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문법] 누가 ‘3류 바보’인가?

“이 무식한 3류 바보들을 데려다가 정치를 해서 나라 경제 망쳐 놓고, 외교 안보 전부 망쳐 놓고... 제가 이런 사람하고 국민 여러분 보는 데서 뭐 토론을 해야 되겠습니까. 어이가 없습니다. 정말 같잖습니다.” 지난해 12월29일 대구·경북지역 유세에서 이재명 후보의 토론 요구에 대한 윤석열 후보의 답이었다. 또 윤석열 후보는 이 발언 약 한 달 전인 11월22일 ‘제20대 대통령 후보 국가 미래 비전 발표회’에서 자신은 “최고 인재들에게 권한을 위임해 일을 맡기겠다”는 국정 운영 방침을 밝혔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나기 직전인 올해 5월4일 청와대에서 현 정부 국정과제 위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다음 정부는 우리 정부의 성과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다시피 하는 가운데 출범하기 때문에 더더욱 우리 정부의 성과·실적·지표와 비교를 받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윤석열 정부의 각 분야 최고 전문가 중심의 6개월 국정 운영 결과는 한마디로 엉망진창이다. 지면 한계로 모두 소개할 수 없지만 나라 경제 및 민생 경제에 대한 평가를 가장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자금시장(돈) 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현재 자금시장 상황은 정부가 손을 떼는 순간 붕괴할 수밖에 없다. 시장주의를 표방한 정권에서 역설적으로 자금시장이 사실상 죽은 것이다. 그런데 이 정부가 말하는 최고 인재들(?)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한 임기응변 대응으로 점점 위기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신용위기라는 불을 끌 수는 없다. 그 이유는 자금시장이 구조적 함정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금감원이 ‘2022년 업무계획’으로 이미 올해 초 2월14일에 코로나19로 쏟아부은 유동성을 회수하게 되면 부동산 등 자산시장 충격, 자금 조달 여건 악화, 취약차주 부실화 등이 우려되니 대책 준비를 주문했다. 실제로 올 3월부터 연준의 금리 인상 시작과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에 0.5%포인트로 인상 속도 증가, 특히 6월에는 0.75%포인트 인상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한국의 자금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5월까지 안정적 흐름을 보였던 회사채 수익률은 5월 말부터 6월 말까지 무려 64bp(1bp=0.01%) 상승했다. 5월26일부터 6월까지 회사채 순발행액이 7천350억원이나 감소한 배경이다. 이것은 충분히 예상된 결과였다. 그런데 인수위 시절부터 아무 대책도 없었던 윤석열 정부의 금감원은 6월30일이나 돼서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점검’에 나서기 시작했다.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최고 인재라며 금감원 원장에 앉힌 이복현의 첫 번째 뒷북치기였다. 회사채 시장의 불안정한 모습은 7월 이후에도 지속했지만 기업어음(CP)과 금융채 순발행액은 5월부터 9월27일까지 각각 4조6천억원과 3조4천억원에 달할 정도로 CP 등 나머지 자금시장은 김진태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9월28일 (테마파크 관련 PF 대출 사업을 추진한, 재무 구조가 멀쩡한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 절차를 밟겠다는) 김진태 폭탄이 투하된 이후 자금시장은 사실상 무너지기 시작했다. 회사채 순발행액은 최근(11월18일)까지 3조8천억원 이상 줄어들었고, 김진태 사태 이전까지 문제가 없었던 CP와 금융채의 순발행액도 각각 6조8천억원과 2조3천억 원 줄어들었다. 문제는 7월부터 PF 대출을 점검한다는 금융감독원이 이를 방치했고, 금융위원장 김주현은 국회에서 태연하게 몰랐다고 답변했다. 최고 인재들의 두 번째 민낯을 보여줬다.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대규모로 매도하고 최대 재건축 사업이라는 둔춘주공 PF 대출 차환이 실패하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되자 김진태 폭탄이 투하되고 25일이 지난 10월23일 일요일 오후에야 기재부-한은-금융위-금감원 등이 총출동해 ‘50조원+알파 규모의 유동성 투입’을 발표했다. 최고 인재들의 세 번째 민낯이었다. 게다가 유동성 투입 규모가 188조원+알파로 증가했듯이 50조원은 ‘언 발에 오줌누기’였다. 게다가 정부는 신용경색을 해결하기 위해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을 내세우고 있다. 문제는 채안펀드 투입이 (자구책을 먼저 요구해야 하는 재벌 건설사 등) 우량 기업들에 대한 사실상의 공적 자금 지원이라는 점이다. 공공사업을 하다 위기에 직면한 것도 아닌데 왜 납세자 부담이 될 수 있는 공적자금을 투입하는가. 재벌 기업에 잘못된 신호를 보낸 것이다. 그러면서 민생 위기에 내몰린 서민은 대부업체에 떠넘기고 있다. 재벌 친화적 DNA를 갖는 최고 인재들의 네 번째 민낯이다. 그런데도 자금시장 어려움은 지속하고 있다. 신용이 무너진 후에는 유동성을 무제한 투입하지 않는 한 정상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윤석열 정부의 최고 인재들은 자금시장을 사실상 죽여 놓고 대외 환경 탓으로 돌리는 뻔뻔함까지 보여주고 있다. 이 정도면 ‘3류 바보’가 누구인지 판명나지 않았는가.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천자춘추] 국가경쟁력 회복은 지방자치부터

코로나19 사태를 거쳐 오면서 우리는 지방자치가 지니고 있는 위대한 힘과 필요성을 목격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그동안 축적된 자치역량을 발휘해 독창적이고 특색 있는 방역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K방역의 성과를 전 세계에 알렸다. 경기도에서 처음 실시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대표적이다. 스타벅스나 맥도날드 매장처럼 차에서 내리지 않고 코로나 진단을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뻗어나간 한류가 됐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두고 영국 BBC는 “한국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적용했다”고 했고 블룸버그통신 기자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임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는 반응을 내놓으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방자치 역량은 이렇게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지방자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여전히 7 대 3에도 못 미치고, 국가사무와 지방사무의 비율도 선진국에 한참 뒤진다. 헌법과 지방자치법은 아직도 시·군과 광역시·도를 지방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로 명명하고 있다. 중앙은 ‘정부’인데 지방은 여전히 ‘단체’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조례조차도 법령의 범위 내에서 정하도록 헌법에 규정돼 자치입법권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중앙에 권한이 집중되다 보니 지역의 특성에 맞는 발전과 지방정부의 창의성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다. 지역과 관련된 정책에 해당 지역과 주민보다 중앙의 논리가 우선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효율성과 자원 배분의 왜곡으로 국가경쟁력을 갉아먹게 된다.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다가오면서 국가경쟁력을 되살리기 위한 논의가 한창이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손발을 묶어 놓은 상태에서 국가의 경쟁력을 찾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프랑스는 2003년 경제 침체로 국가가 위기에 처하자 지방정부에 자치재정권 및 자치입법권을 보장하는 등 지방자치를 크게 강화하는 헌법 개정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한 사례가 있다. 강화된 지방자치가 국가경쟁력을 살려낸 것이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지방자치 강화가 필수다. 남종섭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아름다운 한국의 자생식물] 色 제일 곱고 무늬 아름다워… ‘단풍의 여왕’ 복자기

뚜렷한 가을을 가진 우리나라의 단풍은 특히 아름다워 누가 보더라도 경탄을 자아낼 만한 장관이다. 국내에 자생하는 단풍나무류만 약 30여종이 되지만 그 중에서도 복자기는 제일 색이 곱고 진하여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나무이다. 불붙는 듯한 그 단풍의 아름다움은 단풍의 여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복자기는 중부이북 깊은 산의 표고 100∼1천800m에 자생하며 수고 15m까지 자라는 낙엽활엽교목이다. 잎은 단풍나무와는 달리 작은 잎 3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꽃은 5월에 피고 종자는 9∼10월에 익는다. 유사한 식물로는 복장나무가 있으며 복자기에 비하여 잎이 가늘면서 길고 뒷면 엽맥상에만 털이 있는 점이 다르다. 쓰임은 주로 조경수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물론 가을의 단풍을 보기 위한 목적이다. 단풍뿐만 아니라 봄과 여름의 진한 녹음과 황갈색의 수피도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수피에서는 탄닌(Tannin)을 채취하기도 하며, 고로쇠나무와 같이 수액을 채취하여 식용으로 한다. 목재는 단단하고 무늬가 아름다워 가구재나 무늬합판 등 고급용재로 사용한다. 김혁진 국립수목원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연구관

[인천시론] 환절기 건강관리

가을이라는 날씨가 무색할 만큼 기온이 뚝 떨어졌다. 이렇게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의학적으로 환절기의 큰 일교차는 신체의 자율신경계에 부담을 주고 불균형을 일으킨다. 이 시기에는 심뇌혈관 질환·호흡기질환 등의 발병률이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혈압·당뇨·천식 등의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노인의 경우 면역력이 쉽게 떨어지고 만성질환자일 확률이 높아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도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일교차가 1도 증가할 때 노인 사망률이 0.5%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이런 날씨에는 무엇보다 체온조절이 중요하다. 따라서 일교차가 커질수록 외출을 할 때 얇은 옷을 여러 벌 입는 것이 좋다. 또 골고루 잘 먹어야 한다. 우리는 면역력 강화를 위해 특정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물론 그런 음식이 좋을 수는 있지만 채소, 과일, 고기, 생선 등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운동이다. 면역력이나 근력 증진을 위해 운동을 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기온이 낮은 아침에는 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고, 기저질환(심뇌혈관계· 관절질환·당뇨 등)이 있을 경우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 운동을 할 때는 낮은 강도에서 시행하고, 평소보다 스트레칭을 길게 해야 한다. 또한 이제는 ‘단풍놀이’로 등산객도 많아지는 시기다. 등산은 건강관리에 좋은 방법이지만 실족, 조난, 추락 등 사고가 항상 도사리고 있어 매사 안전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이 시기에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이다. 독감은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질환으로 고열, 두통, 근육통 등의 전반적인 증상을 동반한다. 특히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의 우려가 있어 반드시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후 6개월부터 만 13세 이하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은 국가예방접종 대상으로 무료로 접종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올해의 환절기는 팬데믹(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거리두기와 실외 마스크 착용이 없는 시기라고 한다. 트윈데믹의 우려가 높은 만큼, 적극적인 건강관리로 다가오는 겨울을 맞이하길 바란다. 안상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경기만평] 다구리에 장사없다...

[사설] 유럽한인문화타운, 인천의 큰 문화자산으로 키워야

유정복 인천시장의 이번 유럽 출장길은 여러모로 묵직한 느낌을 준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항만재생 사업은 ‘제물포 르네상스’ 공약의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줬다. 프랑스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현장에서는 백척간두의 대한민국을 기사회생시킨 인천상륙작전의 가치를 되새겼다. 그중에서도 유럽한인총연합회와 함께할 인천 유럽한인문화타운 조성 사업은 꽤 기대되는 성과라 할 만하다. 구상대로라면 유럽한인문화타운은 단순히 재외동포의 모국 귀환을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주거시설 외에 비즈니스와 문화 인프라를 더해 유럽과 한국을 잇는 문화·교역의 거점으로 키워 낸다는 구상이 돋보인다. 인천시는 지난 주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한인문화타운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유정복 시장과 유제헌 유럽한인총연합회장은 ‘유럽한인문화타운 조성을 위한 상호 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사업 예정지는 국내 경제자유구역 중 가장 성과를 내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내에서 양자가 협의해 정한다. 인천경제청은 이 타운에 1층은 상가, 2~4층은 상가·주거·숙박시설 등이 들어서는 상가 주택단지를 짓는다는 구상이다. 이들 건물은 유럽 고유 스타일로 건축해 타운 전체가 문화관광 접객 시설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먼저 유럽 한인들의 모국 귀환을 지원한다. 나아가 유럽에서 작은 규모 제조업을 영위하는 개인·기업 등의 ‘명품 소공인(小工人)’ 산업과 중소기업을 유치하는 터전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는 또한 유럽 한인들의 비즈니스와 국내 관련 기업들 간의 제휴를 위한 기반이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인천경제청은 또 유럽이민역사박물관 등의 문화 집회시설도 타운에 포함할 계획이다. 또 하나 인천에 고무적인 것은, 이날 유럽한인총연합회가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 지지 선언문’을 발표한 점이다. 26개 유럽국가, 30만 회원의 총연합회는 인천이 한인 이민의 출발지이며 이민사박물관과 국가관문 공항·항구가 있어 재외동포청의 최적지라고 밝혔다. 그간에도 재외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들은 있었다. 경남 남해군의 독일마을이나 인천 송도의 아메리칸타운 등이다. 그러나 이들 사업은 모국 귀환 지원에 그쳤다고 볼 수 있다. 남해 독일마을은 관광명소이기는 하나 입지상 교역·문화 거점과는 거리가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들어설 유럽한인문화타운은 유럽 한인사회와 한국을 실시간으로 잇는 쌍방향 교류거점으로 콘셉트를 짜야 할 것이다. 그래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재외동포들에게 꿈에서도 그리는 고국 고향의 정취를 선사하는, 인천의 큰 문화자산으로 키워 가야 할 것이다.

[사설] 김 지사 개인의 사과는 충분했다/비위 엄단과 조직 기강이 과제다

‘푸닥거리.’ 음식을 차려 놓고 부정이나 살을 푸는 굿의 일종이다. 안 좋은 일이 계속해서 생길 때 ‘푸닥거리라도 해야 할 판’이라고 한다. 지금 경기도 상황에 딱 맞는 말일 것 같다. 도 또는 산하기관 소속원들의 비위가 끊임없이 나온다. 비위 내용 하나하나가 어처구니없다. 여자 화장실 들어가 몰래 찍다가 걸리고, 마약 밀거래 하다가 해외에서 체포됐다. 비위 당사자의 직위도 구분이 없다. 산하기관 간부, 8급·7급 공무원에 3급 부이사관까지 구분이 없다. 김동연 지사가 사과했다. 소식을 접했을 도민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표했다.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에는 ‘좋지 않은 평가를 받게 해 죄송하다’고 했다. 즉시 격리나 가해자 직무 배제, 직위 해제, 수사협조 등의 ‘엄중한 조치’도 밝혔다. 비위 엄단에 대해서도 ‘무관용 원칙으로 기강을 확실히 잡겠다’고 약속했다. 실국장 회의의 모두 발언을 통해 공식적으로 밝힌 입장이다. 그런데, 그 발표 직후 또 다른 산하기관 팀장 A씨의 성 비위 논란이 이어졌다. 큰 조직에서 개인의 일탈은 간혹 있는 일이다. 중요한 건 비위의 내용이다. 순간 일탈이냐 그 범위 밖이냐가 중요하다. 최근 경기도 공직 비위는 모든 면에서 중하고 심각하다. 엊그제 불거진 A팀장은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들에 2차 술자리를 요구하며 신체 접촉을 했다고 한다. 기관 관계자가 자체적으로 조사반을 꾸려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번뿐이 아니라고 한다. 2019년부터 비슷한 신고가 계속 있었다고 한다. 그동안 어떻게 처리한 건가. 호주에서 체포된 7급 공무원은 마약 범죄다. 공무원 사회에서 들어 본 바 없는 전대미문의 마약 사건이다. 범죄 기간인 한 달 동안 무단 결근도 했다. 공직에서 이게 가능한 일인가. 정부 기관 파견 중 성 비위에 휩싸인 공무원은 경기도 소속 3급 부이사관이다. 경기도에서 관련 비위 사건 중 최고위직이다. 비서실 공무원의 몰래 카메라 사건도 듣는 이 처음이다. 논평에 필설로 옮기기도 민망하다. 작금의 비위 사건 모두가 이해 못할 구석투성이다. 사과는 그만하면 됐다. 책임자로서의 본인의 과오를 인정했다. 도지사의 무과실 무한 책임이다.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다수 공직자에도 사과했다. 지휘관으로서 보여준 배려다. 주관적 영역인 ‘진정성’에 대한 이견은 있겠지만 이만하면 됐다. 지금부터 우리가 지켜볼 것은 당사자들에 대한 추상같은 엄벌이다. 솜방망이가 아닌 불방망이임을 보여야 한다. 아울러 조직에 대한 기강을 다시 세워야 한다. 비위에 이른 구조적 문제를 찾아 근본부터 고쳐 놔야 한다. 많은 도민을 실망시키고 걱정시켰다. 뒤처리는 당연히 그 도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사자 처리 결과가 공개돼야 하고, 재발방지책이 설명돼야 한다.

[지지대] 월드컵과 맥주

아랍 국가에서 최초로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이 21일(한국시간) 개막했다. 개막식 후 A조의 카타르와 에콰도르가 첫 경기를 펼쳤다. 경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즈음, 에콰도르 축구 팬들은 “우리는 맥주를 원한다”고 소리쳤다.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에서는 음주는 물론 주류 판매도 할 수 없다. 축구 팬들은 경기장 주변에서 맥주를 구할 수도, 마실 수도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카타르 당국은 ‘지구촌 축제’인 월드컵 기간에는 경기 입장권 소지자에게 경기장 외부 지정 구역에서 맥주 판매를 허용했다. 경기를 보며 맥주를 마실 수는 없어도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정해진 장소에서 마시고 들어갈 수는 있었다. 하지만 개막 이틀을 앞둔 지난 18일 이를 철회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3시간 동안 맥주를 마시지 않아도 사람은 살 수 있다”며 판매금지 결정이 문제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프랑스나 스페인, 포르투갈 경기장에서도 맥주 판매가 금지되고 있다”고 했다. FIFA의 이번 조치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와는 정반대다. 당시 브라질은 FIFA의 압력으로 경기장에서 술을 팔 수 없다는 법령을 수정해야 했다. 제롬 발크 당시 사무총장이 “술은 월드컵의 일부”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FIFA가 개최국의 눈치를 봤다. FIFA와 카타르 당국의 경기장 맥주 판매 금지 결정에 불만이 쏟아졌다. 판매 금지 날벼락을 맞은 월드컵 후원사 버드와이저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어, 이러면 곤란한데(Well, this is awkward)”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다음 날에는 캔이 쌓여있는 창고 사진을 올리면서 “우승하는 나라가 버드와이저를 갖는다. 누가 갖게 될까?”라고 썼다. 남은 맥주를 우승국에 주겠다는 것이다. 월드컵 기간 중 맥주는 카타르 도하 시내 ‘팬 구역’과 일부 외국인 대상 호텔에서만 음주가 가능하다. 팬 구역에서 500㎖ 맥주 한 잔에 50리얄(약 1만8천원)에 팔고 있다. 축구 볼 때 맥주 한잔 없으면 서운하긴 하다. 집에서 ‘치맥’ 하면서 월드컵을 관람하는 즐거움을 기대하는 국민이 많다. 월드컵과 맥주를 즐기되 과음은 금물이다. 이연섭 논설위원

[경기시론] 어리석음에 지배당하지 않으려면

다시 이런 질문을 하게 됐다.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 때까지 종일 경우의 수를 생각해보곤 한다. 내 앞에 놓인 많은 선택지는 누가 만들고 결정한 것일까? 또 이 선택지들의 배열은 누가 결정했을까? 누군가가 결정했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했을까? 오늘 아침은 갑자기 날씨도 쌀쌀해졌으니 운동을 한 번 거를까? 내가 앉아 있는 시립도서관은 우리 집에서 걸어서 10분 이내에 있어 이용하기 참 편리한데 다른 사람들도 그럴까? 같은 일을 하는데도 왜 회사마다 사람마다 처우가 다를까? 사람들은 왜 직업을 중심으로 관계를 맺을까? 길은 왜 이 방향으로 놓았으며, 어떤 시간 때 어떤 요일에만 꽉꽉 막히고 어떤 때는 한가할까? 아주 개인적인 사소한 문제부터 직장, 도시, 사회 문제까지. ‘선택’은 단지 개인 차원의 문제일까? 법률과 제도, 정책, 시스템, 거기에 종교와 윤리, 도덕까지, 시민들이 크게 영향을 받고 살거나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사회의 구조는 누가 결정할까? 건물과 도로와 철도, 도시의 혈관 같은 상하수도, 전기통신망과 에너지와 식량 공급망들이 복잡하게 얽힌 도시에서 우리는 어떻게 관계하면서 생활하는가? 물리적 공간에도 민주주의와 인권, 배려와 공존, 생명 존중과 평화라는 가치를 구현할 수 있을까? 이 선택들에 위계질서는 있는가? 물질적 풍요와 자원 고갈, 개발과 환경보전, 이윤과 생명안전, 이 불편한 이분법들에 언제까지 시달려야 하는가? 매 순간 자신과 타인에게 선택을 강요할 수밖에 없는가? 우리가 발전시켜온 정치시스템 ‘민주주의’는 어떻게 답할까? 민주공화국의 시민인 ‘나’는 어떤 선택권을 갖고 있는가? 전쟁이나 재난도 아닌 일상생활에서 젊은이들이 압사당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충분히 예상했고 과거에도 잘 관리해 왔던 상황들, 재난대응시스템도 아닌 일상의 공공행정이 갑자기 무너졌다. 이것을 개인적 선택의 문제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복잡하고 고도화된 사회 시스템에 의존해 살면서 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 서로 선택지가 돼 영향을 주고받으며 생활한다는 자신의 현실도 부정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도시를 사바나로 착각하는 사람들. 죽음을 내려다보는 사람들, 반지하 안타까운 죽음을 사건 현장처럼 내려다보던 대통령은, 어리석은 왕과 간신들이 민중들의 지지를 받는 최전선의 사령관을 역적으로 몰아 처형하는 과거 왕권시대 역사의 한 장면처럼, 참사의 책임을 아래로 아래로 내려보낸다. 위와 아래로부터 동시에 무너지는 사회적 신뢰와 일상의 공공행정, 무엇이 신호고 방아쇠였을까. 민주주의의 취약성인가. ‘권력’ 자체가 목적인 사람, 민생을 자율과 책임에 적당히 두면 알아서 돌아가는 것쯤으로 여기는, 나라 경제와 기업활동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 놓았다. 되돌릴 수 없다면 다음 선택지를 서두를 수밖에 없다. 윤은상 수원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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