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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며 읽는 동시] 덧니 교정
문화 생각하며 읽는 동시

[생각하며 읽는 동시] 덧니 교정

덧니 교정

                    강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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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있으니까, 잘 안 보여.

나도 앞자리에 앉고 싶어.

 

-몰랐어, 어서 나와.

 

자기 자리 못 찾고

겉돌던 친구

 

좁지만 조금씩 조금씩 비켜주니까

드디어

그 친구 앉을 자리가 생겼다.

 

같이 있어야, 가치 있는 행복

덧니는 치열을 벗어나서 난 이를 말한다. 그러다 보니 모양새가 예쁘지 않다. 덧니를 가진 아이는 입을 크게 벌리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된다. 심하면 웃음이 날 때도 억지로 참는 경우까지 생긴다. 이 동시는 덧니에 관한 이야기다. 참 재미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치열을 벗어난 덧니를 옆의 친구들이 조금씩 자리를 내주어 제자리를 찾아준다는 얘기다. 덧니를 통해 우리들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것이다. ‘조금씩 조금씩 비켜주니까/드디어/그 친구 앉을 자리가 생겼다.’ 당신들은 이처럼 살고 있는지. 동시는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가슴이 뜨끔하다. 아픈 곳을 콕 찌르기 때문이다. 남이 함께 하자고 손을 내밀면 어딜 끼어들려고 하느냐며 밀치는 세상이다 보니 이 동시가 유독 눈을 사로잡는다. 아이들을 위해 쓴 작품이 어른들에게는 회초리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동시는 아이들보다도 어른들이 먼저 읽어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아이의 마음이 길이다』는 필자가 2년 전에 펴낸 동시 해설집이다. 순수하고 맑은 동심이야말로 인생의 참된 삶의 길 안내가 된다는 뜻에서 그렇게 이름 붙였다. 행복은 혼자 사는 데 있지 않고 나무들처럼 서로서로 어울려 더불어 사는 데 있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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