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 “당장 먹기 살기도 힘든데”… 고물가에 ‘발길 뚝’ 생산단가 오르고 묘목 수요는 줄고 가격 그대로 ‘삼중고’
#. 화성시 반정동에 위치한 ‘화성수원오산 산림조합나무시장’은 조합원들이 생산한 나무를 위탁판매하는 곳이다. 조합원들이 생산해 판매하는 곳이다 보니 주로 대추·복숭아·감·사과나무 등 국내 소비가 많은 유실수 위주로 판매 중이다. 지난해 냉해 피해를 입은 유실수 일부 품종이 다시 평년 가격대를 되찾았지만, 올해는 묘목을 찾는 이들이 줄어들면서 나무시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박래경 산림조합나무시장 소장(58)은 “3월 말이면 주차장 진입이 어려울 정도로 손님이 와야하지만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방문객이 작년보다 20%가량 줄었다”며 “묘목 나눠주기 등 지역 축제·행사가 활성화 되면 묘목시장에 활기가 돌 수 있을텐데 아직 예정된 축제가 없어 아쉽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어느덧 봄이 성큼 다가왔지만 경기침체 영향으로 도내 묘목시장은 차디찬 겨울을 보내고 있다.
27일 화성수원오산 산림조합에 따르면 올해 산림조합나무시장 기준 유실수 묘목 가격은 대추(7천원), 복숭아(6천원), 감(8천원) 등이다. 조경수 인기 품종인 반송은 4만원대로 대부분의 품종이 지난해와 10% 안팎으로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문제는 지속적인 고물가·고금리 등의 현상으로 생산단가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지만, 경기침체 영향으로 묘목 수요는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묘목은 생물이다 보니 그해 팔아야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경기 불황으로 비필수재인 묘목에 대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물가 상승으로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은 탓에 텃밭, 정원 등을 가꾼다는 것은 일종의 ‘사치’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묘목은 일종의 장기투자 상품으로,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빠른 회수가 어려운 특징이 있다. 그런데 인건비 등 생산단가 역시 물가를 따라 빠르게 오르고 있어, 물가 상승분을 묘목 가격에 반영하면 수요가 더욱 줄어들까 우려하는 생산농가의 시름 또한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주상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묘목시장은 경기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요즘은 정원수 등 주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심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소비자들의 마음에 여유가 없다 보니 수요가 줄어들고, 생산농가는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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