절에 가해지는 힘을 분산시키는 어깨 연골)이 파열되고 관절을 싼 관절 주머니와 인대가 늘어나게 되고 이를 초기에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점차 작은 충격에도 재발성 탈구가 될 위험이 커진다. 빠지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점차 작은 충격에 의해서도 빠지게 되고 심지어 자다가 빠지는 경우도 있다. 어깨관절이 빠지면(탈구)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빠진 팔은 특정 위치에 고정되어 움직일 수 없게 된다. 탈구 시 신경이나 혈관이 함께 손상된 경우에는 팔 부위의 감각이상이나 운동장애, 색 변화와 붓기 등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갑자기 어깨 탈구가 발생하면 스스로 또는 주변인들이 맞추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혈관이나 인대, 신경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바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빠진 팔을 몸에 붙이고 반대 손이나 수건 등으로 팔을 감싸 부상부위를 최대한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깨 탈구는 처음 발생했을 때 보조기를 착용하고, 추후에 어깨 관절 근육 운동을 통해 재발성 탈구로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평소 팔을 과도하게 벌리거나 외회전(만세자세)을 해야 하는 스포츠 활동은 수개월 정도 피하고, 스포츠 활동을 할 때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고, 무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그렇지만, 반복적으로 재발성 탈구 증상이 뚜렷하고, 영상 검사 결과 병변이 확인되면 관절와순을 봉합하거나 관절낭을 중첩해 봉합하는 등의 수술적인 방법을 진행해야 한다. 만약 재발성 탈구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관절뿐 아니라 어깨뼈, 어깨의 힘줄까지 손상을 입는다. 특히 40대 이후가 되면 재발성 탈구로 인해 회전근개 힘줄의 파열이나 어깨 관절염이 생길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어깨 인공관절 수술까지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어깨 탈구는 처음 발생했을 때 적절하게 치료하여 재발성 탈구로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10대와 20대에서 발생한 외상성 탈구는 40대 이후에서 발생하는 경우보다 재발할 확률이 높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박태훈 원장

[의학칼럼] 추울수록 더 아픈 겨울철 어깨 통증 원인은?

겨울이 되면 유난히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진다. 우리 몸은 추위에 예민해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몸 안팎의 압력 차가 커져 통증을 더 느끼게 되는데 장마철이 되면 무릎 관절염 환자가 늘어나듯 겨울철에는 어깨 통증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깨 질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추운 날씨를 탓하며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증상이 악화되면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어깨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 헷갈리기 쉬운 오십견 vs 회전근개 질환 어깨 질환 중 가장 흔하지만 헷갈리기 쉬운 질환이 오십견과 회전근개 질환이다. 그렇다면 이 두 질환을 구분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증상만으로 오십견과 회전근개 질환을 구별해내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지만, 통증의 양상을 살펴보면 눈에 띄는 차이점이 있다. 먼저 오십견은 수동적, 능동적 움직임에 모두 제한을 보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어깨 관절막이 딱딱하게 굳기 때문에 어깨의 운동 범위에서 급격한 제한을 보인다. 스스로 팔을 올리기 힘든 것은 물론, 반대편 팔을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도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팔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반면 회전근개가 손상되면 팔을 뒤로 돌리거나 머리를 묶는 동작 등 특정한 방향에서만 제약이 따르고 팔을 올리는 동작에서 통증이 나타나더라도 팔을 완전히 올리면 통증이 사라지지는 경우도 있어 질환을 방치하기가 쉽다. ◆ 어깨 질환, 치료는 어떻게?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 치유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통증으로 인해 어깨를 사용하지 않으면 관절의 운동범위가 더욱 감소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약물요법과 물리치료를 병행하며 치료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통증이 심하고 보존적 요법으로도 효과가 없을 때는 마취하 관절구동술 또는 관절내시경하 관절 유리술 등의 수술적 요법을 고려할 수도 있다. 회전근개 질환의 경우 손상이 경미한 경우라면 주사요법이나 체외충격파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염증을 치유하여 기능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회전근개의 파열 정도에 따라 끊어진 힘줄을 이어주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어깨는 360도 회전이 가능한 유일한 관절이다. 그만큼 관절과 관련한 질환도 다양하므로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가 중요하니 반드시 어깨 통증이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길 권유한다. 현환섭 이춘택병원 제6정형외과장 ◆ 겨울철 어깨 건강 지키는 방법! 1. 어깨가 뻐근할 때 따뜻한 물로 목욕하거나 어깨에 15분 정도 온찜질을 해준다. 2. 운동하기 전 충분한 준비운동으로 어깨 근육을 풀어준다. 3. 무거운 것은 들지 말고 무게를 분산시켜 안는다. 4. 손과 어깨의 짐은 반드시 양쪽으로 나누어 든다. 5. 자기 전에 약 10~15분 정도 목과 어깨 운동을 하여 어깨 주변의 긴장을 풀어준다.

[의학칼럼] 마음서 우러난 칭찬과 격려 명절스트레스 날릴 ‘특효약’

풍요로운 먹거리와 오랜만에 가족과 친인척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명절이 다가왔다. 즐거운 명절이라고 하지만 결혼, 취업, 진로 등 대답하기 곤란한 상황에 대한 질문들이 생기는 상황이나, 차례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시작하여 함께 모인 가족들의 음식을 챙기고 정리하는 시간까지 쉴 틈 없이 찾아오는 부담들로 인한 스트레스의 범위가 더 가중되어가는 사람들에게는 예외적인 말 수도 있다. 30대 후반의 직장을 다니는 여성은 명절 때마다 시댁에 가서 전을 부치고 음식을 장만하고 바쁘게 움직이는 자신과 달리 편안하게 쉼을 즐기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섭섭함과 분노를 느낀다고 표현했다. 명절이 다가오면 두통과 소화불량을 호소하며 진료실을 찾았다. 40대 가정주부는 명절이 다가오면 잠도 오지 않고 온몸에 기운이 빠지며 목에 이물질이 걸려 있는 듯하고 소화불량과 두통이 있다고 했다. 가족이 명절을 함께 지내려고 시댁인 지방으로 귀성하며 소요되는 경제적, 시간적, 육체적 비용이 적지 않음에도 더 많은 부담을 요구하는 시댁과의 갈등이 마음속의 스트레스로 가중되고 있었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우울증으로 인해 어려움에 직면했던 이 환자들은 약물치료와 함께 환자 마음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남편이 가사를 분담하도록 하였고, 명절에 드는 부담에 대한 합의 등 가족 상담을 진행하여 다음해 명절은 더 즐겁게 맞이할 수 있었다. 명절은 온 가족이 모여서 서로 사랑과 덕담도 나누며 조상님께 감사도 드리는 소중한 시간이지만 때로는 누군가에게 지나친 부담을 주는 시간일 수도 있다. 명절과 관련된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자. 먼저 우리의 정성을 표현하는 다양한 형식들을 예전보다 조금 간소화하는 것은 어떨까? 이와 함께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명절 준비와 관련된 가사 노동을 분담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걱정하는 마음에 상대방이 가진 단점이나 부족한 점들을 지적하며 고치라고 지시하는 말하기로 표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친밀한 가족이나 친척들 사이에서 이러한 표현이 더 쉽게 나오게 된다. 하지만, 정말 좋은 말도 상대방의 감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 듣는 사람은 쓸데없는 잔소리로 그 말을 해석하게 되고 원래 그 말이 가진 좋은 의미는 흘려버리게 된다. 시어머니가 부엌일에 서툰 며느리에게 못하는 칼질하지 말고 채소나 다듬으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네가 다듬은 채소가 가지런해서 요리하기 좋다고 말할 때 며느리는 채소 다듬는 일을 기분 좋게 할 수 있다. 그 사람이 가진 독특성, 장점, 강점에 우리의 마음을 더 집중시키고 격려하는 표현을 하는 것이 상대방의 발전에 수십 배는 더 이롭고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그런 표현은 가족 간의 긍정적인 감정을 고양시키고 가정 내부의 사랑과 친밀감을 더 강하게 만들어 준다. 이러한 사랑과 친밀감이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근본적이 힘이 된다. 이번 명절에는 가족들이 가진 장점들을 발견하려고 노력하고 그것들을 서로 표현해 주는 것은 어떨까? 이것이 명절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날려버릴 가장 강력한 명약이다. 김태원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엄태익 수원 하이유외과 원장의 여성공감] 체중관리, 음식 먹는 순서에 따라서 살이 찐다

유방암 예방에 좋은 것이 체중관리다. 여성호르몬 중 에스트로겐이 유방암과 관련이 있는데, 난소 외에 지방세포에서도 에스트로겐을 만들게 된다. 몸에 지방의 양이 적은 게 유방암 예방에 좋다. 살이 찌는 건 지방이 늘어나는 것인데 음식 먹는 순서가 살 찌는 것과 관련 있다. 흔히들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살이 찐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몸에 혈당치가 올라가는 음식이 지방세포 증가와 관련 있다. 혈당치를 올리는 음식은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은 소화되면 포도당이 되는데 혈중 포도당이 많으면 중성지방으로 형태가 바뀌어 축적된다. 지방을 먹었다고 몸에 지방이 쌓이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지방은 소화가 되지 않고 변으로 배출되는 비율이 높다. 반면 탄수화물은 많이 먹어도 100% 소화되어 포도당으로 흡수된다. 달콤한 음식을 먹으면 혈당치가 순간 올라가게 되는데, 이 때 우리 몸은 혈당치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분비한다. 인슐린 분비가 지방 세포 증가와도 관련 있다. 혈당치가 갑자기 올라가지 않게 식사를 하는 것이 좋은 다이어트 방법이다. 가장 먼저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먹고 이어서 소화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육류나 생선 같은 단백질을 먹고 마지막에 탄수화물을 먹을 때 혈당치의 상승을 완만하게 할 수 있다. 채소류, 육류, 생선은 혈당치를 올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돼지고기 정식이 있다고 가정 했을 때 가장 먼저 채소류를 먹는다. 이어서 돼지고기를 먹고 마지막으로 밥을 먹는다. 이렇게 하면 혈당치 상승을 억제할 수 있고, 포만감으로 밥을 남길 수도 있다. 거꾸로 밥부터 먹으면 단숨에 혈당치가 상승해 결과적으로 같은 음식을 먹었는데도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일과 채소를 같은 위치에 두고 과일이 좋은 식품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인식을 바꿔야 한다. 과일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지만 한편으로 탄수화물도 많은 식품이다. 과일에 포함된 건 포도당이 아니라 과당이다. 인간의 몸은 에너지원으로 포도당을 우선 사용하고 과당은 에너지원이 아니므로 곧바로 지방으로 바뀌어 몸 속에 저장한다. 과일을 좋아한다면 아침 식사 마지막에 조금만 천천히 씹어 먹는 게 좋다. 과일을 주스로 만들어 먹는 건 좋지 않다. 과일을 많이 넣어 과당이 듬뿍 들어 있는 주스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공복에 마시는 건 다이어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밥 같은 고형 음식은 위에서 소화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혈당치의 상승 곡선이 완만하다. 하지만 액체는 순식간에 위를 빠져나가 소장에 이르러 흡수되기 때문에 단숨에 혈당치를 올리게 된다. 탄수화물을 먹으면 혈당치가 올라가지만 식후에 바로 운동을 하면 혈당치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운동은 식후에 바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실내에서 스트레칭 같은 간단한 동작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점심을 먹고 나서 걷는 것이 좋다. 예전에는 소화를 위해 식후에는 느긋하게 쉬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러면 살이 찌는 지름길이다. 칼로리보다도 혈당치의 가파른 상승이 비만과 관련 있다. 밀가루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은 피하고 현미, 통밀 같은 가공이 덜 된 식품으로 드시는 것이 비만에도 좋고, 장 건강에도 좋다. 엄태익 하이유외과 원장

[의학·건강칼럼] 두통, 흔해서 대접받지 못하는 죽음의 불청객

영화 디 아더스(The Others, 2001)에서 주인공 그레이스(니콜 키드먼 분)가 보여주는 편집증적 성격과 불안감, 빛과 소리에 대한 과도한 공포는 편두통 환자가 앓는 고통을 다소 극적이지만 여과 없이 보여준다. 영화를 본 관객의 반응은 대체로 당황스러운 쪽에 가깝다. 편두통이 아무리 심하고 고통스러웠어도 어떻게 자식을 죽일 수 있을까? 하지만, 두통을 전문으로 하는 신경과 의사로서의 내 대답은 그럴 수 있다.다. 대한두통학회 연구에 따르면, 두통은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일생 중 한번은 경험하는 매우 흔한 증상으로, 여자의 66%, 남자의 57%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 두통으로 고통받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두통으로 인한 통증의 심각성을 과소평가 한다. 특히, 편두통이라 하면 단순히 한쪽 머리가 아픈 것으로 생각해 나도 한쪽 머리 아픈데라는 식으로 쉽게 폄하하고 환자의 고통을 애써 무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국제두통질환분류에 따르면, 편두통은 구역?구토를 동반하고, 빛과 소리에 대한 공포감과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양쪽 머리가 동시에 아픈 경우도 흔한, 심각한 질환 중 하나다. 통증의 강도를 1점에서 10점까지 나타냈을 때 편두통 환자들이 느끼는 일반적인 통증의 강도는 7.1점이다. 골절로 인한 통증(7점) 보다 높고, 출산의 고통(7.3점) 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편두통 증상이 극심할 때의 통증 강도는 8.6점으로, 출산의 고통(7.3점)과 신장 결석 통증(8.3점) 보다도 높다. 편두통 환자를 더욱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비전문가에 의한 잘못된 치료다. 대표적 사례가 약물과용두통이다. 약국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급성 진통제는 차치하고라도, 아직도 소수의 병의원에서 트립탄(편두통 특수 급성기 약물) 제제나 복합진통제를 과도하게 처방한다. 급성 진통제를 한 달에 6일 이상 사용하면 약물과용두통의 위험성은 6배가량 높아지며, 한 달에 11일 이상 사용하면 그 위험성은 약 20배까지도 올라간다. 약물과용두통이 발생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급성 진통제의 효과도 떨어지고, 두통의 빈도도 잦아질뿐더러, 약물에 대한 의존성이 심각해져 근본적 치료가 어려워진다. 두통은 복잡한 신경계 질환이다. 국제두통질환분류에 명기된 230여 개의 개별적 두통 진단명 이외에도, 부수적인 다양한 진단명이 존재할 정도다. 두통은 정확한 진단과 지속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해 신경과 전문의를 통한 체계적인 개인 맞춤 치료가 필수다. 두통 유발 인자의 파악과 생활습관교정을 기본으로, 개인에게 맞는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보톡스 시술, 신경차단술, 통증유발점주사를 비롯한 다양한 시술과 세팔리나 경두개자기자극을 비롯한 치료용 의료기기의 적용도 가능하다. 더욱이 최근에는 CGRP 관련 단일클론항체가 편두통과 군발두통의 치료에 강력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강조하면서도 나 자신에게도 되짚고 싶은 점은 그 어떤 치료적 수단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환자에게 심어주는 일이라는 것이다. 두통으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마저 죽일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러한 비극은 없어야 하기에 오늘도 두통의 임종을 기도하며 성호를 긋는다. 배대웅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신경과 교수(대한두통학회 보험이사)

[건강칼럼] 겨울 스포츠 스키ㆍ보드 탈 때, 관절 조심하세요

추울수록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추운 겨울을 기다려온 스키, 스노보드 마니아들이다. 대표적인 겨울철 레포츠인 스키와 스노보드는 에너지 소비량과 활동량이 많은 운동으로 우리 몸의 평형감각과 조정 능력, 유연성을 기르는데 효과적이다. 또한, 전신운동이면서 하체 근육을 발달시키는데 뛰어나고 유산소 운동이라 심폐기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눈 위를 빠르게 내려오면서 짜릿함을 느끼는 겨울 스포츠는 작은 실수에도 다치기 쉽다. 한국소비자원 보고서에 따르면 스키나 보드로 인해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다리, 머리, 어깨, 손목 순으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 주요 원인은 미끄러짐ㆍ넘어짐(89%) 때문이고, 증상은 골절과 탈구가 가장 많았다. 그 뒤로 타박상, 열상(찢어짐)과 출혈, 염좌, 뇌진탕 등의 증상이 있었다. 주로 상대방과 충돌하거나 넘어지면서 관절부위 부상으로 많이 나타나는데, 추운 날씨로 관절이 굳은 탓에 심한 경우 골절이나 인대손상, 탈구 등 큰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무릎은 하체가 고정된 상태에서 상체만 돌아간 채 넘어지기 때문에 무릎 관절의 연골이나 인대가 손상될 가능성이 크다. 스키는 스키 부츠가 발목 윗부분까지 고정되어 있다. 급하게 방향을 바꾸거나 정지하면 무릎이 뒤틀리면서 회전 압력에 의해 십자인대가 끊어지거나 골절과 같은 부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보드는 넘어질 때 진행방향의 수직으로 넘어지게 되는데, 넘어지면서 엉덩이와 허리로 충격이 전달된다. 처음으로 스키나 보드에 입문할 때 강사들이 제일 먼저 알려주는 것이 잘 넘어지기다. 균형을 잃고 넘어질 때 몸에 힘을 주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하면 가벼운 찰과상 정도로 끝날 일을 되려 골절이나 뇌진탕 등의 부상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 넘어질 때 손으로 땅을 짚으면 손목이 삐거나 골절될 수 있으며, 어깨 탈구까지 이어질 수 있다. 되도록 측면으로 누우면서 엉덩이가 먼저 땅에 닿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든 운동에는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특히 겨울철 운동 전에는 10분~15분 정도의 체조나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 관절의 운동범위를 늘려주고 신체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물론 평소 꾸준한 근력 운동도 부상예방에 도움이 된다. 반드시 본인에게 맞는 헬멧과 전용 장갑, 보호대를 착용하고, 스키장 눈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시야가 방해받지 않도록 고글을 착용해 부상을 방지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코스를 이용하는 것과 도착지에 내려와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박태훈 원장

[건강칼럼] 폭음하는 여성 증가, 성인 여성 월간폭음률ㆍ고위험 음주율 모두 증가

폭음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남성과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여성이 남성보다 피해가 크고 더 짧은 기간에 알코올중독이라 불리는 알코올 사용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여성 월간 폭음률은 2005년 17.2%에서 2018년 26.9%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성인 남성의 월간 폭음률이 55.3%에서 50.8%로 소폭 감소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고위험 음주율 역시 성인 남성은 2005년 19.9%에서 2018년 20.8%로 소폭 늘었다. 이에 비해 성인 여성은 3.4%에서 8.4%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한 번의 술자리에서 소주를 기준으로 남성은 7잔, 여성은 5잔 이상 마시면 폭음으로 보는데 이러한 폭음 형태의 술자리를 주 2회 이상 하는 비율을 고위험 음주율이라고 한다. 여성은 남성과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더 빨리 취하고 신체적으로 더 심한 손상을 입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남녀가 같은 양의 술을 마셨을 때, 남성보다 여성에게 알코올로 인한 신체 손상이 더 크게 나타난다. 남성보다 여성이 짧은 음주 기간을 갖더라도 간 질환이나 간경화에 걸릴 확률 역시 더 높다. 실제 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폭음이 간에 미치는 손상 정도를 봤을 때 남성보다 여성에게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은 물에 잘 녹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여성은 남성에 비해 신체 수분량이 적고 알코올 대사 능력이 떨어진다. 이 같은 생물학적 특성으로 인해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여성이 남성보다 혈중알코올농도가 훨씬 짙게 나타난다. 여성의 폭음은 생리불순을 비롯한 불임, 자연 유산, 조기 폐경은 물론 유방암이나 골다공증의 위험을 높인다. 알코올의 섭취량과 정비례한다고 알려진 유방암은 소량의 음주를 통해서도 발병 위험이 1.4배나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알코올은 골 대사와 비타민D 대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골다공증의 위험도 증가시킨다. 이는 여성의 고용률이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아지고 초혼 연령이 높아지는 등 사회 환경의 변화가 여성의 고위험 음주율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 동안 본원을 찾아 진료받은 여성 알코올중독 환자의 수 역시 꾸준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4~2018년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알코올 사용장애 진료 여성 환자가 지난 5년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알코올중독 환자는 음주 자체를 즐기는 남성과 달리 스트레스나 우울증, 외로움, 슬픔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와 술이 연관돼 있는 경우가 많다. 술 문제 외에 어떤 감정적인 어려움이 있는지 찾아 함께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여성 음주자는 남성보다 자살 위험성이 높으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 알려진 대로 술과 자살과의 상관관계는 매우 높다. 자살자의 음주 상태에 관한 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자살 당시 음주 상태인 비율이 높고 혈중알코올농도 또한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자살 생각을 하거나 자살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이 음주할 경우 자살 위험성이 더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은 남성보다 알코올 사용장애로 진행되는 속도 역시 훨씬 빠르기 때문에 음주 문제를 발견했을 때 되도록 빨리 치료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석산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의학·건강칼럼] 이름·물건 깜빡 '젊은 치매' 는다

중앙치매센터 대한민국 치매현황 2018을 살펴보면 국내 65세 이상 추정 치매환자 수는 약 70만 명에 이른다. 이는 65세 이상 어르신 10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는 셈이다. 치매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2024년에는 백만 명, 2050년에는 3백만 명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지만, 치매는 40~50대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병한다.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치매를 젊은 치매, 초로기 치매라고 한다. 젊은 치매 환자는 약 7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치매 환자 10명 중 한 명이 젊은 치매환자인 셈이다. 초로기 치매는 노인성 치매보다 더 빨리, 심각하게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초로기 치매의 원인은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이 대표적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부모 중 어느 한 쪽이 알츠하이머 유전자가 있다면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이 50% 가까이 된다고 보고된 바 있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이 막히거나 음주나 과식, 흡연과 같은 생활습관으로 발생한다. 혈관성 치매는 발생 연령이 30대로 매우 젊은 편이며, 잦은 편두통과 뇌 MRI에서 백질 병변이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초로기 치매의 약 10%를 차지하는 알코올성 치매는 음주로 인한 치매이다.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기는 현상(블랙아웃)이 반복된다면 치매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알코올은 세포로 칼슘이 들어오는 것을 방해해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억제하고 산소 전달을 방해한다. 특히 학습과 기억에 관련한 신경전달 물질의 효율성을 감소시킨다. 초로기 치매의 증상은 기억, 이해, 판단, 계산능력이 저하되고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쉽게 말해 물건이 어디 있는지 기억하지 못하거나, 약속을 자주 잊는 등 노인성 치매와 비슷하다. 하지만, 나이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초기에 병원을 찾지 않는다. 그래서 초로기 치매는 조기 발견이 어렵다. 다양한 평가와 검사를 통해 초로기 치매로 진단받았다면, 그 원인을 찾고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특히 초로기 치매는 식생활, 음주, 흡연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고혈압과 당뇨 조절, 과음이나 흡연하지 않기, 취미활동, 주 3회 30분 이상 운동 등이다. 젊은 나이에 치매라고 하면 환자 본인도 위축되기 쉽다. 행동에 변화가 올 수 있으므로 주변에 알려 관심과 도움을 받고, 스스로도 운동이나 자기개발을 통해 뇌기능의 감소를 최대한 늦춰야 할 것이다. 디지털 치매라는 말이 있다.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억을 잃어버리는 증상이다. 누군가의 전화번호, 누군가의 생일, 누구와의 약속 등이 뇌를 거치지 않고 휴대전화로 곧장 가버린다. 빠름과 편리함에 취해 치매라는 질병을 일찍 만난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동규

[의학·건강칼럼] 알코올 중독도 만성질환, 찬 바람 불기 전 반드시 독감 예방접종

요즘같이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져 독감, 폐렴, 대상포진 등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65세 이상의 고령자나 임산부, 만성질환자는 더욱 질병에 걸리기 쉬운 고위험군인 만큼 철저한 예방접종이 필요한데 여기에는 알코올중독 환자도 포함된다. 오랫동안 과도한 음주를 한 알코올중독 환자는 백혈구의 양과 항체의 생성량이 현저히 떨어져 신체의 전반적인 면역체계가 망가진다. 이 탓에 상대적으로 외부의 바이러스성, 세균성 질환 등에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 알코올중독은 만성질환의 일종으로 정상인과 비교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바이러스 감염의 빈도가 잦고 증상이 심각하다. 독감, 폐렴 등이 유행하기 시작하는 환절기에는 미리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성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겨울철 감염성 질환인 독감은 찬 바람이 불어오는 12월이 되면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려 길게는 다음해 4월까지 이어진다. 독감 예방백신은 접종 2주 후부터 효과가 나타나 6개월 정도 지속되므로 겨울 전인 10월~11월에 접종하는 게 가장 좋다. 또한, 독감은 해마다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성격이 달라져 매년 백신을 맞아야 한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통해 70~90% 예방 가능하다. 전용준 원장은 면역력이 약한 알코올중독 환자들이 독감에 걸리게 되면 심각하면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까지 이를 수 있어 무엇보다 예방접종이 중요하다며 접종 후 독감에 걸린다 해도 증상이 훨씬 가볍게 나타나고 합병증 발생위험도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환절기에 발생하기 쉬운 폐렴구균도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폐렴구균은 폐렴의 주요 원인으로 독감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폐렴으로 악화할 수 있다. 폐렴은 독감에 비해 사망위험이 높은데 알코올중독 환자는 더욱 치명적이다. 실제로 10년 동안 1만9천명의 폐렴 환자를 조사한 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코올 관련 장애가 없는 경우 폐렴 사망률이 17%인데 비해 알코올 관련 장애가 있는 사람의 폐렴 사망률은 무려 3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렴은 그 위험성에 비해 예방접종에 대한 관심이 낮은 편이다. 합병증 발생위험이 큰 알코올중독 환자라면 독감 예방접종 시 폐렴구균 백신도 같이 접종하는 것이 예방 효과가 더욱 좋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독감 합병증인 폐렴의 위험성을 고려해 유행 시기가 비슷한 독감과 폐렴구균 백신을 함께 접종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폐렴구균 백신은 매년 접종이 필요한 독감 백신과 달리 종류별로 1~2회만 접종하면 된다. 예방접종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이고 쉬운 예방법이자 치료법이지만 안타깝게도 알코올중독 환자는 자신의 건강에 관심이 덜한 편으로 이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음주량이 많은 고위험 음주군일수록 독감 예방접종률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 발표되기도 했다. 알코올중독 환자의 대부분은 신체 면역시스템이 무너져 사실상 바이러스에 무방비 상태다. 건강한 겨울을 보내려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원장

[의학칼럼] 무릎에서 삐걱삐걱 소리가 날 때, 무릎관절증

서늘한 날씨와 단풍으로 등산객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실제로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최근 5년간(2013년~2017년) 자료를 보면 10월에 산을 찾는 등산객이 가장 많았다. 가을 산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절 건강일 것이다. 관절이 약하면 산행은 물론 평지 걷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건강한 무릎관절은 3~5㎜ 정도의 연골 두께를 유지한다. 그러나 관절의 과도한 사용이나 충격으로 연골이 닳아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면 관절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오래 앉았다가 일어날 때 미약한 통증이 나타난다. 하지만 가끔 나타나고, 쉬면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 심각성을 느끼진 못한다. 연골이 더 닳아 중기가 되면 통증이 늘어나고, 자세를 바꿀 때 무릎 통증이 심화되며, 오래 걸으면 무릎이 붓는다. 말기에는 보행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가만히 있어도 쑤시고 아픈 상태가 된다. 무릎관절증이라는 질환이 있다. 무릎관절증은 무릎에 통증이 나타나는 모든 질환을 말하는데, 퇴행성으로 인한 일차성 무릎관절증과 질병이나 외상으로 인한 이차성 무릎관절증으로 구분한다. 퇴행성관절염, 인대손상, 연골연화증, 반월상 연골 이상이 대표적이다. 무릎관절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5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전체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노인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여성환자가 남성환자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어르신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고령과 퇴행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퇴행에는 과사용이나 휜다리 등 구조적 문제, 비만과 운동부족 등이 포함되어 있다. 여성환자가 많은 이유는 여성호르몬 감소에 따른 골밀도 저하와 단위 체중당 근력 부족, 하이힐과 쪼그려 앉는 생활습관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무릎관절증은 무릎 문제의 전형적인 증상들이 나타난다. 관절의 운동범위가 감소하고, 관절 부위가 붓거나 누르면 통증이 발생하고, 관절면이 불규칙해져 움직일 때 삐걱거리는 마찰음이 발생한다. (비슷한 질환이 많으므로 X-ray와 MRI 촬영을 통해 조직의 변화를 관찰한 후 확진할 수 있다.) 초기에는 운동, 생활습관개선, 약물치료와 주사치료 등으로 진행속도를 늦추고, 통증을 완화한다. 그렇지만, 질환이 악화되었다면 관절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이나 연골재생술, 인공관절수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무릎관절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생활습관 개선이다. 몸무게가 1kg 증가할 때마다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이 4~7kg씩 늘어나므로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특히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근력이 부족해지기 쉽니다. 하체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통해 무릎관절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여야 한다. 스쿼트나 런지와 같은 운동이 아니라 의자에 앉아서 허벅지를 들고 버티는 운동이나 실내자전거와 수영 같은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바닥에 앉는 등 좌식생활을 삼가고 의자나 침대를 이용하는 입식생활로 생활습관을 바꿔주면 좋다. 짝 다리를 짚고 서거나 쪼그려 앉는 습관은 버리고 발이 편한 신발을 신기 바란다.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박태훈 원장

[의학칼럼] 어깨서 ‘뚜둑’ 소리가 자꾸 난다면 어깨 충돌 증후군을 의심하라

▲ 현환섭 이춘택병원 제6정형외과장 요즘 들어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고 특히 근력 강화 운동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이에 비례해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인원도 증가했다.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수영과 피트니스 개인강습으로 건강관리를 해왔는데 최근 어깨가 뻐근하고 움직일 때마다 뚜둑하는 소리가 나는가 하면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점차 통증의 빈도와 정도가 심해져 병원을 찾았는데 어깨 충돌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오십견이나 회전근개 관련 질환은 일반인에게도 널려 알려졌으나 어깨 충돌 증후군은 다소 생소할 수 있다. 어깨 충돌 증후군이란 반복적인 오버헤드 동작의 운동이나 작업을 할 때 어깨 힘줄인 회전근개가 그 위의 견봉 뼈와 마찰을 일으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염증이 생기면 그사이의 점액낭이 붓고 만성화될 경우 견봉의 뼈가 아래로 돌출되며 최후에는 회전근개의 파열로 진행된다. 팔을 올릴 때 가장 주요한 역할을 하는 극상건은 견봉 아래에서 반복적으로 움직이면서 기계적 마찰을 일으키고 이로 인한 미세혈류 장애, 견봉하점액낭염, 회전근개건염을 일으킨다. 이러한 염증은 30~50대 남성의 흔한 어깨 통증의 원인이 된다. 회전근개의 손상은 단순한 부종, 염증에서부터 부분 파열, 완전 파열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주 증상은 팔을 올릴 때 어깨의 전면부 및 외측에서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 것이다. 특히 야간통(아픈 어깨 쪽으로 돌아눕지 못함)이 주로 관찰되며 어깨에서 뚜둑하는 염발음, 팔을 들어올릴 때 통증이 나타난다. 어깨 충돌 증후군의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악화가 되는 운동과 습관을 제한하는 것이다.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대개 습관적으로 어깨를 휘저으며 염발음을 반복적으로 내며 증상의 유무를 확인하는데 이는 질환의 악화 요인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 악화 요인을 제한하고 약물, 주사,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킨 후 추후 통증이 많이 경감되었을 때 회전근개 근력 강화 운동을 통해 어깨 불안정성을 해소하여야 한다. 하지만 비수술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이미 회전근개 손상 등의 후유증이 발병했다면 적극적으로 견봉과 회전근개가 충돌하지 않도록 견봉을 깎아내어 다듬어 주는 견봉 성형술을 시행해 볼 수 있다. 운동이나 작업을 중단하면 일시적으로 통증과 증상이 완화되기 때문에 환자 대부분은 특별한 진단이나 치료 없이 지내지만 다시 활동이 시작되면 대개 증상이 반복되거나 오히려 악화되므로 어깨 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현환섭 이춘택병원 제6정형외과장

[의학 칼럼] 매일 식사 중 반주(飯酒), 사람 잡는 독주(毒酒) 될라

반주는 식사와 곁들여 마시는 술이다. 반주를 즐기는 음주문화 탓에 점심 식당가에선 낮부터 술을 마시고 얼굴이 발그레해진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반주문화가 건강을 해치며 각종 사회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중독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허성태 원장은 우리나라에는 반주가 입맛을 돋우고 소화를 도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짙게 깔렸지만 반주는 음식이 아닌 엄연한 술이라며 술은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할 만큼 건강에 좋기보다 나쁜 영향을 더 많이 미치며 음주운전, 음주 폭행 등 사회적으로 다양한 문제를 가져오는 원인으로 꼽힌다고 지적했다. 하루 한두 잔 정도의 반주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매일 술을 마시면 내성이 생겨 점점 주량이 늘어나게 된다. 술에 포함된 알코올은 마약과 같은 의존성 유발 물질이기 때문이다. 만약 습관적으로 반주한다면 이미 뇌에서 중독회로가 발동해 술을 찾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허성태 원장은 병원을 찾은 환자 대부분이 잠이 안 와서, 소화가 안 돼서, 스트레스 때문에 등 여러 이유로 술을 마시게 됐다고 말한다며 반주가 건강에 좋다는 잘못된 인식은 술을 마시기 위한 또 다른 핑계가 돼 중독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대한 음주문화로 술이 인간관계의 친목수단이라 여겨지는 한국 사회에서 반주는 과음이나 폭음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런 행태는 각종 음주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꼽히는데 반주 후 운전대를 잡는 만행이 대표적이다. 지난 7월 현직 경찰관이 반주로 술을 마시고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적발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인 0.07%였으며 휴일을 맞아 동호회 활동 후 지인들과 함께 식당에서 식사 중 술을 마신 뒤 운전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쾌청한 날씨에 단풍이 시작되는 가을 행락철에는 모임이나 야외활동이 잦아지면서 반주를 즐기는 나들이객이 늘어난다. 이 탓에 통상 본격적인 가을에 접어드는 10월부터 연말연시까지 음주운전이 증가한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지방경찰청이 10월 한 달간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한 결과 하루 평균 음주 위반 단속 건수는 37.1건으로 직전 한 달(28.6건)에 비해 무려 8.5건이나 늘었다. 단속 사례를 보면 산악회 등반 후 반주로 술을 마시고 운전하거나, 같이 술을 마신 친구에게 본인 차를 운전하게 해 방조범으로 단속되는 일도 있었다. 허 원장은 올해부터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음주운전 단속기준이 강화돼 반주로 마신 한두 잔의 술에도 단속에 걸릴 수 있게 됐다며 법을 지키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음주운전은 아무 상관이 없는 다른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술을 마셨다면 절대 운전대를 잡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반주도 술이라는 점을 명심해 경각심을 갖고 절제할 필요가 있다며 행락철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된 발걸음이 행복한 기억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운전을 해야 한다면 술 생각은 완전히 내려놓길 바란다고 전했다. 의왕=임진흥기자

[의학 칼럼] 무심코 넘기는 ‘어지럼증’ 뇌질환 전조증상일수도

어지럼증은 성인의 20%가 1년에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흔하고 익숙하여서 무심코 넘기기도 한다. 어지럼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두 배 이상 많이 나타나고, 나이가 들수록 증가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3명이, 85세 이상이면 5명이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보통 어지럼증을 설명할 때는 빙빙 도는 느낌, 한쪽으로 쓰러질 것 같은 느낌, 어질어질한 느낌 등으로 표현한다. 어지러움의 한 종류인 현훈은 자신이나 주위 사물이 정지해 있음에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 증상이다. 어지럼증이라고 하면 단순히 빈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빈혈로 인한 어지럼증은 기립성 어지러움이 있거나 결막과 피부색이 창백해지는 경우 의심할 수 있다. 그렇지만, 빈혈 외에도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어지럼증 환자 10명 중 5~6명이 말초성 어지럼증, 1명은 중추성 어지럼증, 1.5명은 정신과적 문제(심인성 어지럼증)로 인한 어지럼증이 발생한다. 원인이 다양하다 보니 모든 검사를 해도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크게 귀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말초성 어지럼증(이석증, 메니에르증후군, 전정신경염 등), 뇌와 같은 중추신경계의 문제가 있어 발생하는 중추성 어지럼증(뇌혈관질환, 뇌종양, 다발성경화증, 편두통 등)으로 나뉜다. 말초성 어지러움의 대표적인 원인은 이석증이며, 흔히 달팽이관이라고도 한다. 이석증은 1분 이내로 잠깐씩 나타나는 현훈이 특징이다. 머리를 돌리거나 눕거나 일어날 때 일시적으로 빙빙 도는 듯한 어지럼증을 경험한다. 심한 구토 증상으로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병원에 내원해 이석정복술을 통해 증상을 빨리 회복시킬 수도 있다. 이석정복술은 환자의 머리를 돌려 엉뚱한 곳에 있는 이석을 정상 위치로 돌려 넣어주는 시술이다. 메니에르 증후군이나 전정신경염의 경우는 이석증보다 증상이 심하고 오래가며, 보행장애가 동반될 가능성이 더 크다. 대부분의 어지럼증은 말초성 어지럼증이지만 응급질환인 중추성 어지럼증도 간과할 수는 없다. 중추성 어지럼증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고, 생명이 위험해 질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소뇌(몸의 균형, 미세한 운동조절 담당)와 뇌간은 전정신경계(귀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기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소뇌에 뇌경색, 뇌출혈, 염증성 질환 등이 발생하면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의 어지럼증은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고, 멀미를 하는 듯한 어지럼증이다. 뇌간 부위에 종양이 있는 경우에도 어지럼증이 나타나는데, 이때는 경련, 두통, 얼굴 근육마비, 호흡장애, 복시 등이 동반된다. 이러한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빨리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또한, 오랫동안 어지럼증이 지속되고, 비틀거리는 증상이 있었다면 뇌졸중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을 앓고 있으면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에 내원하길 권한다. 뇌종양의 초기 증상으로 어지럼증이 생기는 때도 있다. 하지만, 어지럼증 외에도 발병하는 위치에 따라 두통, 기억력저하, 시력저하 등 증상이 다양하므로, 증상이 반복되거나 지속시간이 길어지면 꼭 검진을 받아야 한다. 편두통 환자는 반복적인 두통과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편두통성 어지럼증은 발작성으로 갑자기 심하게 나타나기도 하고, 두통이 없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어지럼증이 심할 때는 가장 편한 자세로 눕거나 앉히고, 눈을 감은 상태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구토 증상이 흔히 동반되므로, 토물에 의해 기도 흡인이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또한, 평소 금연, 금주, 저염식,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는 것이 어지럼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혈관센터 원장

[의학 칼럼] 다이어트 중에도 골다공증 예방이 우선

봄인가 싶더니 갑자기 여름이 왔다. 한낮에는 반소매를 입어야 할 만큼 더워졌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공장소에서는 에어컨을 작동시켰다. 봄이 짧아진 게 아쉽기만 하다. 봄이 아쉬운 사람이 더 있다. 바로 이번 여름에 얇은 옷, 짧은 옷을 멋지게 소화하겠다며 새해부터, 혹은 봄부터 마음먹고 다이어트에 돌입했을 사람들 말이다. 그렇다고 조급해 하지 않길 바란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척추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위해 단기간(한 달 이내)에 식사조절 위주의 체중감량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다이어트는 체내의 영양소 결핍과 뼈와 근육을 생성하는 세포 활동의 감소를 야기하여, 골밀도 수치감소와 함께 척추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어떤 척추질환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골다공증이다. 뼈는 단단하지만,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뼈 안에는 콜라겐, 칼슘, 인 등 구성물질이 꼼꼼하게 채워져 있는데 이 안에서 오래된 뼈 조직을 새로운 뼈 조직으로 교체하는 과정이 이루어진다. 건강한 뼈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과정이 잘 이루어져야 하는데, 파괴되는 양보다 새롭게 보충되는 뼈 조직이 적으면 뼈의 전체적인 양이 줄어들게 되면서 골다공증이 발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골다공증은 50세 이상 폐경기가 지난 여성에게 주로 나타난다. 여성호르몬이 감소하기 때문인데, 폐경 후 첫 5~10년 동안 골밀도는 25~30%가량 줄어들 수 있다. 그렇지만 요즘에는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30대 골다공증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알코올이나 카페인 섭취, 흡연, 운동부족, 비타민D결핍, 스테로이드제, 이뇨제 복용 등도 그 원인이다. 골다공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초기에 알아차리기 힘들다. 대부분 골절이 된 후에야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임을 알게 된다. 대표적으로 가벼운 외상이나 무리한 활동 후 척추골절로 인한 허리통증이 발생하거나 넘어졌을 때 손목이나 대퇴부위가 쉽게 골절되어 진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진행될수록 뼈가 약해지고 허리가 굽거나, 키가 작아지기도 한다. 특히 성인이 된 후에 골절을 경험한 사람, 키가 4cm이상 감소한 사람, 일찍 폐경이 된 사람, 골다공증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골다공증 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골다공증 위험군에 속한다면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뼈에 골다공증이 생기면 다시 예전 상태로 돌아가기 힘들다. 그러므로 골다공증의 이상적인 치료 목표는 골형성을 증가시키거나 골소실을 방지해 현재 골량을 유지하는 것이다. 튼튼한 뼈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가벼운 운동과 함께 칼슘, 비타민D가 풍부한 우유, 치즈, 연어, 고등어 등을 섭취하고 햇볕을 쬐어 피부를 통해 비타민D합성을 증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낮 시간 활동에 제약이 있다면 보조제를 통해 칼슘과 비타민D를 보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인스턴트 식품, 패스트푸드, 탄산음료, 백설탕 등의 섭취를 피하고 짜게 먹지 말아야 한다. 우리 신체가 최대 골량을 형성하는 시기가 30세까지라고 한다. 청소년기와 20대에 충분한 영양섭취와 운동을 통해 최대 골량을 높여놓으면, 이후에 수치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라도 훨씬 안정적으로 뼈의 양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체중조절만큼 적절한 영양섭취도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하자! 장재원 수원 윌스기념병원 척추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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