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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태동, 한국이민사 120주년] 차세대 동포 토크콘서트…“한국에 가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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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태동, 한국이민사 120주년] 차세대 동포 토크콘서트…“한국에 가고프다”

이민사 120주년 기념 토크콘서트

25일 오후 1시 인천 중구 베스트웨스턴 하버파크호텔에서 열린 ‘한민족 공식이민 120주년 기념 차세대 재외동포 토크콘서트’에서 개리 박(Gary Park) 교수가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살아온 조부모님과 하와이 이민 노동자들의 삶을 발표하고 있다. 김지혜 기자

‘나는 한국에 가고 프다’

인천에서 시작한 한인이민사 120주년을 맞아 차별과 혐오를 넘어선 한인 이민자들의 삶에 대해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이민사박물관은 25일 인천 중구 하버파크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차세대 재외동포들의 삶의 역사와 조상들의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주제로 한 ‘차세대 재외동포 토크콘서트’를 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세계 각국의 재외동포이자 문화계 인사 6명이 참석해 타국에서 꽃 피운 디아스포라의 삶을 발표하고, ‘이중 정체성’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자는 데 공감했다.

개리 박(Gary Park) 하와이대학교 명예교수는 기조 발표를 통해 하와이 이민자의 후손으로서 본인이 보고 들은 이민 노동자들의 삶을 전달했다. 박 교수의 조부모는 하와이의 사탕수수 농장에서 이민 생활을 시작한 1세대이자, 그의 외할머니는 사진만 보고 결혼을 결심했던 사진신부이다. 그는 부모님으로부터 들은 사탕수수 농장의 생활을 전달했다.

박 교수는 “와이알루 한인 농장 캠프에서 여성들은 모두 서로의 가족을 돌보는 데 고군분투 했다”며 “외할머니의 미완성의 꿈은 고국에 돌아가는 것이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제서야 선조들이 그리던 한국의 땅을 밟고, 하와이 땅에서 인고의 시간을 함께 한 수천명의 한국을 대신해 그들의 삶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했다.

25일 오후 1시 인천 중구 베스트웨스턴 하버파크호텔에서 열린 ‘한민족 공식이민 120주년 기념 차세대 재외동포 토크콘서트’에서 개리 박(Gary Park) 교수가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살아온 조부모님과 하와이 이민 노동자들의 삶을 발표하고 있다. 김지혜 기자

이어 디아스포라 영화제에 작품을 출품한 재미동포인 피터 리 감독은 미국 뉴욕에서 어머니와 함께 이민 간 기억을 표현하는 자전적 영화 ‘글동냥’을 선보였다. 그는 “전 미국 학교에서 미국 국기에 대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했지만, 제 절반의 정체성은 한국인이다”며 “타국에서 경험한 정체성에 대한 혼란은 제가 작품을 통해 표현 할 수 있는 디아스포라적 영감이 됐다”고 했다. 그는 재미한인들로 만든 ‘제비 프로덕션’을 운영하면서 이민자들의 삶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이어 사진작가이자 고려인 3세인 알렉산더 우가이는 고려인이 경험해야 했던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지켜온 한민족의 정신을 표현했다. 그는 “정체성에 대해 이분법적인 사고가 아닌 한민족이라는 정체성으로 묶이는 것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재일동포 3세인 김인숙 작가와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간 방형식 음악가와 재미동포인 전후석 작가의 발표가 이어졌다.

김상열 한국이민사박물관장은 “우리 민족의 첫 공식이민이 시작한 지 120주년이 되는 때에 이민 조상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차세대 이민자들이 타국에서 지켜낸 정체성에 대해 소개하고 싶다”며 “모국과 거주국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그들 자체의 삶을 간접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김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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