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세계 최저 출산율 한국의 미래

한국이 세계 200개국 중 최저 출산율 국가가 됐다. 2021년 합계 출산율 0.81로 미국의 1.46, 우리보다 저출산 고령화에 먼저 진입한 일본의 1. 37에도 크게 못 미친다.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일반적인 합계 출산율 2.1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충격적인 세계 최저 출산율에 뉴욕타임스, BBC 등 외국 언론들도 앞다퉈 기사를 내고 있다. BBC는 한국에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우리가 되새겨 봐야 하는 심층보도를 내보냈다. 한국의 저출산 원인으로 육아비용 등 경제적 요인과 출산과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을 꼽고 있다.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가 크고 가사 육아 등의 업무가 여성에게 집중돼 있어 출산 후 직장을 그만두거나 경력의 정체를 겪어야 하는 한국의 많은 여성들이 출산을 포기하고 경력을 선택하고 있다며 “한국의 여성들이 출산파업 중”이라는 인터뷰를 함께 보도하기도 했다. 2015년 이후 7년간 계속해서 곤두박질치고 있는 합계 출산율은 2022년 2분기 0. 75까지 떨어졌다. 세계 최저 출산국 한국은 출산율이 이대로 계속되면 국가경쟁력 하락과 성장동력을 잃는 것을 넘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국가 중 하나로 유엔에서 지목하고 있다. 통계청의 2022 사회조사 결과에서 한국 미혼 남성의 63%, 미혼 여성의 78%가 결혼을 안 해도 된다고 답했다. 결혼하지 않으니 당연히 아이도 낳지 않을 확률이 높다. 미혼 남녀가 결혼하지 않는 이유 중 출산 양육 부담과 일. 결혼 병행이 어려워서가 남성 14%, 여성 21%로 청년들이 결혼을 미루는 큰 이유 중 하나이자 출산을 포기하는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청년세대가 결혼과 출산, 아이 키우는 일이 행복한 삶의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의 전환과 집중이 필요하다. 결혼하는 청년들에게 주거의 우선 공급,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직장문화, 싱글맘 싱글대디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서도 돌봄과 양육의 공백이 없는 보육 정책 등 이제까지 해온 국가정책의 실패 요인을 분석하고 뼈대부터 새롭게 세우는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저출산 고령화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은 11개 부처에 흩어져 있던 출산 및 육아 지원 정책을 통합하는 어린이가족청을 설립하고 결혼하기 좋은 환경 조성, 아동 1명당 (0세~ 중학생) 1만~1만5천엔의 육아수당, 대기 아동이 없도록 보육원 확대, 남성의 육아 휴직을 10%에서 2030년까지 30%로 확대토록 하는 등의 일과 육아 양립 정책으로 2021년 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들의 평균 합계 출산율이 1.74를 기록해 19년 만에 처음으로 늘었다. 특히 여성들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무엇보다 일본의 저출산 정책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메시지다. 오현숙 서정대 사회복지과 초빙교수

[기고] 대형 참사 막을 수는 없었는가?

또 대형참사가 일어났다. 온 나라가 안전불감증에 걸린 듯하다. 이어지는 참사에 국민은 피로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8년간 일어난 대형사고를 돌아보고, 원인은 무엇이고, 미리 막을 수 없었는지 예방하는 방법은 없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1994년 10월21일 오전 7시38분께 성수대교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다리 상부 트러스가 무너져내려 일어난 사고다. 이 사고로 17명이 다치고 32명이 사망해 총 49명의 사상자를 냈다. 교량 상판을 떠받치는 트러스의 연결 이음새의 용접 불량과 유지관리 소홀이 주원인이었다. 1995년 6월29일 오후 5시52분께 서울 서초동 소재 삼풍백화점이 붕괴했다. 인명피해는 사망 502명, 실종 6명, 부상 937명이었다. 한국전쟁 이후 가장 큰 인적 피해였다. 전부터 붕괴 조짐이 있었지만, 백화점은 응급조치로만 대응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설계·시공·유지관리의 부실에 따른 예고된 참사였다. 2003년 2월18일 대구광역시 남일동의 중앙로역 구내에서 50대 중반의 남성이 불을 질렀다. 방화로 인해 총 사망 192명, 실종 6명, 부상 151명이 발생한 대형참사였다. 뇌졸중 후유증으로 인해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던 남성이 자신의 병(身病)을 비관하다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수상한 행동을 하자 반대편에 앉아 있던 승객이 “왜 라이터를 자꾸 켜는 거예요”하고 항의를 했다고 한다. 2014년 4월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승객 304명이 사망하고 170여 명이 실종된 대형참사였다. 희생자 대부분이 수학여행을 가던 어린 고등학생이었다. 침몰 원인은 화물 과적, 뱃짐 묶기 불량, 무리한 선체 증축 등으로 발표됐다. 2022년 10월30일 토요일 11시경, 이태원에서 핼러윈을 즐기던 사람들이 156명 이상 희생되고 부상자 196명이 발생한 대참사가 벌어졌다. 전날부터 몰려든 인파로 인해 떠밀려 다니고 있었고, 참사가 발생하기 4시간 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 “인파가 많으니 통제해달라”라는 12건의 112 신고가 있었지만, 아무런 대응조치가 없었다. 모두 관리 부실이 원인이었다. 또한, 모두 예방 할 수 있는 사고였다. 사고가 날 때마다 부랴부랴 사고 예방 대책을 내놓았지만, 대형참사는 비웃듯 또 일어났다. 매번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이었다. 노자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작은 생선을 굽’듯 하라고 했다. 약팽소선(若烹小鮮). 작은 생선을 구울 때는 여간 조심스럽지가 않다. 잠시 방심하면 금세 타버린다. 그렇다고 자주 뒤집으면 생선 살이 떨어져서 먹을 것이 없다. 나랏일도 작은 생선을 구울 때처럼 세심한 관심을 가지고 다스려야 한다고 하였다. 나랏일 중에 가장 우선 돼야 할 것은 ‘국민의 안전’이다. 작은 생선 굽듯 조심스럽게 안전을 살펴야 할 것이다. 사고 예방에는 민, 관이 따로 있을 수 없다. 모든 국민이 만일의 사태를 걱정하고 대비하는 마음을 모두가 가져야 한다. 그래서 평온한 상태에서도 언제 위기가 닥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 대형참사를 막을 수만 있다면 ‘나라를 위한 굿판’이라도 벌이고 싶은 심정이다. 복진세 칼럼니스트·에세이스트

[지지대] 월드컵 이변

1등하던 사람이 1등을 하면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그러나 만년 꼴찌가 1등을 이긴다면.... 사람들은 이를 이변, 기적이라고 부른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고, 소수가 다수를 물리친다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이변은 스포츠 세계에서 자주 일어난다. 사람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다. 스포츠 중에서도 축구는 지구촌 최고 스포츠로 평가받고 있다. 축구의 규칙은 단순하다. 축구공 하나를 던져 주고 편을 가른 선수들이 일정 시간 내에 골대에 골을 많이 넣으면 승리한다. 이 같은 단순한 규칙은 스포츠에 관심 없는 이들도 쉽게 알 수 있다. 야구나 농구 규칙처럼 복잡하지도 않다. 그래서 가장 본능에 가까운 스포츠가 축구다. 축구 경기 중에서도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은 전 세계 지구촌을 열광시킨다. 올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첫 이변이 나왔다. 지난 22일 열린 월드컵 조별 리그 C조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2 대 1로 이겼다. 사우디는 세계 랭킹 51위인 반면 아르헨티나는 세계 랭킹 3위로 국가대표 36경기 무패를 달려온 명실상부한 강팀이다. 사우디 정부가 이날 승리 다음 날을 공휴일로 지정했다고 하니 사우디는 이번 월드컵에서 그야말로 대 이변을 연출한 주인공이 됐다. 대한민국도 월드컵에 이변을 연출한 팀으로 꼽힌다. 20년 전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전통의 강호들을 누르고 4강 신화를 이룬 이변의 팀이었다. 당시 대한민국은 하나 돼 열광했다. 축구는 국민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선사했다. 이런 대한민국이 24일 오후 10시 우루과이와 카타르 월드컵 첫 예선전을 치른다. 코로나19, 경제침체, 이태원 참사 등으로 우울한 대한민국. 2002년 기적처럼 대한민국 축구팀이 이변을 연출해 고달픈 국민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이선호 지역사회부장

[삶과 종교] 연결의 감각

한국 사회가 파편화되고 있다. 공동체가 개인화로 흩어지고, 개인은 더 미세한 존재로 분해돼 극소단위로 분화됐다는 의미의 ‘나노사회(Nano Society)’라고 칭한다. 나노사회의 특징은 조각조각 흩어지는 모래알, 끼리끼리 관계 맺는 해시태그, 내 편의 목소리만 믿게 되는 반향실이기에 모르는 타인과 연결하는 감각이 둔화되고 있다. 간디는 종교의 진수를 묻는 질문에 “친구하고 친하게 지내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원수라고 여겨지는 사람과 친구가 되는 것이 종교의 진수입니다. 종교에서 다른 것들은 장사에 불과합니다”라고 답했다. 즉, 종교의 핵심이 원수와 ‘친구 되기’라는 것이다. 나노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울타리를 설정하면서 다른 이들을 의심하고 경계한다. 이러한 모습을 철학자이자 작가인 한병철은 “자기와 이질적인 것은 거부하는 시대”라고 면역학적으로 정의하면서 연결이 아닌 분리와 단절, 파편화된 사회를 지적한다. 누가복음 10장에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통해 이웃의 개념을 드러낸다.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나 가진 것을 빼앗기고 얻어맞아 초주검이 된 ‘어떤 사람’이 등장한다. 이 사람을 보고 그냥 지나치는 제사장과 레위인과는 달리 유대인들이 멸시하고 혐오하던 사마리아인은 응급처치를 한 후 여관에 돈을 내며 다친 사람을 맡긴다. 이 비유를 통해 예수는 진정한 이웃이란 나와 비슷한 동질성이 있거나, 가까이 사는 이들이 아닌 “사랑과 자비를 베푼 사람”임을 명확히 선포한다. 대학에서 ‘문화콘텐츠와 성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소개하면서 “너희를 사랑하는 사람만 사랑하면 칭찬 받을 것이 무엇이냐?”(눅 6:32)라는 화두를 던지며 통찰을 요청했다. 노소정 학생이 제출한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만 사랑하는 모습’은 현대사회에서 비일비재하다. 10·29 핼러윈 참사로 소중한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을 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기들 울타리에 국한된 관점으로 다양한 희생양을 찾아 비난의 화살을 쏘아 댔다. 뿐만아니라 내 아이만 챙기는 부모들, 내 이익만 챙기도록 보채는 사회, 우리 공동체만 잘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현대 풍조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나타난다. 평론가 신형철의 책 ‘인생의 역사’에 “때로 너의 죽음은 기어코 나의 죽음이 된다”는 글이 있다. 한 사람을 죽이는 행위는 그 사람의 주변, 나아가 그 주변으로 무한히 뻗어가는 분인(dividual)들의 연결을 파괴하는 짓이다. 왜 사람을 죽이면 안되는가? 누구도 단 한 사람만 죽일 수는 없다. 살인은 언제나 연쇄살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념들은 나에게 비로소 ‘죽음을 세는 법’을 알도록 했다. 죽음을 셀 줄 아는 것. 그것이야말로 애도의 출발이라는 것도.’ 참사의 순간, 연결의 감각이 살아있었던 이들은 경찰서에 신고했고, 숨이 멎어 가는 사람들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으며, 어떻게든 도움의 손길을 펼치려 노력했다. 이 연결의 감각은 착한 사마리아인, 진정한 이웃으로서 살아가는 사랑과 자비의 언행이다. 우리는 더 넓은 연결의 감각이 필요하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연결만이 아니라 이 순간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 숭고한 연결의 감각이 필요하다. 양승준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초빙교수·교목

[경기만평] 컴백홈...?

[사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걸림돌 해결, 특별법 통과도 서둘러야

용인반도체클러스터가 드디어 첫 삽을 뜰 수 있게 됐다. 공업용수 문제로 갈등을 빚어 오던 SK하이닉스와 여주시가 타협점을 찾아 인허가 문제가 3년 만에 해결됐다. 이번 대타협에는 당정이 나서 중재 역할을 했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공업용수를 끌어오는 대신 여주시의 산업단지 조성을 돕고 여주쌀 소비 진작을 약속했다. 120조원이 투입되는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인 용인반도체클러스터는 2019년 용지 선정 후 공사 진척이 안 됐다. 늦긴 했지만 SK하이닉스와 여주시가 윈윈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 공사가 본격화되면 반도체클러스터는 2027년 팹(Fab) 준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용수시설을 둘러싼 갈등이 해소되면서 반도체업계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용인 팹이 제때 가동되지 않으면 SK하이닉스의 매출 손실이 수조원에 달할 것이라 한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 입주하는 50여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도 피해가 컸을 것이다. 반도체 강국 육성을 위한 한 고비는 넘겼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또 있다. 국내 반도체 지원을 위한 반도체 특별법이 수개월째 국회에 계류 중이기 때문이다. 반도체법 통과가 늦어지면서 위기에 빠진 K반도체를 구할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 각국이 자국의 반도체 지원책을 속속 발표하며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에 이어 대만까지 반도체 분야 세액공제율을 25%로 올리기로 했다. 우리나라도 이 세액공제율을 20%로 올리는 반도체 특별법이 발의됐지만 넉달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는 장기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소부장 협력사와 상생하는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구축으로 반도체산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선 반도체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정책이 속도감 있게 뒷받침돼야 한다. 반도체 투자는 국가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로 돌아온다고 말하면서도 관련 법안을 수개월째 미루는 행태를 이해하기 어렵다. 국내 반도체산업의 성장을 위해 ‘K-칩스법’으로 불리는 국가첨단전략산업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지난 8월 발의된 해당 법안은 산업특화단지 조성 지원과 신속한 신규 생산설비 인허가, 반도체 세액공제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지금은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 기업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여야는 정쟁만 일삼지 말고 반도체 관련법을 하루라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사설]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회 합의 ‘잘했다’/이제 내실 있고 균형 잡힌 청문 해보라

경기도 산하 기관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시작된다. 경기도의회가 경기도와 공공기관장 인사 청문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도에서 김동연 지사, 도의회에서는 염종현 의장과 여야 대표가 서명했다. 시급성을 감안해 이번 주부터 당장 시작하기로 했다. 청문이 시작될 기관은 경기복지재단, 경기연구원, 경기관광공사, 경기교통공사, 경기도일자리재단,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등 6개 기관이다. 인사 청문 요청서가 발송된 채 미뤄져 오던 기관장 청문회다. 청문회 지연에 직접적 이유가 몇 개 있었다. 의회, 특히 국민의힘 측의 요구였다. 청문 대상 기관을 26개 전 기관으로 늘리자고 했다. 청문을 현재 하루에서 이틀로 늘리자고도 했다. 청문 보고서 채택 기간을 10일에서 20일로 늘리자는 요구도 있었다. 도에서는 다소 무리한 측면이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특히 청문 요청서가 밀려 있는 6개 기관 처리가 급하다는 입장이었다. 청문 대상을 현 15개에서 20개로 늘리는 정도에서 대략 합의됐다. 인사청문위원회는 별도로 꾸리지 않기로 했다. 소관 상임위원회가 해당 기관 청문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제일 걱정이었던 것은 기관장 선임이 해를 넘기는 거였다. 2023년 신년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도의회가 이런 시급성을 감안해 ‘이번 주 시작’ ‘상임위 진행’을 택한 것 아닌가 싶다. 협약 당사자인 곽미숙(국민의힘)·남종섭(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한목소리로 말했다. ‘속도 있고 내실 있게 진행하겠다.’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스러운 결정이다. 이제부터 도의원들의 시간이다. 6개 기관장 후보의 많은 부분이 검증돼야 한다. 때론 업무 적격성이 문제될 내정자도 있다. 업무 처리 능력이 미심쩍은 내정자도 있다. 특정 인맥 등을 따져봐야 할 내정자도 있다. 도의회와의 연이 지적되는 내정자도 있다. 각각의 조건이 내정자를 내칠 정도는 아닐 수 있다. 다만, 도민 사이에 소문이 난 만큼 의혹들을 풀고는 가야 한다. 본인들의 집무 의지를 깊이 있게 살피는 것도 이런 청문 과정을 통해서다. 현행 경기도의회 청문회가 기관장 임명을 제약할 권한을 갖고 있지는 않다. 말 그대로 청문(聽聞)에서 그치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청문 내용이 주는 실질적 의미는 크다. 직전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자가 청문 문턱에서 사퇴했던 일도 있다. 그만큼 의미가 있고, 책임이 큰 절차다. 청문에 나선 도의원들이 이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 청문에 나설 당사자들은 도민 앞에 청문을 받는 것이다. 어영부영 말고 진솔하게 임해야 할 것이다.

[지지대] 봉수대 문화재 지정

천림산. 성남시 금토동과 상적동 옛골 사이의 구릉이다. 청계산 동쪽 기슭이다. 높이는 해발 170m다. ▶이곳에는 조선시대 봉수대(烽燧臺)가 있다. 서쪽으로 청계산의 주봉인 망경대와 국사봉 등이 앉아 있다. 그 사이의 해발 545m인 봉우리가 동북쪽으로 2.7㎞ 정도 이어진다. 동쪽 하단부로는 경부고속도로 달리내 구간과 금토동과 상적동 옛골 간 포장도로가 통과한다. ▶조선시대 전체 5로 봉수 노선 중 제2로에서 서울 남산 봉수대에 신호를 전달하는 마지막 시설이었다. 2000년 이후부터 학술조사가 진행됐다. 2004년 천림산 봉화제도 열렸다. ▶용인시 포곡읍 마성리 석성산에도 같은 시설이 있다. 해발 472m다. 천림산보다 높다. 남쪽이나 북쪽에서 보면 뾰족한 삼각형 형상이다. 동쪽은 완만하다. 서쪽은 가파르고 육중한 암벽을 이루고 있다. 숲이 울창하고 각종 기암괴석과 전통사찰이 어우러져 있다. ▶봉수대는 조선시대 중요한 통신수단이었다. 변방의 위급한 소식을 중앙에 가장 신속하게 전달해서다. 그런 봉수대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최근 관보를 통해 봉수대 16곳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공고했다. 사적 명칭은 ‘제2로 직봉’(第2路 直烽)이다. ▶횃불과 연기 등으로 급한 소식을 전하던 시스템이 봉수대였다. 1895년까지 운영됐다. 특히 전국을 5거(炬) 직봉(전국 봉수망을 잇는 중요 봉화대)으로 편제했다. 변경 방어를 강화하고 적의 침입이나 전투 시작 등 급박한 상황을 빠르게 알렸다. 직봉 중 2거·5거는 서울을 중심으로 남쪽에, 1거·3거·4거는 북쪽에 위치했다. ▶봉수대는 국내 전역을 아우를 수 있어 연대성(連帶性)이 강하다. 전국에 산재한 봉수대 유적 중 일부만 시·도 지정문화재로 관리되고 있다. 대부분은 아직 제도적 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국가지정문화재 추진이 너무 늦었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세계는 지금] 글로벌 식량위기 문제와 G20 정상회의

지난해 6월 이탈리아 남부 도시 마테라에서 전 세계 주요 20개국 협의체(G20) 외교·개발 장관회의가 있었다. 이 회의에서는 코로나19로부터의 회복을 위한 보건, 기후변화, 아프리카의 지속가능 발전, 식량안보 등 전 세계적으로 협력해야 할 사안들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특별히 식량안보를 의제로 한 회의에서는 전 세계 식량위기 문제를 해소하는 데 있어 G20 회원국의 기여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데 의견 일치가 있었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마테라 선언’을 채택했다. 마테라 선언에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굶주리는 사람이 없는 ‘제로 헝거(Zero Hunger)’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G20 회원국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포용적이고 탄력적인 식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저개발 국가에 식량지원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는 우크라이나전쟁의 당사자인 러시아가 회원국으로 참석했고, 여러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 문제가 회원국 간에 얽혀 있는 상황 가운데 진행됐다.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다뤄진 의제 가운데 식량안보는 주요 의제 중 하나였다. 이에 한국 월드비전은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한국 정부 대표단에 정책제안문을 전달한 바 있다. 정책제안문에는 심화된 전 세계 식량위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두 가지 이행 촉구 과제를 담았다. 첫 번째는 식량위기 대응을 위해 지난해 G20 회원국들이 채택한 마테라 선언 이행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식량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G20 회원국들이 협력을 강화하기로 선언을 통해 약속했으나 1년여가 지난 지금 전 세계 식량위기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두 번째는 식량위기를 아동의 위기로 인식하고, 아동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식량위기는 아동의 생명뿐 아니라 아동과 관련된 교육, 폭력, 노동 등 다양한 문제와 결부돼 있다. 이에 월드비전은 G20 정상들이 식량위기 대응에 있어 아동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아동보호 접근 및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인도네시아 G20 정상회의를 마치며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전쟁을 강력히 규탄하고 평화를 촉구하자는 내용을 공동선언문으로 채택했다. 우크라이나전쟁 종식이 무엇보다 중요한 국제적 현안임에는 이견은 없다. 다만 G20 정상회의 공동선언문 속에 글로벌 식량위기 이슈도 직접적으로 담겨지기를 내심 기대했던 터라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월드비전은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G20이 식량위기 해결에 적극 나서 죽어 가는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 내기 위해 각국 정부에 행동 이행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최성호 월드비전 경기남부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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