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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며 읽는 동시] 꽃의 춤
문화 생각하며 읽는 동시

[생각하며 읽는 동시] 꽃의 춤

꽃의 춤

                          김경은

 

강물 따라 걸어본 둑방길 옆에는

유월 국화 하늘하늘 가냘픈 몸짓들

연초록 도화지 위에

노란 물감 뿌려 놓네

 

떼 지어 달려온 하얀 구름 셋, 넷, 다섯

반짝이는 조약돌에 햇살 모여 앉으면

꽃물결 황금손 들고

덩실덩실 춤춘다

 

생명감 넘치는 초록빛 세상

6월은 초록빛 세상이다. 어딜 가나 푸름과 만난다. 그 푸름 속에서 산은 높아지고, 계곡은 깊어지고, 들녘은 펼쳐진다.

이 동시조는 6월의 풍경을 한 폭의 수채화로 담았다. 그 엷은 물감의 색채가 주는 평온함이 이 동시조의 장점이다.

왜 우리가 시를 읽어야 하는가를 깨닫게 해주는 지침서라고나 할까?

강물, 둑방길, 하얀 구름, 조약돌, 꽃물결...6월을 상징하는 어휘들이 징검다리로 놓인 것도 시선을 끈다. 여기에 율격을 살린 맛이 낭송의 묘미까지 안겨준다.

시인은 시조 창작과 함께 시낭송가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다. 음절 하나, 어휘 하나를 맛나게 읊조린다. 꼭 금방 담근 열무 맛이다. ‘연초록 도화지 위에 뿌려 놓은 노란 물감’, ‘반짝이는 조약돌에 모여 앉은 햇살’. 이 환한 6월의 세상 앞에 우리가 서 있다. 삶의 기쁨, 그렇다! 하나의 생명으로 대지 위에 우뚝 서 있다는 건 축복이다. 나는 가끔 인간이 두 발로 처음 대지 위를 걸었을 적 생각을 한다.

그 직립(直立)의 위대함! 인류 역사의 시작은 그 직립에서부터가 아니었을까? 초록빛으로 펼쳐진 저 꽃의 세상을 향해 힘찬 걸음을 떼어 놓자. 자연의 저 정직함과 아름다움을 직시하며 겸손한 자세로 배우는 일, 그게 진짜 행복이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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