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컬럼] 겨울철 산후관리

겨울철 산후 관리에서 가장 먼저 주의해야 할 점은 체온 유지입니다. 적절한 체온이 유지되어야 신진대사가 증가하고 혈액 순환 및 노폐물 배출이 원활해지므로 따뜻한 환경에서 안정을 취하는 것이 기본적인 산후 관리의 첫 걸음입니다. 따라서 출산 직후에는 찬바람을 피하고 체온 유지에 반드시 신경 써야 하는데 헐렁한 면 소재의 옷을 입어 통풍을 고려하되, 넉넉한 옷을 여러 겹 입고 관절이 드러나지 않는 긴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발이 차가우면 혈액순환에 지장을 주므로 양말은 꼭 신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더운 실내 온도는 산모와 신생아의 탈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실내온도는 21~22℃, 습도는 60~70%로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창문을 여는 횟수가 줄어드는 겨울은 여름철에 비해 적게는 2배, 많게는 25배까지 실내 오염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침 시간은 비교적 공기가 깨끗하고 햇살도 따뜻하기 때문에 이때 창문을 열어 실내 환기를 자주 시켜주어야 면역력이 감소되어 있는 산모와 신생아의 겨울철 감기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산후조리 기간에는 면역력이 떨어져 세균에 잘 감염되므로 기본적인 위생 관리도 중요합니다. 겨울철 찬 공기를 이유로 씻지 않고 지내는 것은 잘못된 조리 방법으로 산후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자연분만의 경우 분만 당일이나 다음 날부터 바로 샤워를 해도 괜찮으며, 대신 반드시 따뜻한 물로 씻고 젖은 머리는 바로 말려 줍니다. 제왕절개로 분만한 경우 실밥을 뽑은 후에 샤워가 가능하므로 그 전에는 따뜻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습니다. 욕조에서 하는 목욕은 오로가 끝난 산욕기 이후가 좋습니다. 회음부 청결도 중요한데 출산 후에는 오로를 포함한 분비물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오로가 끝날때까지 좌욕을 합니다. 좌욕은 회음절개 부위의 염증을 막고 통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임신 중 악화된 치질 완화에도 좋습니다. 출산 후 4주까지는 하루 1~2회 20분가량 좌욕을 하는 것이 좋고 물의 온도는 40도 정도가 적당합니다. 분만 후 산모의 몸은 많이 붓고 지친 상태로 처음부터 무리하게 움직이거나 힘을 가하는 것은 삼가고 따뜻한 실내에서 가볍게 움직이면서 조금씩 땀을 흘려 노폐물을 배출하고 하루 10시간 내외 충분한 수면을 취합니다. 쉬즈메디병원 산부인과 박재선 부원장

[의학칼럼] 위식도역류질환

위식도역류질환은 흔히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하며, 위액이나 위산이 섞인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여 타는 듯한 가슴 쓰림이나 신물 올라오는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과거에는 서양에서 흔한 질환이었으나,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비만 및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환자 수가 크게 증가하여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고서에 의하면 2008년에 199만명이던 위식도역류질환 환자가 2012년에는 336만명으로 70% 가까이 급증, 40-50대의 중장년층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식도역류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가슴 쓰림 외에도 목의 불편함, 기침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문가에 의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며, 재발이 잦고 만성적으로 삶의 질을 저하시키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위식도역류질환을 진단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다. 가슴 쓰림과 같은 전형적인 증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약물 치료를 했을 때 증상이 효과적으로 개선된다면 다른 특별한 검사 없이 위식도역류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하지만 위암과 같은 심각한 위장 질환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위내시경 검사를 비교적 쉽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한다. 내시경 검사에서 위와 가까운 식도에 길쭉한 모양으로 점막이 헐어 있으면 위식도역류질환으로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위식도역류질환이 있는 사람 중 약 절반 정도는 내시경 검사에서 이러한 소견이 관찰되지 않아, 24시간 식도산도검사라는 특수한 검사를 시행해서 위산의 역류를 직접 확인하기도 한다. 목이 불편하거나 가슴 통증, 오래된 기침 등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폐와 심장, 인후두 부위에 다른 질환이 없는 지 함께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방법은 생활 습관의 교정, 약물 치료, 내시경 및 수술적 치료 등이 있다. 대부분의 환자는 우선 생활 습관을 교정하면서 약물 치료를 하게 된다. 환자가 비만하다면 배의 압력이 높아서 역류가 심해지므로, 체중 감량을 통해 역류를 줄여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

[의학칼럼] 임신ㆍ출산 센스있는 남편이 되는 법

남편이 알아야 할 임신ㆍ출산의 지식 : 센스있는 남편이 되는 법 임신과 출산에 대한 책이 많이 나와있지만 남자의 입장에서 진정 여성을 배려해야 하는 것에 관한 것은 많이 부족합니다. 처음 임신하고 산부인과에 오는 경우 남편은 반드시 꼭 같이 오셔야 합니다. 초음파로 임신을 확인하면 진심으로 기뻐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반드시 축하 파티를 해주세요. 임신초기의 여성의 가장 큰 변화는 입덧입니다. 12주를 넘기면 대부분 호전되지만, 확실한 치료법이 없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경감시키는 약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여성의 몸은 여성호르몬의 증가로 임신 초기부터 근육의 약화를 유발합니다. 임신을 위한 변화입니다. 남편 분들은 임신 초기부터 부인들이 쉽게 힘들어하고 지치는 것을 답답해 합니다. 이해해주고 용인해 주어야 합니다. 임신으로 인한 체중 증가는 입덧이 끝나는 시기부터 시작됩니다. 옆에서 타박하면 산모님들은 상처를 받고 스트레스가 되어 도리어 체중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임신시의 강력한 식욕 증가를 이해해 주시고 밀가루 음식과 군것질, 과일 폭식 등을 지양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임신 16주경이 되면 아기가 커가면서 산모님의 빈혈이 시작되기에 철분 보충은 아주 중요합니다. 또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옆에서 도와주셔야 합니다. 특히 절대적으로 밤12시 이전에는 잠에 들어있어야 하니 꼭 챙겨주시길. 임신 35주 경 마지막 혈액 검사 등을 하고 나면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최소 하루에 2시간씩 파워워킹을 해주셔야 합니다. 남편도 가능한 시간을 내셔서 저녁에 같이 운동하실 수 있지 않으실까요? 산모님에 대한 배려는 출산 후가 더욱 중요합니다. 태반이 떨어져 나갔기에 호르몬 변화가 급격합니다. 몸도 붓지만 마음이 우울할 수 있습니다. 산후우울증에 들어가지 않도록 신경을 써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남편이 집안일도 많이 해주면 좋습니다. 분만 후 한 달만 지나도 수유중임에도 불구하고 임신가능성이 있으니 반드시 피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임신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몸이 회복되기 전의 임신은 부인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요. 박성재 쉬즈메디부원장

[의학칼럼] “여름철에도 뇌졸중 예방 신경써야”

겨울철에 위험도가 높다고 알려진 뇌졸중은 사실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에도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실제로 조사에서도 추운 12월과 한여름의 뇌졸중 환자수가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질환은 암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2위에 해당할 정도로 그 빈도가 높고 결과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뇌졸중 고위험군의 경우 더욱 그렇다.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대표 질환으로는 심방세동이 있다. 실제로 뇌졸중 환자 5명 중 1명이 심방세동을 원인으로 하고 있을 만큼, 심방세동 환자들의 뇌졸중 위험이 크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무질서하게 뛰는 질환인데, 이 경우 혈전(피떡)이 생기기 쉽고 이 혈전이 떨어져 나와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 뇌졸중은 한 번 발생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뇌졸중 위험이 높은 심방세동 환자들에게는 예방을 위해 항응고제를 복용하도록 하고 있다. 항응고제는 피가 굳는 시간을 늦춰 혈전을 예방하는 약물로 지난 60년 동안은 와파린이 거의 유일했다. 와파린은 뇌졸중 위험을 낮추는 효과적인 약이지만, 다른 약물이나 음식의 영향을 받고 자주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자주 병원을 방문하기 힘든 환자들은 치료제를 바꿀 수 없을지 묻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몇 년 전부터 와파린의 단점을 극복한 신항응고제가 출시됐지만, 이 신약들은 와파린을 쓰고도 효과가 없는 환자에게만 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아직까지 아쉬움이 크다. 의학계에서도 이런 아쉬움을 해소하고 많은 환자들이 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현실이다. 중요한 사실은 뇌졸중 고위험군이더라도 예방하고 관리하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뇌졸중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연령이 65세 이상인 경우나 당뇨, 고혈압, 심부전 외 기타 심혈관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가슴 두근거림이나, 호흡곤란, 피로감 등의 증상을 가벼이 여기지 말고 병원에 방문해 건강상태를 확인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경희 부천 세종병원 심장내과 과장

[의학 칼럼] 하지통증

등산을 좋아하던 장모씨(66)는 2년전부터 양쪽 하지 통증이 조금씩 심해져서 관절염치료와 디스크 치료를 지속했으나, 증상은 호전되지 않고 악화가 돼 혹시 혈관질환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혈관외과를 방문했다. 내원 당시 진찰상에 양쪽 슬와동맥이 만져지지 않아 혈관단층화촬영을 해 양쪽 대퇴동맥의 폐색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우측 대퇴동맥병변은 폐색부위가 길어 자기혈관을 이용해 혈관우회술을 시행했고, 좌측 대퇴동맥병변은 폐색부위가 짧아 혈관내 치료로 스텐트를 삽입해 치료했다. 치료 후 장모씨는 좋아하던 등산을 다시 할 수 있게 됐다. 신체활동 후 발생하는 엉덩이통증이나 하지 통증을 현재까지 근육통이나 관절염, 디스크 등을 생각하고 치료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실제로 엉덩이통증이나 하지통증은 근골격계, 신경, 혈관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혈관질환에 의한 통증은 전체의 20%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근골격이나 신경계의 이상으로 하지 통증과 엉덩이통증이 주로 발생하지만 치료를 해도 호전되지 않거나 동맥경화증이 주로 발생하는 50대 이상에서 고혈압, 당뇨, 흡연을 하고 있으면 한번 쯤 혈관질환을 의심해야 하겠다. 통증과 아울러 다리가 창백해 지고 파랗게 변하는 경우 심하면 감각이 둔해 지는 증상이 동반되면 즉시 급성혈관질환을 의심해야 하고 치료를 해야 한다. 또한 일정한 거리를 걸어 갈 때나, 운동할 때 종아리나 엉덩이가 당기거나 무거운 증상이 있다가 5-10분 정도 쉬면 사라지는 통증의 경우 만성적인 혈관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환자나 의료진조차도 이러한 혈관질환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로 인해 하지 절단을 해야 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이러한 혈관질환은 혈관외과의 전문의의 진찰과 문진, 상완발목지수등의 간단한 검사 등으로 시행하고 이 결과에 따라 초음파, 혈관단층화촬영(CT), 혈관자기공명촬영(MRI) 등으로 정밀한 진단을 하게 된다. 이 결과에 따라 영상의학과, 심장내과, 신경과 전문의들과 상의해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스텐트나 혈관성형술 등의 혈관내치료, 혈관우회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할지 결정하게 된다.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는 다면 하지 절단이나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치명적인 하지혈관질환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적절한 시기에 진단과 치료라 하겠다. 홍기천 교수/ 인하대병원 혈관외과

[의학칼럼] 당뇨병 환자의 다리 저림 ‘위험’ 경고

오래 당뇨병을 앓은 환자는 혈당을 꾸준히 관리하더라도 합병증을 조심해야 한다. 최근 진료한 60대 환자는 혈당을 잘 관리해왔다며 건강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몸에 이상 통증은 없느냐는 질문에 발은 좀 저리지만 괜찮다고 답했다. 환자는 몰랐지만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이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당뇨병 환자의 50%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하다. 당뇨병 때문에 손상된 말초신경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인데, 다리에 잘 나타나며 이 때문에 발에 난 상처에 둔해져 궤사와 절단으로도 이어진다. 실제로 우리나라 비외상성 족부 절단의 절반이 당뇨병 환자에서 발생했다. 그런데 당뇨병 환자 중 14%만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들어봤다는 통계가 있다.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족부 절단임에도 주원인인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모른다는 것은 반드시 개선해야 할 문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와 무증상인 경우로 나뉜다. 그런데 이 통증과 증상에 대해 환자는 의사에게 이야기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스스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 질환의 통증은 흔히 저리다, 화끈거린다, 개미가 기어가는 것 같다고 표현되며 무증상은 감각이 둔하다고 표현 되는데, 참을성이 많은 당뇨병 환자는 이정도 통증은 그냥 참는 것이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는 보통사람과 자신의 몸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때문에 위와 같은 증상이 조금이라도 나타나면 주변사람이 아니라 반드시 당뇨병 전문의에게 자세히 증상을 설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은 수면장애, 불안 및 우울증 등 2차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고, 신체활동, 일상생활, 업무 효율성에서 삶의 질 지수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런 통증을 참을 만한 증상, 혹은 혈액순환의 문제라고 스스로 판단하는 순간 족부 절단이라는 대형 위험에 한 발 다가서게 되는 것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예방은 작은 관심이면 충분하다. 당뇨병 환자라면 오늘부터 자신의 발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 보자. 김성래 부천성모병원 교수

[의학칼럼] 건선의 동반 질환

선생님, 건선이 심해졌는데 이상하게 손가락도 같이 아프네요. 몇 달 전 건선이 재발해 다시 치료를 받기 시작한 30대 환자가 건넨 말이다. 중학생 때부터 건선을 오래 앓은 환자가 손가락 통증을 호소해 건선성 관절염을 의심해보게 되었다. 건선 환자에게서는 다양한 동반 질환이 나타날 위험이 높은데, 그 중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동반 질환이 건선성 관절염이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 환자는 건선성 관절염으로 판명되었지만 다행히도 조기에 발견한 덕분에 치료 예후가 좋았다. 건선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피부가 붉어지고 은백색의 각질이 비늘처럼 일어난다. 면역세포가 피부를 공격해 꼭 상처가 생긴 것처럼 피부에 딱지와 염증 반응이 나타나고, 하얀 각질이 정상인보다 빠르게 증식해 쉽게 탈락하는 인설 증상이 대표적이다. 아직까지는 건선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완치가 어려워 평생 동안 증상을 조절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건선이 발병하면 오랜 기간에 걸쳐 투병하는 경우가 많은데 건선을 오래 앓을수록 동반 질환이 쉽게 나타날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건선 환자의 염증 반응이 피부가 아닌 관절에서 발생하면 건선성 관절염이 나타나게 된다. 건선성 관절염은 건선 환자 4명 중 1명 꼴로 호발하는 질환이다. 대부분 건선을 10년 이상 오래 앓았거나 건선 증상이 심한 경우에 건선선 관절염이 동반 질환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므로 건선 환자가 전신 중 한 군데 이상의 관절이 붓거나 통증이 나타나고, 건드렸을 때 관절 주변에서 열감이 느껴진다면 건선성 관절염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아침에 관절이 뻑뻑해 움직이기 힘들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사라지는 조조강직 현상은 건선성 관절염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건선성 관절염도 여타 관절염과 마찬가지로 한번 관절이 손상되면 원래 상태로 복구가 어려워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건선성 관절염 환자들이 이를 일시적인 관절통으로 여겨 방치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건선 환자에게 미세하게라도 관절통이 나타난다면 자의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은 질환의 경중도 및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제를 결정한다. 초기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나 메토트렉세이트(MTX)를 사용해 치료하고 증상이 심한 경우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한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의 사용이 늘고 있는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와 메토트렉세이트와 달리 유일하게 관절 손상 진행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입증하기도 했다.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은 조기에 발견하면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증상을 조절하고 관리할 수 있다. 그러므로 환자 스스로 본인의 몸에 관심을 가지고 작은 증상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할 것을 권장한다. 환자들이 자신의 질환 극복에 대한 희망으로 꾸준히 치료를 이어간다면 완치도 아주 먼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고대안산병원 피부과 손상욱 교수

[한방칼럼] 겨울철 불청객 뇌졸중과 심근경색

일교차가 커지는 초겨울 중년 이후엔 뇌졸중(중풍)이나 심근경색 등 동맥경화질환에 유념해야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중풍 등 뇌 혈관계 질환 사망자 수가 3-4월 그리고 10-12월 급격히 증가한다. 뚝 덜어진 기온으로 피부 혈관이 수축되는데다 평소보다 운동량이 줄어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질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심근경색도 마찬가지로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말초 동맥이 수축되면서 혈압이 상승해 돌연사의 위험도 커진다. 특히 잠에서 깨어난 아침엔 인체 리듬상 심장 박동수가 하루 중 최고조를 이루게 돼 위험하다. 일단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곧장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적어도 6시간 이전에 혈전을 녹여 관상동맥 혈류가 다시 흐르게 하는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뇌졸중의 예고증상은 1. 과로하거나 흥분한 뒤 갑자기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고, 2. 속이 메스껍다가 의식이 혼미해지며, 3. 신체의 좌우 한쪽에 마비감을 느끼다 혼수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심근경색은 발병 전에 가슴부위의 심한 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한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환자나 노인들은 혈관 안 벽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굳어지는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술을 마신 다음날엔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거나 관상동맥이 경련과 함께 수축되기 때문에 발작의 위험이 높다. 특히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울 경우 니코틴이 심장을 더 자주 뛰게 해 돌연사의 위험이 극에 달한다. 또 뇌졸중에 한 번 걸렸던 사람은 재발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되는 약을 계속 복용하는 게 좋다. 예방법은 1. 추운 날 아침에 신문을 가지러 가는 등 외부로 나갈 땐 잠깐이라도 반드시 덧옷을 입는다. 2. 평소 아침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실외 운동은 다음해 봄까지 기다린다. 아침운동시간을 늦춰 해가 뜬 다음에 하는 게 가장 좋다. 3. 평상시 아침 산책과 운동을 해왔다면 옷을 충분히 입고 나선다. 4. 아침 운동을 한 뒤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가슴부위의 답답함, 통증, 호흡곤란 증세 등이 5-15분 지속되면 즉시 전문의를 찾는다. 5. 과로와 스트레스는 발병을 촉발시킬 수 있으므로 무리하지 않는다. 이용호 원천한의원 원장

[의학칼럼] 치아의 변색과 치아 미백 치료

치아의 변색은 커피, 차 등 색소가 많이 함유된 음식이나 흡연에 의한 것이 가장 흔하며 치아 외상 후 치아 내 적혈구 파괴로 인한 변색도 자주 볼 수 있다. 드물게 전신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빌리루빈이나 혈색소의 침투에 의해 또는 치아형성기에 테트라싸이클린과 같은 약물이나 과량의 불소 섭취로 인해 나타난다. 이렇게 치아미백이 필요한 사람마다 그 원인 및 구강 내 상태가 다양하기 때문에 성공적인 치아 미백을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 및 치료계획의 수립과 상세한 상담이 요구된다. 아름다운 치아라는 공통된 목표를 위해서는 단순한 치아 색상의 평가 보다는 세밀하고 종합적인 검사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여기에는 치과병력 및 전신병력 평가, 방사선 사진을 포함한 구강 내 검사와 환자의 습관기록 등이 포함된다. 치아 미백에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전체 치아를 미백하는 방법에는 자가 미백과 강력 미백이 있는데, 자가 미백은 미백 장치와 약제를 치과의사에게 처방 받아 의사의 지시대로 환자 스스로 집에서 시술하는 것을 말하며 매우 약한 농도의 과산화수소를 사용한다. 환자가 원하는 색상이 나타날 때까지 약 4~6주간 치료기간이 필요하다.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강력 미백은 치과의사에게 시술받는 미백법이다. 비교적 고농도의 과산화수소를 치아에 도포한 후 과산화수소의 작용을 촉진시키는 특수광을 비추어 효과를 최대화한다. 최소 3회 이상의 시술이 필요하며 자가 미백과 병행하면 단시간에 좋은 미백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 개의 치아가 유난히 어두워 미백 치료를 위해 내원하는 환자를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단일 치아가 변색되는 이유는 대개 치아 외상 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아, 외상 시에 파괴된 헤모글로빈이 치아에 침착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과거에는 치아를 삭제하여 크라운을 시행하는 것이 보편적인 치료방법이었지만 최근에는 실활치 미백을 통해 치아 삭제 없이 밝은 치아를 얻을 수 있다. 실활치 미백이란 변색된 치아에 신경치료를 시행 한 후 치아 내부에 치아 미백용 약제를 적용하였다가 주기적으로 재내원하여 약제를 교체하는 방법으로 환자가 치아 내에 약제를 넣고 생활하기 때문에 walking bleaching 이라고 부른다. 대개 2~4주간의 치료기간이 소요되며 효과가 탁월하다. 치아 미백은 또 색이 다시 어두워지거나 치아 과민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치료 전 치과의사와의 자세한 상담이 필요하다. 신혜진 영통베스트덴치과 원장

[의학칼럼] 75세 이상 임플란트 건강보험 급여화

지난 7월부터 75세 이상 어르신에게 2개의 치아에 한해 임플란트의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치아가 일부 남아있는 경우로 어금니 부위에 평생 2개에 한해서라는 단서가 있긴 하지만, 기존보다 50% 이하의 비용 부담으로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임플란트가 치료에 도입되기 전에는 치아가 빠진 곳의 양쪽 치아를 깎아서 통째로 만들어 끼우게 되는 브리지 시술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 시술법은 치열이 안 좋은 경우에는 과도한 삭제로 치수조직이 손상돼 신경치료로 이어지는 일이 많았다. 또한 음식물을 씹을 때 상실된 치아의 힘까지 인접치아가 부담하는 탓에 양쪽 치아의 수명이 단축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임플란트는 치아가 빠진 부위에 심은 인공치근에서 힘을 부담하기 때문에 옆 치아에 힘을 부담이 가지 않고, 치아를 깎지 않아 인접치아가 손상될 우려도 없다. 또한 브리지는 접착제를 사용해서 치아에 붙이는데 오랜 기간 사용하면 접착제가 녹고 그 틈으로 침이나 음식물이 들어가 충치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임플란트는 통상 나사로 연결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면 언제나 제거하여 수리할 수 있고, 녹이 슬지 않는 재료인 티타늄이나 금 합금으로 만들어져 충치도 발생하지 않으므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노인들에게 널리 시술되는 틀니는 음식물을 씹을 때 잇몸이 눌려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잇몸의 탄력으로 인해 틀니가 침하함으로서 단단한 음식물을 씹기 어렵다. 그러나 임플란트를 이용하게 되면 자연치아와 동일한 저작력(씹는 힘)과 착용감을 갖는 보철물로 수복이 가능하다. 물론 임플란트 치료라고 완벽할 수는 없다. 임플란트는 인공치근을 심는 이식수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신적인 질환을 가진 환자에서는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또한 인공치근이 들어갈 만큼 충분한 뼈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거나 혈액질환으로 출혈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면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 환자에서도 임플란트 수술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임플란트 수술은 국소마취로 30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고령의 환자라 할지라도 큰 부담 없이 수술이 가능하다. 즉 치아를 뺄 수 있을 정도의 전신상태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임플란트의 성공률은 90~95%로 매우 높지만, 잇몸 염증이 심할 경우 인공치근이 턱뼈에 붙지 않아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흡연은 니코틴이 말초 혈관의 혈액흐름을 방해해 인공치근 주위에 뼈를 만드는 세포가 모이는데 장애가 된다. 따라서 뼈를 만드는 세포가 인공치근 주위로 이동하는 수술 후 2주간 금연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외과적 수술과 마찬가지로 임플란트 수술 후에는 일정기간 항생제와 진통제를 복용하게 되는데, 복약 중 음주는 간에 부담을 주고 치유에도 지장을 주기 때문에 술도 피해야 한다. 고석민 영통베스트덴치과 원장

[의학칼럼] 아기 키우다 손목인대 염증 주의를

손목이 너무 아파 아기를 안을 수 가 없어요. 정형외과에는 젊은 여성이 그리 많이 오지는 않지만 최근 들어서는 친정엄마와 갓난 아기를 데리고 외래를 찾는 여성이 늘고 있다. 그 중에는 아기엄마와 친정엄마 모두가 엄지 손가락쪽 손목의 통증으로 아기보는 것도 힘들고 집안일도 힘들어서 내원 한 경우가 많다. 대개 아기엄마가 힘들어 친정엄마가 와서 돌보다가 친정엄마도 오랜만에 애기를 보니까 같이 아픈경우다. 이병은 드꿰르벵이라는 병으로 스위스 의사가 자기 이름을 붙여서 어렵게 들리지만 우리말로 해석하면 손목인대의 염증 즉, 건초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손에는 손목을 지나 손가락으로 이어지는 손가락과 손등을 펴주는 신전건이라는 힘줄이 있다. 손목 등에는 이 신전건이 각각 분리돼 있는 6개의 터널이 있는데 이 중 엄지 손가락으로 가는 힘줄이 지나가는 터널에 염증이 생겨 좁아지는 질환을 드꿰르벵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자면 힘줄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 드꿰르벵(엄지손가락 손목 건초염) 원인과 증상 드꿰르벵은 엄지손가락과 손목의 잦은 사용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첫 아이를 출산하고 나서 아기를 안고 육아하는데 서툰 여성에게서 분만 후 가사노동까지 더해져 빨래를 비틀어 짜는 등의 과도한 노동으로 손목과 손가락을 자주 사용하면 거의 이 병이 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손목뼈가 가늘고 근력이 약해 같은 동작이라도 손목에 무리가 간다. 임신한 여성은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관절 및 인대 등이 느슨해져 있는데 갑자기 육아와 가사일을 하면 손목 힘줄 염증에 걸리기가 쉽다. 드꿰르벵에 걸렸을 경우 흔한 증상은 엄지 손가락의 손목에 통증과 강한 압통을 느끼게 되며, 통증이 손목과 엄지손가락 주변으로 퍼지는 방사통이 발생한다. 특히 엄지손가락을 나머지 손가락으로 움켜쥐고 꺾을 경우(자가진단법) 심한 통증을 느껴 악! 소리를 내기도 하며, 주변의 조직들이 부풀어 올라 손목 주변에 좁쌀만한 혹이 느껴지기도 한다. ■ 드꿰르벵(엄지손가락 손목 건초염)의 치료법 다행이 손목 힘줄 염증은 거의 대부분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다. 유아를 손목으로 가누는 일이 줄어들면서 증상이 저절로 호전된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체외 충격파, 물리치료, 소염진통제 복용 등의 방법과 손목과 엄지를 보조기로 고정해 움직임을 최소화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하루에 2회 가량 부목을 풀어 10~15분 정도 손목운동 및 스트레칭을 해줄 경우 더욱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치료에도 증상에 호전이 없을 경우 국소마취제와 유착방지제 및 스테로이드 주사를 통해 치료한다. 스테로이드는 힘줄의 염증을 신속히 없애주며 유착방지제는 염증으로 인한 인대의 유착을 방지해 준다. 초음파를 이용해 염증이 있는 부근에 정확하게 약물이 주입되기 때문에 약 90%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거의 대부분 이러한 주사요법으로 영구적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지만 6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는 소수의 환자들에게는 염증이 있는 힘줄을 둘러싸고 있는 힘줄막을 절제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이 수술은 수술 부위를 1㎝ 가량 절개해 염증으로 공간이 좁아진 힘줄막을 제거하는 수술법으로 국소나 부분마취로 가능하며, 수술 다음날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다. 여성들에게 힘든 가사노동과 육아로 약해진 손목을 예방하고 치료해줘야 가정의 화목과 건강도 함께 할 수 있다. 수원 바로본병원 염경성 원장

[의학 칼럼]강박증, 불편한 세계에서 살아가기

강박증이 널리 알려진 것은 여러 계기가 있지만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을 통해서였다. 주인공 멜빈 우달이 보도블럭의 금을 밟지 않고 다니고, 사람들과 부딪히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증상이 소개됐고, 그의 생활상에 나타나는 특징들이 강박증 환자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자신에게 내재된 잘 알 수 없는 불안으로 인해 특정한 행동을 하거나 혹은 피해야만 안심할 수 있는 상태를 잘 표현해주었다. 이렇게 강박증은 비합리적인 것으로 알지만, 불안으로 인해 어떤 행동을 하지 않고서는 배길 수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결벽증으로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강박행동들이 나타날 수 있다. 강박증 환자들은 청결, 순서, 확인, 생각에 대한 강박으로 불안을 떨치기 위한 특별한 행동들을 하면서 지낸다. 청소년기부터 시작해 성인기로 갈수록 더 두드러지는 증상을 보이는 강박증 환자들은 생각보다 많다. 강박증의 유병률은 한국인의 경우 2~3%이다. 정신과 외래에서의 불안장애 중 흔한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강박증은 환자들에 따라 매우 잘 회복되기도 하지만 아주 난치성인 경우도 있다. 약물이나 인지행동치료와 같은 치료로 회복되지 않는 환자들은 최근 수술적 치료도 제시돼있다. 뇌의 특정한 회로가 순환되지 않고 맴도는 현상으로 이해가 되면서 뇌의 회로를 수술적으로 교정하는 방법까지 생각하게 된 것이다. 또한 강박증은 완치되기도 하지만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도 해서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특히 스트레스와 연동돼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악화되고, 스트레스가 줄어들면 호전되는 상태를 보이기도 해 스트레스 관리가 매우 중요한 증상관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청소년들에게 일어나는 청결 강박증은 지각의 흔한 원인이 되기도 하고, 직장인들에게 일어나는 정리 강박증은 업무가 지연되는 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현재로서는 약물치료가 최선이고, 인지행동치료도 좋은 치료법으로 소개되고 있다. 강박증과 혼동되는 것 중 하나는 강박적 성격장애인데, 이는 완벽성을 추구하고 매사에 꼼꼼한 듯 하지만 늘 실수가 되풀이되는 성격장애 중 하나로, 강박증과는 다른 경과를 겪는다. 강박적 성격장애 환자들이 겪는 가장 큰 댓가는 언제나 일을 시작만하고 끝을 제대로 맺지 못하는데 있다. 특정한 강박증상 때문이 아니라 일이나 관계를 대하는 태도 때문에 어려움을 갖는 것이 강박적 성격장애 환자들의 특징이다. 어떤 일을 훌륭하게 처리해야할 필요성은 있지만 지나친 꼼꼼함과 융통성이 없는 것으로 인해 주변에 피해를 많이 주고 있다면 하지만 일은 열심히 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강박적 성격장애 경향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한 그루의 나무도 중요하지만 전체 숲을 볼 수 없는 상태에 처한 것이 강박적 성격장애를 특징짓는 단적인 비유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강박증과 강박적 성격장애는 유사성은 있지만 매우 다른 경로를 갖는 다른 질병이라고 할 수도 있다. 강박은 불편함으로 시작해서 그 불편을 어느 정도 감수하면서 지내는 것으로 이어진다. 불편한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인데, 그 밑바탕에는 불안이 있다. 불안을 다룰 줄 아는 힘이 생겨나면 강박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질 수 있다. 세상이 시끄럽다. 불안이 높아지면 강박이 올라올 수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불안에 점령 담하면 강박적 행동을 하게 된다. 불합리하다는 이성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강박적 행동을 하게 되면 그 순간은 안심이 된다. 그래서 강박적인 사람은 일을 그르친다. 그래서 더 시끄럽게 된다. 이것이 강박적인 사람들의 비극이다. 김현수 道 정신건강증진센터장

[의학 칼럼]정신적 외상, 신체적 외상보다 오래 간다

트라우마, 정신적 외상. 최근 인식의 지평이 넓어지는 개념이다. 자연재해나 아동학대, 교통사고 등으로 예상치 못한 충격을 당했을 때 받는 정신적 상처가 정신적 질환으로 이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신의학에서는 이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부른다. 전쟁, 자연재앙, 대형사고 등과 같은 명백한 스트레스부터 성폭력, 학교폭력, 학대 그리고 교통사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원인이 있는데, 한번의 큰 스트레스가 원인이 될 수도 있고 반복적이고 장기적인 스트레스에 의해 이환될 수도 있다. 원인 규명이 복잡한 정신의학에서 원인이 비교적 분명한 질환이 바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다. 사람들은 정신적 충격을 받으면 불안중추의 손상과 함께, 인지, 정서, 행동에 큰 변화를 불러 일으킬 수 있고, 이것이 기억에도 영향을 미쳐 불안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외상의 영향으로 인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는 재난대응 매뉴얼을 만들었는데, 이는 재난 발생시 신체적 구조 뿐 아니라 정신적 구급조치도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구급요원과 자원봉사자, 상담사들이 재난 현장에서 피해자들의 심리적 공황과 충격을 경감시켜주기 위한 행동요령을 제안하고 있다. 사건이나 사고를 경험했을 때 몸이 안 다쳤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인식은 이제 옛말이 됐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에 대한 연구가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는 미국에서는 사람들의 여러 이상행동과 부적응심리가 정신적 충격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만성적인 경과를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충고했다. 그래서 심리적 응급조치나 긴급지원이 모든 재난현장 및 정신적 충격을 경험한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하다고 했다. 여러 사건과 사고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는 몸의 충격만큼 정신적 충격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고 시급하다. 이제 우리도 더 적극적으로 개인들의 정신적 충격에 대한 배려와 후속조치를 할 수 있는 그런 체계를 시급히 챙겨야할 때이다. 몸의 상흔만큼 마음의 상흔, 정신적 충격의 기억은 오래 갈 수 있다. 그래서 계속 아파하며 지낼 수 있다. 원인이 없는 질환이 아니라 바로 정신적 외상 때문이다. 김현수道 정신건강증진센터장

[의학 칼럼]만성B형간염, 제대로 알고 있다면 호전 가능

진료실에 찾아온 20대 후반의 한 여성이 있었다.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로 결혼을 1달여 앞둔 여성은 자신의 바이러스가 남편에게 감염되지는 않을지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앞으로 임신을 하게 된다면 수직감염을 통해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에 죄책감까지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이 여성의 경우 현재 만성 B형간염으로 인한 임상적인 문제가 없는 건강 보유자로 특별한 약물치료 없이 정기적인 검사를 꾸준히 받고 있다고 했다. 환자의 불안감은 근거가 있는 것일까? 만일 근거가 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B형 간염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질환에 대해 잘 모르거나 혹은 잘못된 정보를 믿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B형 간염을 유전 질환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고, 일단 감염되면 무조건 간암으로 발전돼 사망한다고 믿는 환자도 있다. 반대로 질환의 위험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적절한 검사나 치료를 받지 않아 충분히 예방 가능했던 사건들을 막지 못하고 중증의 질환으로 진행돼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도 많다. B형 간염은 혈액에 노출되는 활동을 통해 감염되는 질환으로 음식을 같이 먹거나 식기를 함께 사용한다고 해서 전염되는 질환이 아니다. 더구나 최근에는 비록 감염되었다 하더라도 제대로 관리하면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한 질환으로 전환 됐다. 배우자의 경우 예방접종을 통해서 면역이 되어 있다면 성관계를 통해서 전염의 우려는 없으며, 수직감염 예방사업으로 출생직후 신생아에게 면역글로블린 접종과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경우에 따라 임신말기 항바이러스 치료를 병용하면 수직감염을 대부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만 취한다면 수직감염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최근 들어 항바이러스 치료제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함으로써 만성 B형 간염은 더 이상 치명적인 감염질환이 아닌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인식을 바꿔야 할 순간이 도래한 것이다. 만성 B형 간염에 걸렸다 하더라도 주치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 적기에 적절한 치료를 한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만성 B형 간염의 치료목표는 크게 바이러스 증식도를 낮추고 간의 염증과 섬유화를 감소시키는 단기적 목표와 간 조직의 손상을 방지하고 간경변, 간암으로의 발전을 막는 장기목표로 나눌 수 있다. 만성 B형 간염을 방치하면 장기간에 걸쳐 간세포가 파괴되고 재생되는 과정을 반복해, 상처가 생기면 딱딱한 흉터가 생기는 것처럼 간에 흔적을 남겨 간을 단단하게 굳게 만드는 섬유화 현상을 일으킨다. 간 섬유화가 진행되면 간경변이 합병되어 간경변의 합병증뿐 아니라 간암 발생 위험성도 증가된다. 만성B형간염을 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이다. 환자들은 B형간염을 방치하면 간암의 씨앗이 될 수 있음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만성B형간염에 효과적인 다양한 치료제들이 출시되어 초기부터 치료가 가능하며 과거 회복될 수 없다고 생각되었던 B형간염으로 인한 간경변도 약물치료로 개선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보고되고 있다. 이제는 B형 간염을 전염성 질환이라는 이유로 보균 사실 자체를 숨기려고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아니다.오히려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습득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 간은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만큼 겉으로 증상이 드러나지 않으므로 잘못된 정보를 통해 자의로 건강 상태를 판단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박상진 예일내과 원장

[의학 칼럼]사회공포증 환자 배려가 우선

은둔형 외톨이, 사회부적응, 등교거부, 왕따 후유증 등과 가장 관련이 높은 진단은 사회공포증 (Social Phobia)이다. 사회공포증은 대인기피증 혹은 대인공포증의 변형된 개념으로 알려져 있다. 외모, 냄새, 시선 등의 다양한 원인과 관련돼 있고 아동 및 청소년기에 학교폭력도 깊은 관련이 있다. 때때로 정신증의 초기 징후와 감별이 필요하며 정신장애로 판정되는 경우도 있고, 커가면서 회피성 성격장애로 고착되는 경우도 있다. 일본에서는 현재 개입을 요하는 청년만 2010년 후생노동성 추산 130만명 이상으로 여기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은둔형 외톨이를 포함한 사회 부적응 청년을 2000년대 중반 40만명 이상으로 추산한다는 발표도 있었다. 은둔형 외톨이 전부가 사회공포증이라고할 수는 없지만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생각된다. 사회공포증을 갖고 있는 환자의 가족들은 증상이 가볍다고 생각하고 환자에게 압력을 많이 주거나 심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번번히 있다. 혹은 게으르거나 숫기가 없는 것으로 오해하고 책임을 방기하거나 회피하는 사람으로 매도하기도 쉽다. 그래서 본인이 갖고 있는 불편을 이해시키기 어려워 가출이나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제대로 평가받고 치료와 적응의 기회를 잃고 장기적인 은둔으로 이어지면서 분노와 적개심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외모와 능력에 대한 사회적으로 지나친 평가, 젊은이들의 취업 곤란, 줄어들지 않는 학교폭력, 집단 괴롭힘 등으로사회공포증의 어려움을 갖고 있는 청소년과청년의 수는 줄어들기는 커녕 늘어날 전망이다. 집단에 대한 강력한 문화적 압력을 갖고 있는 사회에서 사회공포를 갖고, 집단에 융화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없으면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더욱 힘든 생활을 해야 한다. 사회적 다양성에 대한 존중, 소심하고 내성적인 사람들에 대한 배려, 개인들의 차이에 대한 이해라는 환경이 있으면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조금 더 적응이 쉬울 수 있고, 적극적인 치료의 개입을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사회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포용하고, 사람들의 다양성을 오도하지 않아야 대인공포 혹은 사회공포 환자들에게, 그리고 모두에게 보다 안전하고 살만한 사회가 될 수 있다. 김현수 경기도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장

[의학 칼럼] 어린이는 작은 어른이 아니에요

소아와 청소년은 성인과 다르기 때문에 약을 처방할 때도 한층 더 주의가 필요하다. 성인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이라도 어린이에게는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가 아플 때, 어른이 복용하는 약을 절반 잘라 먹여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그래서 어린이에게 약 처방을 내릴 때는 어린이가 사용할 수 있는 약인지, 품질 관리가 잘 된 믿을 수 있는 약인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많이 처방하는 해열제의 경우, 성분은 같은데 다양한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따라서 소아과전문의는 같은 성분의 약 중에서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효과적이라고 생각되는 약을 처방하게 된다. 같은 성분의 치료제가 각기 다른 회사에서 다른 제품으로 판매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지 성분의 약에 대한 제네릭 의약품들이 많이 출시되기 때문이다. 신약이 개발되면 이 약은 일정 기간 동안 특허권을 보호받게 된다. 이 약의 특허가 만료되면 다른 회사들도 그 성분의 약을 만들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이때 원래 약을 개발한 회사가 만드는 약을 오리지널이라고 하고, 다른 회사에서 만든 약을 제네릭 의약품이라고 한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오랫동안 사용돼 오면서 효능과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된 의약품이다. 특허가 만료된 이후에는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효능과 안전성을 보장하면서 가격도 합리적인 치료 옵션이 된다. 제네릭 의약품의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과 주성분, 함량, 제형 등이 동일한 의약품으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통해 오리지널과 동일한 효능을 입증 받으면서, 가격도 저렴하다. 의사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너릭 의약품 등 다양한 치료 옵션 중에서 환자에게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약을 골라 처방한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품질과 효능, 안전성을 모두 꼼꼼히 따질 수밖에 없다. 어린이 환자의 경우, 보호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보호자는 우선 약을 처방 받을 때 가능한 많은 질문을 하고, 의사에게 아이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또 약을 먹이기 전에 무슨 약인지 확인하고 정해진 용법과 용량에 맞춰 아이에게 먹인다. 자녀가 약을 복용하는 동안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하지 않고, 비타민이나 한약, 다른 양약을 함께 주어서는 안 된다. 복용하는 약 외에 다른 약을 함께 복용하였을 경우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작은 어른이 아니다. 보통 어린이는 어른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린이에게 약을 처방할 때 어른이 먹는 약을 단순히 용량을 줄여 주어서는 안되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및 처방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하자. 배영민 구앤배소아청소년과 원장

[의학 칼럼]노인 우울증, 자살과 치매로 이어지는 비극적인 질병

노인 우울증은 치매 이상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예방해야할 질환이다. 서울대 조맹제 교수팀의 역학조사에 의하면 가벼운 우울증을 포함한 우울감 경험율은 9~14%에 이른다. 적어도 50만명, 많으면 100만명 정도의 노인이 여러 우울증상을 포함한 우울감을 지니고 살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우울증상이 우울증으로 진단돼 치료를 받아도 회복과 함께 종결되지 않는 것에 그 심각성이 있다. 우울은 치매의 전조증상이기도 하고 경도 인지장애가 있는 노인들의 30%에서 우울증이 발견됐다고 보고있다. 이는 올해 초 경도 인지장애에 관한 전국적 자료에서 울산의대 김성윤 교수팀이 발표한 자료다. 우울이 치매의 조기 신호일 수도 있고 경과과정 중 하나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중장년기 우울이 치매로 진행한다는 연구결과는 매우 흔하다. 이처럼 치매의 발병 과정에 우울은 치매의 문 앞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다리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노인 우울은 조기에 매우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노인기 우울의 가장 큰 위험성은 자살과의 연관성이다. 우리 나라 노인들의 자살율은 세계 최고 수준의 끔찍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10만명당 80명에 달하는 수치로, 가장 낮은 이탈리아나 그리스에 비하면 25배 이상의 높은 수치다. WHO의 자료에 따르면 노인 인구 자살의 70~90%는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노년기 자살을 줄이기 위해 필수적으로 노인들의 우울증을 줄여야 한다는 것은 국제적인 충고이자 조언이다. 경기도 정신건강증진센터와 경기도는 이런 문제 인식 속에서 노인 치매 검사와 더불어 우울증 고위험군 발견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여러 문제가 산적하지만 노인 우울 검진에 대한 인식과 실천의 확산은 구체적으로 자살의 감소와 치매의 예방과 필연적으로 연결될 것이다. 질병, 빈곤, 고립이라는 노인기 심리의 3대 병리의 해결과 함께 노인기를 정서적으로 풍요롭게 보낼 수 있는 현실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노인은 우리 모두의 미래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단언컨대, 우리가 현재 가장 집중해야할 예방적 사업은 노인 우울증이라고 할 수 있다. 김현수 경기도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장

[의학 칼럼]휴가 후유증

8월은 일상 반복되는 생활에 지쳐버린 심신을 달래고 새로운 활력을 얻기 위한 휴가철이다. 그렇지만 즐거운 휴가 후에 의외의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대표적인 후유증 질병으로는 유행성 눈병이 있다. 휴가철 바다나 워터파크 등지에서 물놀이를 즐기다보면 걸리기 쉬운 안질환이다. 그 중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바이러스성 결막염 중의 하나가 유행성 각결막염이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보통 봄, 여름에 많이 유행하지만 사실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조건만 갖춰지면 언제든 유행할 수 있다.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서 생기며 일단 감염된 후 7일 이내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한다. 초기에는 어느 한쪽 눈에 갑자기 충혈이 생기며, 눈곱이 끼고 눈물이 많이 나오게 된다. 또 눈에는 이물질이 낀 것처럼 까칠까칠한 느낌을 갖는 경우가 많으며 눈이 부어오르기도 하고 임파선이 붓기도 한다. 전염되기 쉽기 때문에 수건, 세숫대야 등은 따로 사용해야 한다. 치료는 바이러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특효약은 없지만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기도 하고 2차적인 세균감염을 막기 위해서 항생제연고를 투여하기도 한다. 유행성 각결막염과 더불어 우리를 괴롭히는 또 한 가지가 물놀이 귓병이다. 이 물놀이 귓병에는 급성 외이도염, 중이염 등이 있는데 경우에 따라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오염된 물속에는 각종 불순물과 세균이 기생하고 있는데, 이것이 외이도에 자극을 주고 감염을 일으키면 외이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처음에는 가벼운 통증과 함께 가려운 증상이 생기지만 통증은 점차 심해져서 식사를 할 때나 걸을 때에도 아프고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가 된다. 심하면 밤에 잠을 자기도 어렵고 귓구멍이 막혀 난청이 생기기도 한다. 보통은 쉽게 치료가 되지만 여름철에 생기는 외이도염은 2~3주씩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휴가 후유증에 걸리지 않고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휴가를 다녀온 후에도 조용히 휴식을 취하며 휴가 중의 피로를 풀도록 하고 혹시 건강상의 문제는 없는지 스스로 잘 관찰하여야 한다. 성빈센트병원 가정의학과 송상욱 교수

[의학 칼럼]공황장애, 생활스타일을 바꾸라는 메시지

이경규, 김장훈, 남희석, 이병헌. 이 네 연예인의 공통점은? 바로 언론에 공황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소개된 바 있다는 것이다. 일년에 전 인구의 대략 1.5%가 공황장애를 진단받는다고 한다. 공황장애란 극심한 공포, 죽음에 대한 두려움, 혹은 미쳐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과 함께 불안과 관련된 여러 신체 증상(심장 두근거림, 호흡곤란, 사지마비, 온몸떨림)이 동시에 일어나는 불안장애이다. 임상적으로 보면 내향적이면서 완벽주의적이고, 예민하고 깔끔한 사람들에게 공황장애가 더 자주 발생하는 것 같다. 이런 성격의 경향이 있는 사람들이 여러 스트레스, 과음, 피로, 과민 상태가 지속되다가 어느 날 갑자기 공황발작이 오게 되면서 병원 특히 응급실을 찾게 된다. 그러면 여러 검사를 받게 되고,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 공황장애 진단을 받게 된다. 자신이 경험한 끔찍한 공포로 인해 신체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지만 아무 문제가 없다는 통보와 함께 정신과 의사의 면담을 권유받으면 당황하는 사람들도 있다. 공황장애는 또한 알코올이나 카페인의 과다 섭취와도 관련이 있다. 공황발작은 과음 뒤 새벽에 흔히 일어나기도 하고 과량의 커피를 마신 뒤에 일어나기도 한다. 현재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뇌의 불안중추의 고장으로 생각하고 있다. 즉 극도의 불안을 불러 일으킬만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뇌에서 위험 알람을 보내는 상태인 것이다. 공황장애가 발생한 뒤에는 반드시 생활습관의 변화가 필요하다. 피로를 줄여야 하고, 과음과 흡연, 커피 등을 중단해야 하며 자신의 컨디션에 민감해져야 한다. 그래서 공황장애는 스트레스에 찌든 삶에 대한 경고일 수 있다.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고, 불안에 대처할 수 있는 인지행동치료를 권유하고, 때에 따라서는 자신의 호흡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명상이나 호흡법을 권장하기도 한다. 생활습관의 변화를 통하여 병에 적응하고 생활에 적응해가면서 공황장애는 호전된다. 삶의 스타일을 바꾸도록 하는 뇌의 지시이자 신호라고 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김현수 경기도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장

[의학 칼럼] 조현병 치료의 관건은 조기 발견, 조기 개입이다

많은 위중한 질환의 특징은 소리없이 악화되어 한참 뒤에야 발견된다는 것이다. 암도 그렇고, 혈관질환도 그렇듯이, 정신과 영역에서의 조현병(구 정신분열증)도 그렇다. 조현병은 정신과 영역에서 치료와 재활의 어려움, 가족의 부담이 매우 큰 질환에 속하는 편이다. 이 병 또한 긴 전구기와 잠복기를 겪고 발병한다. 발병 후 부담이 크기 때문에 많은 보건학자들은 조기 진단을 통한 조기 개입만이 이 질환의 부담을 낮추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조현병이 조기 검진에 따른 조기 개입으로 기능부담, 생활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은 이미 조현병 조기 검진체계를 구축한 호주 등의 나라들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지만 많은 국민이 아직 조현병의 조기 검진에 익숙치 않다. 전 국민의 1%의 유병률을 가진 질환에 이렇게 관심이 적은 것은 정신질환에 대한 높은 편견때문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조현병 조기 검진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시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여러 센터에서 사용하는 조현병 조기 검진에 대한 선별적 기초 검사시 제공하는 간단한 네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언젠가, 당신은 당신의 청각이나 시각이 지나치게 강렬하거나 비현실적 일만큼 생생한 느낌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때때로 사람이나 사물들의 색깔이나 모양, 크기가 변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까? 2.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언젠가, 생각의 흐름이 갑자기 멈춰버리거나 다른 생각에 의해서 방해를 받았던 적이 있습니까? 3.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언젠가, 때때로 당신은 특별히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에 의해 감시 당하거나 피해를 입거나 위협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4.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언젠가, 당신은 때때로 남들이 느낄 수 없는 것을 보거나 듣거나 냄새 맡거나 맛볼 수 있습니까? (자료: 서울 청년 클리닉)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이런 간단한 질문에 하나라도 네를 한다면 조현병 발병 가능성이 다른 사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이 때 추가 검사를 통해 조현병 발병에 대한 실제적 가능성을 검사하고 초기에 제공할 수 있는 인지치료, 스트레스 대처능력향상, 필요에 따른 약물치료를 통해 중증 상태에서의 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 김현수 경기도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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