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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후 경기도, ‘정비사’ 없어 버스 멈춘다] 상. “올해로 53살… 여기선 막내입니다”
사회 10년후 경기도, ‘정비사’ 없어 버스 멈춘다

[10년후 경기도, ‘정비사’ 없어 버스 멈춘다] 상. “올해로 53살… 여기선 막내입니다”

평균 나이 ‘48.9세’ 고령화 가속
젊은인력 버스보다 승용차 선호

경기도 내 버스 시장이 광역버스 준공영제 도입, 공항버스 한정면허 전환 정책 등으로 한동안 시끌벅적했다. 이 과정에서 2층버스 추가 운행·따복버스 노선 확대 등 성과도 있었지만, 버스업체 내 임금·근로시간 갈등에 총파업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해 ‘시민의 발’이 연일 이슈가 돼 왔다.

 

경기 버스가 멈추면 하루 평균 453만 명의 발이 묶이게 된 오늘날, 버스가 원활히 달릴 수 있도록 뒤에서 힘쓰는 ‘정비사’는 고령화 현상과 함께 입지 또한 갈수록 좁아져만 간다. 이에 본보는 버스 정비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신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해본다. 편집자 주

 

“올해로 53살, 여느 회사에선 은퇴를 고민해야 할 나이이지만 자동차 정비 업계에선 막내 수준입니다”

 

화성시 반정동에서 대형차 정비업에 몸담고 있는 A씨는 30년간 같은 일을 하면서 요즘처럼 힘든 적이 없다고 했다. 해가 갈수록 눈은 침침해지고 손은 떨려 동료 정비사와의 협업이 필요한데 마땅한 ‘동료’가 없다는 이유다. A씨는 “대형차라 차체가 크고 높다 보니 팔, 다리 힘이 좋은 젊은 직원들이 필요한데 다들 힘들다고 3개월을 못 버틴다”고 토로했다.

 

평택 소재 여객회사에서 정비사로 일하는 B씨(57)의 어깨도 무겁긴 마찬가지. B씨는 “개인 공업사나 소규모 버스회사는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 것 자체가 부담인데 기껏 뽑은 청년들은 6개월도 채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정비업 인기가 해가 갈수록 떨어져 새로운 정비사도 줄어들고 있다. 결국 나이 든 정비사만이 버티고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내 버스가 ‘젊은 정비사’ 없이 힘겹게 굴러가는 실정이다.

 

3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도가 집계하고 있는 도내 정비사는 총 846명이다. 이는 ‘시내버스 정비사’ 중 ‘자동차정비조합’에 가입된 정비사들로, 시외ㆍ고속ㆍ광역ㆍ마을버스 등 정비사와 조합 미가입자는 포함하고 있지 않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같은 시기 전국 육상·수상·항공 운송업 정비사는 총 5만758명, 그 중 버스 정비사는 약 3만1천여 명이다. 이에 따라 현재 도내에는 8~9천 명의 버스 정비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도내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 되면서 정비사의 평균 연령대 역시 높아지고 있다.

 

자체적인 정비과를 운영하고 있는 수원의 한 관광버스 업체는 현재 10여 명의 정비사가 근무하고 있지만 이 중 20대는 없다. 또 85명의 정비사를 둔 화성 동탄의 한 고속버스 업체는 정비사 평균 연령이 올해 기준 48.9세(▲29세 이하 8명 ▲30~39세 12명 ▲40~49세 29명 ▲50~54세 12명 ▲55세 이상 24명)에 달할 정도다. 업체 관계자는 “도내 3개 대학교와 MOU를 체결해 젊은 정비사를 채용하고 있지만 업무가 힘든 탓인지 버티지 못하고 다들 일찍 그만둔다”며 “신입이 없으니 평균 근속 연수도 높아져 17.9년으로 집계될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자동차검사정비조합 관계자는 “조합에 가입된 정비사들도 주로 40~50대”라며 “소형차나 대형차나 정비 기술 자체는 비슷한데 아무래도 대형차가 힘들어 신규 인력이, 특히 ‘젊은 정비사’가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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