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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며 읽는 동시] 반성
문화 생각하며 읽는 동시

[생각하며 읽는 동시] 반성

반성

                    함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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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만지고

손을 씻었다

 

내일부터는

손을 씻고

강아지를 만져야지

 

 

강아지에 대한 사랑의 마음

요즘처럼 반려견이 흔하다 못해 발에 채이던 때가 있었나 싶다. 뭣한 말로 한 집 건너 반려견을 키운다. 아침 산책길에 나서면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이들로 길이 좁을 정도다. 어느 땐 반려견 때문에 산책로를 벗어나 딴 길을 택할 때도 있다. 가히 반려견 천국이다. 허나 이렇게 애지중지 여기는 반려견을 거리에 내다버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 동시는 강아지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담았다. 강아지를 사랑하면서도 무슨 병균이 묻지 않았을까 싶어 손을 씻었던 그 마음을 반성하고 있다. ‘늘/강아지 만지고/손을 씻었다//내일부터는/손을 씻고/강아지를 만져야지.’ 군더더기 없는 단순함이 이 동시의 매력이다. 여기에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동시는 이래야 한다. 예쁘게 보이려고 이런저런 설명이나 치장은 금물이다. 함민복 시인의 작품은 어느 것이고 핵심만 찌르는 게 매력이다. 마치 주먹만 한 쇠뭉치로 거대한 종을 치는 것과 같다. 사방으로 퍼지는 종의 울림은 그 단순함에서 나온다. 그의 시 한 편, 한 편이 독자들의 심금을 오래도록 울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 울타리를 둘렀다//울타리가 가장 낮다//울타리가 모두 길이다’. 그의 「섬」 또한 읽을수록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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